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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May 14. 2023

 [균형]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어릴 적 네발 달린 자전거를 타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두 발 자전거 옆에 보조바퀴를 달고, 네 발에 의지해서 달리던 기억...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보조바퀴를 떼고 "뒤에서 잡고 있으니 걱정 마"하는 말에 의지해 힘껏 페달을 밟던 기억이 납니다. 

잘 잡고 있을 거란 믿음에 열심히 바퀴를 굴려 어느 정도 가다 혹시나 뒤를 돌아보니... 멀찌감치 서 계셨던 부모님의 모습과 "속았구나" 하던 순간 쿵!!! 하면 자전거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어찌 된 건지 중심을 잡고 균형 잡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실패의 순간을 경험하기에 다시금 일어설 수 있고, 조금씩 균형 잡혀 나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마치 오늘의 그림책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은 유준재 그림책 "균형"을 소개합니다.

유준재 작가는 섬유미술을 공부했습니다. 딸의 생일카드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아내의 부탁에  "그려주면 얼마 줄 건데?!"라고 그림값을 요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이 그림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붓을 잡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마치 동물원에 갇혀 먹이를 던져주면 받아먹는 무기력한 사자 같은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마음먹고는 자신의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7년 <동물농장>으로 제15회 노마 콩쿠르에 입상, 2015년 <파란 파도>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에 선정되었고, 다수의 많은 그림책들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줄 하나에 의지해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온 마음과 정신을 기울여 집중하고 있습니다. 

균형이란 한순간에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연습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시간과, 노력과 인내와 흘린 수고와 땀들이 모여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왜 그런 노력을 하려는 걸까요?

난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세상 밖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곳은 아닙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변수들이 있고,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처럼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에 항상 긴장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혼자의 많은 연습이 끝난 후 무대라는 세상 속에는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를 벗어나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다양한 관계 안에서 나와 더욱 친밀해지는 사람들도 있고, 가까이하기엔 너무나도 멀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만남을 통해 더욱더 나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때론 너무도 다른 사람들의 어울림이기에 서로의 균형이 깨어져 위험한 순간도 마주하게 되지만, 순간순간의 좋음과 나쁨의 여러 경험들이 쌓이면서 서로 안에서의 균형을 맞추어가고, 서로에게 귀 기울고 상대를 제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각자의 개성이 다양한 우리들이 서로의 관계 안에서 조금씩 균형을 맞추어 가다 보면 어느새 조화로운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일방으로 애쓰며 맞추어 가는 것이 아닌 서로의 배려와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 나 자신의 모습 그 자체로서 말입니다.

가슴이 뛰고 있어. 가장 멋진 순간이야!


탑을 쌓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각자 자신이 영역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아닐까요?

어느 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위치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위치는 오직 나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스스로 균형을 잡기 위해 연습을 합니다. 혼자만의 부단한 연습이 발판이 되어 사회 안에서,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를 제대로 찾아갈 수 있고, 그 안에서 균형 잡힌 조화로움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개성이 강합니다. 그 자체로 그들을 보면 부족하고 모자라고 엉뚱함 그 자체이지만, 각자 그 안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습니다. 순간순간 상황에 빛을 발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엔 쓸모가 없는 생명체는 하나도 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 자체로 소중하고, 하나하나의 역할들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논어<위정 12장>

역할과 개성이 조화를 이룬 사람들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을 튜닝합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순간 자신의 역할을 해 내기도 하고, 때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가슴뛰는 가장 멋진순간은 언제인가요?

누군가에 의해서 움직일 때가 아닌 내가 주체적으로 조화로움안에 나의 모습을 보여줄 바로 그 순간은 아닐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릇이라는 틀에 메이지 않고, 그릇에 담길 수 있는 그 무엇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모습으로, 조화로울 수 있는 모습으로, 진정 나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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