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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본 Mar 29. 2022

작가를 꿈꾼다는 것은

 내 나이 스물셋. 흔히 나이 이름에 시옷이 받침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십 대 중반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 이십 대의 중반에 첫 발을 걸치고 있다. 그 말인즉슨 횟수로 벌써 7년째 글을 쓰고 있다는 소리다. '글'을 나의 업으로 삼고자 굳게 다짐한지는 4년째가 되어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공모전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대학에서 문예집도 출간해보는 기회도 가졌고, 작지만 글로 입상도 해보았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아직 나는 글을 잡고 있다.


 작가를 꿈꾼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미래가 불확실하며, 등단하여 작가라는 타이틀을 따낸다 하여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 역시 부모님께 글로 나의 삶을 꾸려나가겠다고 선언했을 때 상당한 시간을 고성이 오가는 토론을 벌여야 했다. 나도 안다. 작가를 꿈꾼다는 것은 나침반과 돛단배 하나 만으로 망망대해에 올라선 것임을. 그저 무역풍이 불고, 아름다운 날씨가 지속되어 목적지에 도착하길 바라는 길임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를 꿈꾸는 모든 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손에서 펜을 놓을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눈앞에 놓인 붉은 줄이 그어진 원고지와 검은색 잉크와 만년필을 보는 우리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주체할 수 없다. 펜을 집고 원고지에 점찍는 순간 시작되는 세상과 나 그리고 우리의 시공간이 펼쳐진다. 그 안에서 우리는 정의를 말하고 세상을 정리하며, 관계의 대한 해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자아와 타인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 어디 있을까. 이성과 감성이 서로 합용을 이루며 쓰여저 완성된 원고를 볼 때의 고양감과 황홀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작가를 선택한 우리는 펜을 놓을 수 없는, 글과 함께 동행해야 하는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때론 괴롭기도 하다.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 괴롭고, 아름다운 단어나 문장을 생각하거나 찾아내지 못해 괴로우며 다른 사람의 비교와 자신의 글에 대한 비평으로 인해 괴로움에 사무치기도 한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영상인지 알 수 있다. 쉽지 않은 길이다. 다만 그 어려움을 헤집고 나아가 결국 완성된 결과물을 손에 넣었을 때는 그동안의 괴로움과 고통이 모두 행복한 기억으로 치환된다. 그렇기에 그 고통조차 나는 즐기곤 한다. 결국 이 모든 고통은 행복으로 치환될 것임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작가를 꿈꾸고 있다. SNS를 보더라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내며 작가를 시인을 소설가를 지망한다고 써놓는다. 나는 그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같이 동행하길 원한다. 힘든 길을 선택한 동지로서,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는 탐구자로서 당신들을 응원하고 또 감사함을 보낸다. 부디 모두 좋은 작가로 성장하여 더 높은 이상 속에서 같이 탐구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나는 오늘 또 한 자 한 자를 적어 나간다.



우리는 손에서 펜을 놓을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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