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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Feb 17. 2024

[협치 Talk] 협치의 가치와 이해

그리고 성과공유회

  지난 2023년 12월에 개최된 "협치성과공유회"(서울의 한 지자체)에서 "협치에 대한 가치와 이해 교육" 강의를 요청받았다. 성과공유회의 한 파트로 진행되는 강의였다. 사실 그날은 제주올레를 걷는 일정으로 항공편 예약까지 모두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가 몸담았던 곳에 대한 의리랄까... 고민 끝에 여행 일정을 변경하고 강의를 수락했다. 


    강의 주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참으로 녹록지 않아서 강의 내용 구성에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 정책사업 추진 종료로 온전히 자치구의 의지와 예산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 협치의 위상 축소로 인한 부서 통합과 이동 등의 조직 개편, 협치의 원천 에너지인 협치 인적자원의 유실, 신규 협치인력에 대한 교육 부재 등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단 여기 구청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 자치구에서 대동소이하게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1~2년 정도만 시간이 있었다면 훨씬 기반 조성이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을 텐데 하는 것이 내게는 늘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 단지 기대하는 것은 협치 참여자들이 협치의 씨앗들을 각자의 위치에서 발아시켜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단순히 사업추진을 넘어서서 협치의 모든 요소(공론과 숙의, 다양한 주체의 참여, 민간 역량 강화 등)가 성숙한 행정, 정치문화 속에 녹아들기를 바래본다.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들이 무엇일까 한참 고민을 하다가 키워드를 하나씩 빼내어 한마디로 표현하니 "시민평화"라는 단어로 정리될 수 있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강의안을 빠른 속도로 만들어 가게 되었다. 

  각각의 챕터별로 여러 얘기들을 했지만 결국 "이제 협치는 하나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트렌드가 되었다. 그 바탕에는 시민 민주주의가 성장해 온 과정이 있었고, 그렇게 성장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된 협치를 우리가 지속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자기 책임성을 가지고 스스로 평가하고 환류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협치는 정책사업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고 발전할 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시민들은 평화로워지지 않겠나"라는 것이 강의의 골자이다.   


  그리고 협치 문화를 현실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사업의 기능"으로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많은 부분 기반이 흔들리고 또는 무너지고 자원이 소실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 했던 협치 DNA는 어딘가에 씨 뿌려지고 또는 발아를 앞두고 있기도 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부턴 지역에서의 책임이다라는 마음이 반반씩 나뉘어진 강의를 마쳤다. 앞으로도 민관 관이 함께 했던 민관협치의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천천히 회고해 보고자 한다. 

  협치가 왜 "시민평화"의 키워드로 압축될 수 있었는지도.


2019년 협치교육(출처:지자체 네이버밴드)

#민관협치 #협치 #협치의가치와이해 #협치가왜필요한가 #협치는어떻게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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