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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심메뉴고민 Jul 30. 2023

23.07 오건영 부부장님 에세이 요약(6)

두 글을 보고 느낀점은 아직 여전히 연착륙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단 첫번째 글.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연합인포맥스에서 워낙 기사를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그냥 기사를 읽으면서 FOMC결과를 설명해드리는 게 보다 효율적일 듯 합니다. 다만 기사 텍스트에 나오지 않는 상황 하나를 기억하고 가시죠. 지난 FOMC 의사록이 발표되었을 당시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FOMC 내 위원들 간에 의견 충돌이 상당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매파가 비둘기파를 압박했겠죠. 지난 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보자는 비둘기파에 맞서서 매파는 그냥 올리자.. 이렇게 경기가 좋을 때 물가를 잡아야지.. 실기하는 것이다.. 라고요.. 
당연히 이 입장들을 정리하면서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통과시켰던 지난 6월 FOMC였습니다. 당시 매파 위원들을 달래면서 연준 성명서나 기자 회견에서의 코멘트에서도 주의에 주의를 기울였겠죠. 지난 번 FOMC에서도 그렇게 싸웠는데.. 이번이라고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내부에 상당한 의견 충돌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기사를 보시죠. 이런 상황이면.. 당연히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이런 답이 나오겠죠. 최대한 중립을 지키려는 모습.. 그렇지만 우리는 그런 중립적 코멘트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할 듯 합니다. 
이제부터 기사를 보시죠. 인용 기사를 문단 단위로 끊어서 정리했습니다. 문단 By 문단으로 하나씩 보시죠. 전부 연합인포맥스 기사 하나에서 발췌한 겁니다. 


지난 6월 FOMC 결과가 결국 전원 금리동결로 합치되긴 했지만, 여전히 매파 의원들과 비둘기파 의원들 간의 의견차이가 강력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비둘기파는 진짜 연착륙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이고 있지만, 매파는 연착륙에 대한 시그널을 보면서도 "그렇다면 어느정도 처방전의 약효가 먹힌 시점에 잘 관리해야한다" 는 입장일 것이다. 


그니까.. 쉽게 비유하자면 감기에 걸렸는데, "하루 정도 약 먹고 푹 쉬어서 어느정도 열도 내려가고 나았으니, 이제 평소 못했던 운동도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자" 는 입장과 "아직 깨끗이 낫지 않았으니 함부로 무리하면 안된다" 는 입장끼리 싸우는 것이다.



“그(파월)는 25년까지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의 금리 결정은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직원들이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기존 의사록을 보면 연준 STAFF들이 마일드한 수준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장해왔는데요… 파월 의장은 지난 번 회의 당시 기자회견에서 본인은 개인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참 이례적이었는데요.. 이번에는 그런 STAFF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이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거겠죠. 조금 더 말씀드리면 연준 긴축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경기 침체까지는 가리키지 않을 것 같다는 의미도 될 듯 합니다. 아마 이번 FOMC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네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25bp 인상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데이터가 확실하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또한 그 회의에서 금리동결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까지 우리는 2개의 고용보고서와 2개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많은 경제활동 지표를 살펴볼 것"이라며 그리고 신중한 평가를 한 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네.. 매번 회의가 라이브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포워드 가이던스… 를 줄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죠. 충분히 예상되었던 얘기입니다만 저는 두번째 문단의 2개의 고용보고서와 2개의 CPI를 볼 수 있다는 얘기에 주목합니다. 그럼 7,8월 물가를 보게 된다는 건데요.. 8월 CPI부터는 에너지 가격의 기저 효과가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겁니다. 그럼 6월의 고무적인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가 상당 수준 퇴색될 수 있겠죠. 


불확실성 투성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파월의장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라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선제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 거에요~" 라고 가이던스를 줄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고용지표와 물가지표(CPI)를 보고 앞으로의 행방을 결정 하겠다는 의미이다.


