쉼표 하나가 내 인생을 바꾸다

마침표에 획하나를 더 그으면, 쉼표가 된다.

by 여지행
쉼표.JPG


삶은 멈춤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쉼을 통해 다시 이어지고,

쉼표 하나에 담긴 작은 숨이 나를 다시 앞으로 걷게 한다.


마침표와 쉼표는 단지 점 하나 차이다.
그 작은 점 하나.
그저 모양만 비슷한 기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삶 속에서는 그 차이가 전혀 다르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마침표를 찍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끝을 내야 안심이 되었고, 마무리를 해야 성취한 듯 느꼈다.
하지만 그 마침표는 정말 '끝'이었을까?
그저 잠시 숨 고를 시간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끝내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잠깐 멈추는 법은 모르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기르지 못했다.


도전하다가도 조금만 지치면 “그만두자.”

관계 속에서도 서운하면 “여기까지다.”
작은 어려움 앞에서 쉽게도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우리.

그렇게 삶의 많은 장면을 스스로 닫아버린 적은 없었는가.


쉼표로 이어지는 삶은 다르다.

지쳤어도 한 번 더 해보는 마음,
어렵고 두려워도 다시 시도해보는 용기,
멈추고 싶어도 스스로를 일으켜보는 의지.

그런 마음이 모여 삶은 다시 흐르게 된다.


우리는 쉼표를 너무 소홀히 여긴다.
잠깐 멈춘다고 실패는 아니다.
속도를 줄인다고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쉼은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되찾게 하는 소중한 숨결이다.


문득, 초등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피아노 학원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고,
미술 시간도 그날이 마지막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수학은 수능이 끝나야 끝나는 과목처럼 느껴졌다.

공부는 늘 '끝'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것이었고,
‘이것만 끝나면’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렇게 우리는 대학이라는 마침표를 찍기 위해 달렸고,

취업이라는 마침표를 위해 또 달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목표가 사라진 삶 앞에서 멈춰버린다.

도착했다고 생각한 그곳은 사실 하나의 경유지였을 뿐인데도

막상 끝이라 생각하고만 달려온 나는 진짜 목적지를 찾는 방법을 몰랐다.

다시 시작하는 법을 몰랐다.


우리는 종종 너무 작은 그림만 본다.
눈앞의 목표에 집중하느라
그 목표를 이루고 난 다음의 삶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 날,
삶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온다.
그건 진짜 끝이 아니라
‘쉼표’를 찍어야 할 타이밍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쉼표를 배운다.

삶은 마침표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란 걸.
가끔은 쉼표를 찍어야, 다음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일,

지금 겪고 있는 고민,

잠깐 숨을 고를 여유를 스스로에게 허락해주자.

그것이 진짜 끝이 아니라면,
지금은 쉼표일지 모른다.


나는 오늘
내 삶의 곳곳에 쉼표를 더해가기로 다짐한다.
그 쉼이 나를 다시 앞으로 걷게 할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글쓰기란, 나를 쓰는 게 아니라, 읽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