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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심메뉴고민 Jun 06. 2023

23.06 오건영 부부장 에세이 요약(2)

전일 뉴욕 증시, 다시 한 번 뜨거운 반응을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죠.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던 장단기 금리 상승세가 주춤했는데요, 미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제조업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는 점도 있었지만, 전일 있었던 제퍼슨 연준 부의장의 코멘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6월에는 금리 인상을 쉴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월스트리트 저널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 역시 그럴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시장에서는 6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을 보다 크게 반영하고 있죠. 이 말씀은 주말 에세이에서 조금 더 이어가도록 하구요… 오늘은 기업 이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주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제퍼슨 형님의 코멘트가 시장의 낙관에 불을 붙였고, 월스트리트 기자도 6월 FOMC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게 치면서 시장이 상승마감했다. 기업 이익과 인플레이션이라니..!


지난 1분기 미국 기업 실적 발표를 보면 시장의 예상을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이 많았죠.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다만 이런 어닝 서프라이즈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관련되는 부분이 있을 듯 합니다. 
지난 5월 FOMC 당시 기자 회견 후반부 즈음에 파월 의장에게 한 기자가 미국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었죠. 의도는 간단합니다. 미국 기업이 이익을 늘리는 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인데요, 미국 기업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불구, 해당 비용을 바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면.. 미국 기업의 이익, 즉 마진은 깨지지 않겠죠. 다만 미국 소비자들이 그 마진 만큼을 더 돈 주고 사야합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는 가격을 소비자물가라고 하죠. 네. 미국 소비자물가에 기업 이익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견해가 궁금하다고 물어본 겁니다. 파월 의장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리려는 모습이었는데요, 답은 영향을 주긴 하는데… 경쟁이 심화되면 비용을 가격에 쉽게 전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지나갔죠. 


FOMC 기자회견에서 어떤 기자가 파월 의장한테 미국 기업이 이익을 늘리는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는데, 요점은 이렇다.


1. 미국 기업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 시킨다. (경제학에서 배우는 비용전가)

2. 미국 기업의 마진, 즉 이익은 감소하지 않고 생산비용 증가만큼 소비자물가가 상승한다.


여기서 오건영 부부장님께서는

1. 영향을 주는건 맞다.

2. 근데 기업간 경쟁이 심할 경우(독과점이 아닌 한) 쉽게 비용전가를 할 수는 없다.


근데 애플은 ㄹㅇ 독점아닌가? ㅋㅋㅋ 광고시장도 혼자 다 처먹으려고 하는걸 보면...


갑자기 미국 기업 이익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말씀드린 이유는요, 전일 한국은행 행사에 방문했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의 인터뷰를 읽다가 갑작스레 머리를 스쳤기 때문입니다. 코처라코타.. 이름이 특이한 분이신지라 예전부터 관심있게 코멘트를 듣곤 했는데요.. 일단 천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똑똑하신 분들이 말씀하시면 저 같은 머리 나쁜 사람은 무슨 얘기하는지 몇 번을 되새겨 읽어봐야 하니.. 슬프네요… 
코처라코타는 지금 미국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돈 풀기에 있지 않다고 합니다. 돈 풀기로 인해 인플레가 강해졌다기보다는 공급 쪽에서, 그리고 말씀드렸던 기업 이익 쪽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하죠. 기사 인용합니다. 


코처라코타라는 천재께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원인이 유동성 증가에 기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원인을 기업이익에서 찾으려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에 있다.


“그(코처라코타)는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은 주로 코로나19 위기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인한 비용 상승 및 기업 간 경쟁 완화에 의한 이윤율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급부족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봉쇄조치 등에 따른 기업 간 경쟁 완화로 미국 내 기업 이윤이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비교해 2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23. 6. 1)


코처라코타님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차질 및 비용증가, 기업 간 경쟁완화에 의한 이익율 상승(비용전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에 기인한다고 본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그리고 기업 간의 경쟁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이 이윤을 늘렸다는 얘기죠. 네.. 인플레로 비용이 증가하면 보통 기업 이익이 둔화되곤 합니다. 그런데.. 기업들의 경쟁이 줄어들었고…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게 가격을 올려버리니 가격 전가력이 있는 기업의 이익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덜 때지는 모습이죠. 코로나 19 이전보다 20%나 기업 이익이 증가했으니.. 대단하죠. 코처라코타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사 하나 인용해봅니다. 
“기업들이 인하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고스란히 마진으로 챙기면서 가격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가격 인상을 멈추지 않은 탓에 기업들은 경기둔화에도 깜짝 실적을 거뒀다. 펩시코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제품 가격을 16%나 인상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순마진이 줄줄이 올랐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앨버트 에드워즈 전략가는 “기업들이 단순히 마진을 유지하거나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게 아니라 이익 확대의 구실로 삼고 있다”며 “기업들의 탐욕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필요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투데이, 23. 5. 31)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및 비용 증가 + 기업 간 경쟁완화 콜라보로 첫 단락에서 설명한 비용전가와 소비자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자료를 실제로 본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한다


5월 31일 기사인데요.. 첫 문단을 보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었음에도 제품 가격에는 물가 안정세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비용이 줄었음에도..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그만큼 마진이 증가하게 됩니다. 단순히 가격 전가를 넘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됨과 동시에 그 둔화폭 만큼을 시장에 넘기지 않고 기업이 먹으면서 기업 이익을 늘리고 있는 것이죠. 그럼 생각보다 인플레 둔화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겁니다. 기사 하나만 더 인용해볼까요? 


