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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Mar 15. 2024

[협치 Talk] 공론장

협치 육하원칙_'어떻게'하는가.(1) 공론의 규칙


                             "공      론"


 공론(公論)이란


1.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것. 또는 그 의논.

2. 어떤 문제에 대해 백성 또는 국민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정한 의견.  (옥스퍼드 사전)


  민관협치를 논하고 민관협치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과정이 있다.

  민관협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론의 과정'과 '공론장 운영' 그리고 공론장에서의 '숙의'가 바로 그것이다. 보통 숙의·공론장이라고 묶어서 지칭하곤 하는데 각각 독립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민관협치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굳이 순서를 말한다면  공론을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론의 과정을 거쳐 수렴된 의제들을 숙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론'을 하는 과정을 '공론장'을 운영한다고 하고 공론을 진행하는 유. 무형의 장소를(온·오프라인) '공론장'이라고 한다.  


  '공론'을 왜 민관협치의 상징이자 꽃이라고 할까?

그렇다. 사전적 의미에서도 유추할 수 있지만 여럿이 모여 의논한다는 것. 바로 그 이유이다. 몇몇의 이해관계자들만 모여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협치사업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여서 공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함께 얘기해야 책임이 생긴다. 참여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평가까지 마치게 되는 자기 책임의 첫 번째 과정이 '공론'인 것이다. 공론을 한자로 公論이라고 하지만 나는 동시에 共論이라고도 말한다.  공공의 성격을 띤 의제를 공동으로 함께 얘기하는 것이다.  


  이 공론을 어떻게 하느냐. 즉 '공론장 운영'은  민관협치 방법론 중에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공론장을 운영하는 전반적인 기획을 '공론장 설계'라고 하고 (나의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보았을 때) 개방성, 수용성, 다양성, 합리·합의성, 투명성의 5가지는 반드시 기본 규칙으로써 담길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오늘의 주제인 기본 규칙을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개방성이다. 당연할 것이다. 공동으로 공공의제를 논의하는데 밀실에서 할 수 있겠는가. 오픈된 곳에서 누구라도 참여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즉 자유롭게 다수의 의견을 상호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유롭게 개방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수용성이다. 자유롭게 논의되는 토론 내용에 관하여 나의 의견만 중요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의 방향과 방법이 결정될 때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의 합의에 의한 것이라면 내 의견을 내려놓고 결론을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 한다.


  세 번째로 다양성이다. 참여자 구성의 다양성내용의 다양성등이 있을 것이다. 참여자는 몇몇 이해 관계자들로만 구성되어서는 안 되고 분야의 전문가, 활동가, 지역 주민, 행정기관,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에서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참여자 구성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원하는 사람은 참여하길 원하지 않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꼭 참여하고 싶어 하거나 분야별로 최소한 20명 이상의 의견을 듣겠다고 계획을 세웠으나 그 인원만큼 발굴하기가 어렵거나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 인원이 필요한 만큼의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그 인원을 채우기 위해 뛰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 예로 '1인 독거 남성의 성인병 감소'라는 목적의 협치사업을 추진했던 적이 있다. 사업 내용은 1인 독거 남성의 성인병 감소를 위해 영양 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사회성 향상을 위해 본인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 조리교실을 운영했으며 적절한 운동요법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사업의 추진은 건강분야의 분과위원회로 강서구 보건소, 강서구 의료특구 위원,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 전통시장 조합장, 교회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여 각자의 역할을 분담·수행하여 우수 사업으로 추진되었던 바가 있다. -

   내용의 다양성이란 참여자 각각의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될 수 있다. 또 그래야만 한다. 한두 명의 빅마우스가 자신들의 논리와 방향으로 논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합리·합의성이다. 공론장은 유한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참여자 모두가 골고루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고 서로의 합의에 의해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론의 촉진과 조정을 위해 '퍼실리테이터'가 참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의견을 활발히 교류한 후에는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고 그 합의점은 합리적으로 도출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투명성이다. 실컷 논의하고 방향과 방법 등을 합의했으면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회의록 등을 작성하여 행정기관 등의 공지사항에 게시하여 정보 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론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어떠한 방향과 방법으로 사업이 전개되어 간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관협치사업을 추진할 때 이런 기본 규칙의 공론장을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합의점 도출까지 전체, 분야별, 의제별로 수십 회를 진행하게 된다. (*** '사업 추진 설계도' 관련글도 업로드 예정) 몇 명이서 결정해 버리면 되는데 숨 가쁜 일정 속에서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이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벅차다. 하지만 힘든 만큼 지역의 자산으로 남게 되고 그 결실은 풍성하다.

  


 [협치 TALK] 협치 주인공은 바로 나!

(사진출처:오마이뉴스. 의정부시 소각장 시민공론장)

#공론 #숙의공론 #공론장설계 #공론장운영


(커버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의정부시 소각장 시민공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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