(1)"연준 의원들의 대부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 (2)"그들의 정책 결정 향방이 어떤 쪽으로 가는지" 가 시장의 무빙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지금은 1번의 경우 반반인 것 같고, 2번의 경우도 "불확실성 하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의사결정 할게요" 라고 아예 명시적으로 시사한 시점에서 피벗 시점은 기대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역시 문맥에 따라 찬찬히 읽다보면 글 마지막엔 피벗은 커녕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이 여전하다는 말로 마무리가 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그는 "우리는 많은 일을 했고, 긴축 효과는 아직 완전하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들어오는 데이터 전체와 경제활동,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영향과 위험 균형에 기반해 계속 회의별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파월 의장은 말했다. 다만, 매 회의마다 금리인상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력은 좋은 것이지만 이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문단을 보면 긴축 효과를 아직 완전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죠.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현재의 강한 경제 흐름을 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죠. 경기 침체가 없을 것 같다.. 라는 말이.. 경기 침체 없이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되려 경기 침체가 늦춰지면서 물가 압력이 되려 높아지는 문제가 생겨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 문단 보시죠.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은 반복적으로 더 강해진 것이 입증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언제든 예상과 다르게 오를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파월 의장은 "한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보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속가능한지 확인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6월 CPI가 완화된 것과 관련해서는 "6월 지표는 반가웠지만 한 달 보고서로 보인다"고 말했다.(중략)”
이 문단 매우 중요합니다. 인플레이션은 언제든 예상과 달리 다시금 오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에너지 가격의 기저 효과가 사라지는 7~8월에는 6월과는 달리 다시금 물가가 튀어오를 수 있습니다. 6월은 반가웠지만 한 달 보고서로 보이는 이유겠죠. 네. 연준은 어쩌면 나타날 수도 있는 다시금 꼬리를 말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죠. 아마도 회의 내내 매파들이 이걸로 파월 의장을 압박했을 겁니다.ㅎㅎ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속 가능한지를 확인한다고도 나오는데요.. 이 얘기는 뒤의 인용문과 관련됩니다. 
“임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연준은 임금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임금은 초기에는 인플레이션의 중요 원인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위에 정리 해 주신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금리를 열심히 올리면서 물가를 잡으려 노력했고, 어느정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의심하고 있다.

2. 현재 상황을 다른 면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애매하게 물가를 잡은 상황에서 지난 1,2분기동안 계속 우려해 온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으며, 경기침체가 없어진게 아니라 늦춰지면서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3. 인플레이션 하락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임금 수준" 도 고려하겠다.



“그는 또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약간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인하가 편안해질 때 하는 것이 낫고,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라고 언급했다. 금리인하와 관련해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에 대해 1년 정도 후에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7. 27)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open mind로 접근하는 전략이고.. 금리 동결이 된 이후에는 상당 기간 금리를 묶어두겠다고 말하고 있죠. 인플레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텐데.. 1년 정도 후에 판단해보자고 합니다. 연준은 내년 하반기 정도에 금리 인하를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이전까지는 상당 기간 높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거겠죠. 
긴 말씀을 통해서 보신 것처럼 연준은 성장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물가를 잡을 때 항상 걱정해야 하는 성장이 큰 제한 요인이 될 수는 없죠. 물가가 6월처럼 안정세를 보인다면 굳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튀어오르게 된다면(파월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죠) 그 때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을 하겠죠. 더 올리면 위험해질 수 있어.. 다 죽어.. 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 성장이 탄탄하기 때문이겠죠. 8~9월에 발표될 미국 cpi가 만약 꼬리를 말아 올린다면.. 지금은 많은 분들이 다 끝났다고 얘기하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차 불거질 여지가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연준 역시 미리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듯 하구요.. 
마지막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피벗… 이른 바 금리 인하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해보입니다. 연준의 스탠스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긴축적으로 움직이려고 하죠. 이외 오늘 전해드리지 못한 역레포 금리 인상과 임금에 대한 얘기는 주말에 묶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ECB와 내일 BOJ에 보다 집중해보시죠.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과 판단은 적어도 1년까지는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면, 아직 피벗은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용지표, 물가지표, 임금지표까지 추가하면서 매우매우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연준의 방식은 여전히 시장참여자들과의 동상이몽을 유지시킨다.


