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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수 Nov 29. 2024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야, 안녕~/23년6월28일(수)

아침에 눈을 떠서 보니 밤새 에어컨이 작동이 안 되고 있었다. 

방이 조금 더워서 땀이 삐질 삐질 나와 있다. 

프론터에 전화를 해서 에어컨 확인을 부탁하니 곧장 와서 손 봐주었다. 

호텔의 맨 위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니 어제 묵었던 호텔보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분유기도 안락하다.

"음, 마음에 들어. 좋은 자리부터 잡아보자."

빵과 여러 가지 야채, 과일들이 듬뿍 있어 식사를 천천히 즐기며 바라본다.

기자지역에 2박을 하는 동안 바로 코 앞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다.

느긋이 앉아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와 말없이 쉼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원 없이 눈에 담아보자.

너희들을 보려고 몇 시간을 달려왔는데...

고생 뒤에 오는 보람은 꿀 맛이니 해봄직하다.

이 녀석들만 보고 가도 이집트 여행을 다 했다고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매표소 주변은 아침부터 붐비며 줄이 길다.

오늘도 쉼 없이 달려야 할 말도 대기 중이다.

힘센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길들여져 평생 힘듦만 안고 살아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제 모두와 이별할 시간이 되었다.

체크아웃을 하면서 지배인과 사진을 찍고 나니 팔찌와 기념품을 수두룩 내어 놓는다.

'우와, 이게 웬 떡?' 눈이 번쩍이는 벼리의 표정.

머리 안이 뱅글뱅글 돌아가며 먼 곳 한국의 지인들이 짧은 순간 번뜩이듯 떠올렸단다.

입이 한가득 바름 바름 고맙다고 가방에 다 넣으려 하니 아니란다.

팔찌 한 개, 기념품 한 개를 선물로 준다고 골라라 한다.

'오 쏘리, 땡큐'

지배인과 같이 손뼉 치며 웃었다.

우버택시를 불렀는데 왠지 오질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호텔 지배인이 이곳 위치가 복잡한 관광지 바로 앞이니 조금 걸어 나가서 불러 보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가방을 끌고 조금 내려가니 아까 불렀던 우버택시가 고맙게도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 피라미드 지역에서 카이로 공항 부근의 호텔까지는 약 40분이 걸렸다.

새롭게 찾아간 호텔은 입구부터 검문검색이 철저하고 가방도 모두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호텔 로비는 넓고 예뻤다.

두리번거리며 기념품샵과 예쁜 가게들을 둘러보았다.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가서 짐을 풀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카이로 공항에 가 보았다. 

미리 가서 분위기를 알아 놓고 싶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이기도 하고 오늘 관광은 지하철을 타고 해 볼까 해서다.

공항 안과 밖에서도 이집트의 그 유명한 호객행위가 끊임없이 몰려왔으나 모두 무찔렀다.

피라미드 가는 길에서 2대 2로 붙어 승리한 전적이 있으니 어딜 가도 당당히 용감하게 물리칠 수 있다.

"끈질긴 사람들아, 귀찮게 하지 마라. 좋은 말 할 때."

"대한민국의 해리와 벼리 모르시나?

세계최강팀이다."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말을 내뱉으니 우습고 재밌었다.

지하철과 일반버스가 없었고 택시를 타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이래 저래 작전을 짜다가 호텔셔틀버스를 불러서 다시 호텔로 가기로 했다.

호텔을 나올 때 적어온 셔틀버스 기사전화번호가 유용했다.

별 필요 없을 것 같아 버리려다 혹시나 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쓸 일이 생겼네.

버릴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모든 게 아쉬우니 명심은 필수.

공항 안내소 안내원에게 이쪽으로 픽업이 되게 전화 부탁을 했더니 친절하게 들어주었다.

잠시 뒤 셔틀버스가 왔다. 

이 호텔 서비스의 특이한 점이 있다.

공항으로 오고 가는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행하며 공항에서 전화하면 언제든 온다.

그 니고 아침식사는 4시 30분부터 12시까지 할 수 있다.

새벽부터 식사를 하는 호텔은 드물다.

이른 비행기 출발 고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식사는 뷔페와 여러 종류의 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탈리안 식당으로 가서 조호하는 파스타와 맥주를 마셨다.

오랜만에 마시는 맥주가 입안에서 톡 터지며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시원하고 맛있었다. 

이 맛을 잘 모르는 벼리는 술이 몸에 안 좋다고 못 마시게 한다. 

많이 마시는 술도 아닌데...

그래도 간간히 적당히 마신다.

누구나 맛있고 기분 좋게 어느 정도 절제하며 먹으면 그게 건강식이 아닐까요? 벼리씨.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니 웰컴 과일과 조그마한 빵, 달콤한 쿠키들이 포장되어 우리를 기분 좋게 맞이했다. 

이 작은 것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는 것이려니..

호텔의 서비스와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이다.

여기서 3박을 하니 좀 길게 쉴 수 있어 안정적이다. 

하루 이틀 만에 옮겨 다니니 집시가 된 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오랜만에 낮잠을 즐기고 일어나 수영장에 갔는데 벌써 아웃이다. 

아침 9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문에 적혀있다. 

다른 날 보다 많이 걷지 않았다고 옆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자고 한다.

벼리는 오늘의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좀 하다가 수영장 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일의 계획에 대하여 구상했다. 

해가 진 어스름 저녁의 수영장은 사진 속의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인터넷으로 알렉산드리아 버스표를 예매하니 잘 되지 않는다. 

접속과 결제화면까지는 잘 가는데 버퍼링이 길어져 최종결제는 계속 실패다. 

'안 되면 안 가면 되지. 다른 곳에 가라는 신의 뜻?'

나름대로의 여행철학을 적용해 본다.

내일 다시 시도해 보기로 하고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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