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긴장하고 매사가 예민한 녀석이 이제는 나와 눈을 마주 봅니다.
어느 날,
얼떨결에 눈이 마주쳤는데 난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 녀석은 유리문 밖에서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난 머릴 깎다가 잠시 흘린 시선에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상상도 못 한 일이라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로로 가늘고 긴 검은 동공이 그냥 봐도 섬뜩한 눈인데 의식 없이 마주친 눈에 등골이 오싹할 만큼 놀랐습니다.
가필드의 눈도,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도 아닌 오직 그 녀석만의 눈으로 나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서로 마주친 눈길에도 그 녀석은 눈을 피하지도 않고 똑바로 나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전기에 감전된 듯 놀란 가슴이 진정될 때쯤 뭉클한 감정이 너울처럼 가슴에 퍼졌습니다.
"뭐랄까요.
이제 됐다는 안도감, 아님 신뢰감이랄 까요.
뭐, 서로 이 정도면 믿어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참, 너무도 긴 시간이 걸린 듯합니다."라는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쁨도 너울을 타고 펴졌습니다.
내가 그 녀석의 맘을 얻었다는 것에 말할 수 없이 행복해졌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눈곱만큼 이라도 그 녀석의 마음을 열었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제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녀석 하고 멋진 하이파이브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