이쯤에서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추이를 보면, 아래와 같다.


팬데믹 이후 기준금리를 0.25까지 낮추고, 이는 굉장히 오랜 기간동안 유지되었다.


거의 1년 가까이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금리가 유지되다가, 22.03부터 슬슬 기준금리를 인상하였다.


그리고 작년 상반기 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처방으로 기준금리를 급격히 상승시켰다. 이는 1년간 유지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 시작했고, 대외적 요인들까지 포함시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자면 "이제 어느정도 인플레이션이 잡힌 것 만 같지만, 여전히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주의하고 있으니 아직 결정을 내리기에는 이르고, 1년은 더 봐야한다" 는 입장인 것이다.


만약 이번 FOMC 결과와 연준 스탠스가 어느정도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뉘앙스로 전달되었다면 올 하반기 또는 최소 내년 상반기부터 피벗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만약 CPI가 짧게라도 튀어 오르거나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는 시그널이 포착된다면 추가금리인상에 대한 룸이 남아 있으며, 최소한 여전히 높은 금리가 유지될것이다" 라는 예측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리고 다음 글에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일본의 정책변화를 눈여겨보자고 말씀 주셨고, 바로 다음글에서 일본의 YCC 정책에 대한 글을 써주셨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3년간 동향을 살펴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21년 1월 1%대에서 지난 3년간 약 3~4%대까지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채권금리가 상승하는것은 보통 인플레이션 압력때문인데, 쉽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시장 참여자들의 입장에서 생각 해 보면,


1. 인플레이션 압력? 어 그럼 기준금리 인상하겠네? 그럼 내가 기존에 갖고 있는 채권의 가치가 떨어지잖아? 지금보다 더 높은 금리로 새로 채권 나오면 다 그걸사지 내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거야

2. 1번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채권 보유자)이 보다 싼 값에 채권을 정리하고, 이러한 추세가 심화됨에 따라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시장에 물건을 던져대는데 물건 가격이 하락하는건 당연한 이치이다).

3. 채권가격이 하락한다? 새로 그 채권을 사는 누군가는 보다 싼 가격에 금리가 보장되어 있던 채권을 샀으니 채권수익률은 오른다. 그래서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이 역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4. 인플레? 기준금리인상? 경기 안좋아질걸 예상하고 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미국 2년 금리는 4.92%로 올라서면서 5%에 다시금 다가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10년 금리는 4.02%를 기록하면서 4%대를 재차 넘어섰죠. 조금 더 놀라운 점은 30년 국채 금리가 4.04%로 크게 뛰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전일 2년 금리의 상승폭은 5bp수준이었는데요.. 10년과 30년 금리의 상승폭은 15bp에 달했습니다. 장기 금리의 상승폭이 컸네.. 라고 생각하기엔 석연치 않은 것이… 금리 인상이 막바지라면… 10년이나 30년 등의 장기 금리는 먼 미래에는 금리가 낮아질 것을 반영하면서 고개를 푸욱 숙여야 하거든요.. 그런데 고개를 되려 뻣뻣이 드는 겁니다. 2년 금리가 상승하는 폭보다 더요… 
왜 그랬을까.. 10년 장기 금리는 연준의 정책보다도… 중장기적인 실물 경제의 성장세나 물가를 반영합니다. 성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을 반영했을 텐데요.. 이는 뒤집어 말하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눌려있던 10년 국채 금리가 그 가능성을 낮춰주면서 반등했다는 해석이 가능하죠.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현 수준에서 오랜 기간 고착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실제 중앙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스토리 중에 하나죠.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이렇게 되면.. 인플레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먼 미래에 금리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 단기로 예금을 하는 금리와 장기로 예금을 하는 금리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죠. 금리가 아래로 쳐박혀서 올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단기로 자금을 묶건 장기로 묶건 차이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먼 미래에는 금리가 어케될지 몰라.. 혹여나 오를 수 있어.. 라는 기대가 생기면 단기보다 장기 금리가 더 올라갈 수도 있겠죠. 아마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장기적으로 금리는 내려갈 건데.. 무슨 헛소리야.. 라구요… 지금 그 논리와는 다소 다른 그림이 장기 국채 시장에 나타난 건데요… 그게 오늘 새벽 움직임이구요.. 최근 연준 금리 인상이 끝나간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 장기국채 금리의 움직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2년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여전히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스탠스가 조금 더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겠고, 10년금리도 계속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4%대를 횡보하고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다는것도 동일한 의미를 내포한다.

