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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민 May 24. 2024

이태원 클라쓰! 사람이 답이다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태원 클라쓰! 사람이 답이다


설민


   “사람이 답이다.”

   이 전제는 말로써는 다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로 고통을 당해 본 사람이라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인간은 다 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터이다. 사람이 기쁨도 나누지만 커다란 슬픔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을 등지고,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이 꽤나 인기를 끄는 것도 대리만족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박새로이의 입장에서는 어떠했을까? 세상 밖으로 나오기도 전 사회의 불합리함을 몸소 깨달았고 사고로 아버지까지 잃게 된 소년. 새로이를 만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통칭하는 “어른”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나이가 어리더라도 성숙한 사람이 있고 반대로 늙은이라도 인간답지 않은 이가 있지 않은가.  


   2020년 1월에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 세계를 압축해 놓은 것 같은 이태원, 이 작은 거리에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그들의 창업 신화


   이 드라마에서 나는 두 가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하나는 리더의 확고한 꿈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과 그것을 함께 만들어 갈 사람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는 것. 

   비록 복수에서 시작된 꿈이지만 새로이는 그 꿈을 수단으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과 나눌 터전으로 여기며 계획하고 성장해 나간다. 그 면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흐뭇했다. 

   경찰대 입시를 준비하던 고3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마치 제왕처럼 군림하는 장가의 첫째 아들과의 사건에 얽히면서 새로이의 인생은 바뀌었다. 퇴학과 실직이 된 상황에서 왜 새로이가 소신껏 살며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성인으로 성장했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  있다. 인생의 결정적인 날 부자가 정감 있는 포차에 가서 순두부찌개를 시켜놓고 술을 마시는 장면이다. 소신을 굽히지 않은 아들을 칭찬하고 아들에게 술 마시는 법을 가르치며 아버지는 말한다.

   “소주 맛이 어떠냐?”

   “달아요.” 

   “달다는 것은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다.”

   부자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눈에 그려지며 가슴이 짠해졌다. 

   또 새로이 아버지의 보육원 봉사에서 만나는 오수아. 아버지처럼 따르던 그의 죽음이 장가의 아들 장근원에 의해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포기 못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렇지만 새로이와 장가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고통받는 이 또한 수아다. 새로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유 중 하나가 수아인 까닭에 더욱 그러하다. 부자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수아에게 새로이가 백수로 만들어 준다고 약속을 한다. 새로이의 확고하지만 수줍은 사랑고백이었으나, 조이서라는 인물이 인생에 스며들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졌다는, 똘기와 패기 당당한 인물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똑똑하다는 마인드는 아주 근거가 없지는 않다. 인플루언서로 sns를 통해 마케팅을 파악할 정도의 머리이고 대학을 원서 넣은 대로 다 붙은 실력이라면 메타인지 또한 높은 사람이다. 그런 이서의 눈에 새로이가 뜨인다.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먼저 하는 당당함이 너무 매력적이다. 

   새로이가 왕따 당하는 친구를 위해 학교에서 문제가 많던 장근원을 때리고, 아버지의 사고가 그라는 사실에 분노한 나머지 폭행을 저질러 교도소 생활까지 하게 된 사실, 아버지의 꿈이자 자신의 것이 되어버린 포차로 장가라는 대기업을 이기겠다는 패기로 준비해 온 여정을 들으며 이서는 더욱 그에게 빠져든다.  

   새로이의 창업 성공 신화. 그것은 결코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와 포기를 모르는 의지다. 대기업 장가의 횡포에도 쓰러지지 않고 다시 할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하는 힘은 새로이의 태도도 그렇지만, 함께 위기를 극복해 가는 이들과의 믿음이다. 새로이 아빠의 말처럼 그들의 의기투합은 ‘살아만 있다면 뭐든 별거 아니다’라는 말을 뒷받침해 준다.  


마음 가는 대로 나답게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가 없는 삶!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고 내 가치를 네가 매기지 마.


[이태원 클라쓰]에는 새로이라는 인물을 확고하게 해주는 대사가 많다. 나도 그렇지만, 요즘 청년들이 이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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