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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Apr 26. 2024

예쁘다 해야지

75 ×110 보현보살도


제목에 넣은 작품은 5년 전에 했던 작품이라 눈도 짝짝이고 요모조모 틀린 데도 많은 몹시 설익은 작품인데 이상하게 애정이 있다 저분에게는. 아이 낳기 2주 전에 완성했고 노(老) 선생님 내 선생님, 같이 그림 했던 스님도 많이 격려해 주시고 내가 애 키우는 사이에 선생님이 감사하게 잊지 않고 끼워주셔서 전시도 여기저기 갔다 오고 조그만 상도 받아 오셨다. 나름 사랑받고 고생 모르고 행복한 시간 보낸 보살님이다. 보고 있으면 부족한 게 빤히 보여도 그냥 좋다. 그러나 작년 작품 말하자면 그다지 확신이 없는 작품었고, 완성하기까지 나름은 온갖 고난에 분명 굉장히 힘들게 정성을 많이 들여 끝냈음에도 단점만 크게 보이고 그냥 별로 성취감이 없는 작품이라 사실 슬퍼서 작년 그림 펴기가 싫다. 꽃도 받고 축하도 받았지만 사랑은 받지 못한 작품이라 더 그럴지도 모른다. 보살님들이 가엾고 무엇보다 헛한 공갈빵 같은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작년 전시 끝나고는 그 길로 꽁꽁 싸서 방에서 괴괴하게 잠재워 드리고 있다가 오늘 다시 풀었다. 제일 꼴 뵈기 싫은 부분을 마음먹고 수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미 표구가 되어 있는 상태라 어쩌면 시원하게 말아먹고 정말 망작이 될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내 보살님들인데 뭐 어떤가. 불에 넣어도 내가 넣어야지 별 수 없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최선은 다해 고쳐보련다 불쌍하잖 내 보살님들 예쁘다 곱다 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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