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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별 Oct 31. 2022

무거웠을텐데

이태원의 나비들에게

무거웠을텐데

 - 이태원의 나비들에게



날개마저 무거웠을텐데

바람에도 쉬이 휩쓸리는 일상은 

이따금 돌처럼 무거웠을텐데

하루 벌어먹는 고단함과

또 하루 견뎌내는 막막함의 무게는

그 가느다란 다리로 

너끈히 지탱하기 힘겨웠을텐데



왁자한 추억들은 낡아 바랬고

내일을 살아낼 웃음은 고파

너는 반짝이는 밤거리를 헤맸을텐데

무거운 것들은 버려두고

날개마저 벗어버린 그날 밤

죽음이 쏟아진 비탈길에서

그래서 너는 날지 못했나

아니 영영 날아가고 말았나



꽃이 피었다면 사뿐히 돌아올까

늙은 어미의 손에는 국화 한 송이가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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