슬슬 기업까기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비용이 줄었음에도 이미 비용전가를 한 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마진이 그만큼 증가한다. 물가상승 둔화폭을 시장이 먹지 않고 기업이 먹는다면 그만큼 기업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가져올 수 있고, 인플레 둔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말씀인 것 같다. 합리적 의심 같기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기업이 생산비 상승분을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 떠넘길 수 있는 능력(가격 인상력)이 기업의 새로운 지위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시메온 시겔은 "상장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자사의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하고, 이를 입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다른 업체와의 경쟁 때문에 상품 가격을 올리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만, 브랜드 파워가 강력해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들은 비교적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인상폭만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WSJ은 생산비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은 핑계일 뿐이며 일부 기업들은 비용 상승 타격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아시아경제, 23. 5. 15)


브랜드파워가 강력한 기업들은 공급 차질로 인한 생산비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여 비용증가로 인한 마진감소를 회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말 간단한 이치이다. 경쟁자가 없고 사람들은 내 물건을 사는데 가격을 "사람들이 거부감 들지 않을만큼 아주 적당히"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짓거리를 하려면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고. 왜 이걸 보니까 애플 생각밖에 안나지?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들은 제품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올리더라도 가격 전가 수준을 넘어 그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가격을 올려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빠르게 하락했는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물가.. 즉 기업의 비용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마진만큼을 그대로 기업이 이익으로 확보하게 되면… 생산자물가의 안정이 소비자물가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죠. 소비자물가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들은 제품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ㅋㅋㅋ 애플은 가격전가가 가능하다. 아이폰.. 벗어날 수 없다.. 


물론 애플 뿐만이 아니라, CPI 계산에 반영되는 모든 제품들에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생각보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오래갈 수 있다는 의견을 보여주시고 있다.


이런 우려는 사실 미국 만의 문제가 아니죠. 유럽 역시 비슷한데요… 지난 3월 ECB 금리 인상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라가르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라가르드는 “아직까지 기조적인 물가흐름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명확환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에너지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윤을 늘리려고 하고 있고 (가격을 올리고) 근로자들은 타이트한 노동시장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랜 기간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이데일리, 23. 3. 23)


에너지가격이 하락해서 생산비용증가세가 둔화 되었거나 오히려 감소했으나, 기업은 이익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이것이 소비자물가를 상승 시킴과 동시에 근로자들은 노동시장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기업의 생산비용증가에 불을 붙이고 있다. 


누가 봐도 인플레이션에 한해서 위 현상은 악재인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인데, 


1.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

2.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

3. 생산비용 증가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 (소비자로 비용 전가)

4. 소비자물가 상승 및 인플레이션 유지 혹은 심화


와 같은 기전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네.. 기업이 이윤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거죠. 제품 가격의 상승만큼을 커버하기 위해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지금과 같은 경우 임금의 인상을 자연스럽게 요구할 수 있죠. 미국도 일자리는 1000만개가 넘는데 일할 수 있는 사람이 600만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업의 이익 마진 보전이 인플레이션을 오랜 기간 유지하게 하고…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합니다. 사람 구하기 어려운 지금과 같은 때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요구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겠죠. 앞으로 IRA법 등으로 인해 미국 정부가 밀어주는 분야의 고소득 임금 노동자가 늘어나게 되면 이런 비용을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하겠죠. 임금 비용의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아니 되려 추가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행동으로 인해 더욱 강하게 나타나게 되죠. 잠시 기사 하나 인용하고 갑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목적으로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되려 물가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들이 추진되면서 창출된 고임금 일자리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청정에너지 부문에 지급되는 3690억달러(약 493조원) 규모의 보조금이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한국경제, 23. 4. 25)


IRA법으로 시작 또는 추진되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들이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면서, 이것이 임금인상 및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이익 보전 및 상승을 위한 소비자 비용 전가를 야기하고,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다.


기업 이익의 서프라이즈는 주가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올라버린 자산 가격은 소비를 늘리게 되고… 늘어난 소비를 믿기에 기업들은 보다 높은 가격 전가를 통해 기업 이익을 더욱 늘리려고 하겠죠. 이를 위해서는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들이 훨씬 유리할 겁니다. 기업 실적의 개선과 주가의 강한 상승… 이게 인플레이션과 연결된다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현 상황이 다소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바뀌지 않는다면?? 네..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오래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불금 되세요^^


즉, 상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8줄 요약)


1.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차질 및 원재료값 상승이 생산비 증가를 야기한다.

2. 생산비가 증가하면 기업은 마진율이 줄어든다.

3. 기업은 마진율을 지키기 위해, 제품가격을 인상시켜 생산비 증가로 인한 기대이익의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비용전가)

4. 이러한 비용전가는 경쟁자가 적은, 브랜드파워가 높은 기업이 쉽게 취할 수 있는 플레이다.

5. 비용전가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이것이 기업의 실적은 보전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소세를 둔화시키는(혹은 더 심화시키는) 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6. 실제로 코뭐시기라는 천재는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유동성에 의한 것이 아닌, 비용전가로 인한 기업의 이익율 상승 + 소비자 물가 상승 또는 둔화를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한다.

7. 심지어 미국 IRA법으로 인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고임금 일자리를 많이 창출 할 것이고, 노동시장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만큼 생산비 증가가 예상되고, 기업은 임금인상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를 퉁치기 위해 제품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것이며 이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 또는 둔화를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8. 이러한 상황에서,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들이 훨씬 유리해진다.


출처: 오건영 부부장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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