오건영 부부장님께서 말씀주신 대로 10년물은 장기국채금리고,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고 이제 인하할 일만 남았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10년물 금리는 푹 꺾여줘야 맞는데, 아직 그 무빙이 매우 강하다는 뜻이다.


이제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은행이 YCC에 대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음.. 일단 YCC 변화의 서막을 올렸다는 데 동의하구요.. 일본은행이 묘수를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게만 말씀을 드리죠. 일본은행은 지난 2014년 2차 양적완화를 통해 장기 국채 매입을 확대했죠. 매년 8000억엔에 달하는 국채를 사들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8000억 엔이라는 수량 목표를 정해놓고 금리가 어떻게 되건 말건.. 환율이 어떻게 되건 말건.. 계속해서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었죠. 문제는 이렇게 국채를 사들이다보니.. 너무 많은 국채를 중앙은행이 매입했던 겁니다. 
그렇다고 이걸 취소할 수도 없고… 중장기적으로 국채를 계속해서 사들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해야했죠. 그래서 나온 것이 YCC입니다. 10년 국채 금리 기준 0.25%라는 금리의 상한을 정하고 그 상한을 넘지 못하게 국채를 매입하는 겁니다. 금리가 그 위로 튀려고 하면 무제한으로 국채를 사들이면서 무력으로 진압을 해버리는 프로그램이죠. 그럼 0.25%위로만 금리가 올라오지 않으면 굳이 8000억엔이나 되는 국채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8000억엔을 사들인다는 수량의 목표에서… 0.25%라는 가격의 목표로 전환이 된 겁니다(제일 처음에는 YCC의 상한 목표가 0.1%였구요.. 이후에 0.25%.. 그리고 0.5%로 바뀌었고.. 이번에 또 조절한 거죠)
가격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 한 국채 매입을 굳이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통화 수량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가격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보다 효율적일 수 있죠..(물론 반론의 여지가 크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일단 패스하시죠). 그런데요.. 가격을 목표로 해도 문제는 남죠. 그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면… 예를 들어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0.25% 혹은 0.5%라는 YCC의 상한 금리가 너무나 낮은 수준이라면… 계속해서 시장의 챌린지를 받게 되겠죠. 그럼 그 위로 금리가 계속해서 치솟으려는 압력에 노출될 겁니다. 이런 압력에서 벗어나려면 계속해서 국채를 사들여야 하는데요… 그럼 결국 일본은행이 일본 국채의 상당 수준을 혼자 점유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죠. 정상적인 시장 기능이 망가지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원래 일본은 통화량을 목표로 YCC 정책을 펼쳐 왔지만, 이제는 조금 더 넓은 범위의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YCC 정책을 펼치려 한다. 쉽게 이를 설명하자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너무 많이 사버리면 국채 점유율의 대부분을 중앙은행이 갖게 되고, 시장기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무지성으로 계속 국채를 매입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경제정책의 목표치(10년물 국채금리)가 이뤄지는 수준에서만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뜻이다. 

국채매입은 보통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공개시장조작 방식 중 하나인데, 시장에 통화유동성을 공급한다. 근데 YCC 정책을 위와 같이 특정 스팟 타겟이 아닌 range를 타겟으로 하겠다? 일단은 무지성으로 국채매입하면서 완화정책을 펼쳤던 것을 아주 살짝은 긴축적으로 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근데 결국 밑의 글에서 시사하지만 "여전히 국채금리 너무 튀면 다시 완화할게요" 라고 언급한다. 룸을 주면서 변화의 강도를 유연하게 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YCC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금리 레벨에서 YCC의 뚜껑이 덮여야 합니다. 0.25%나 0.5%보다는 높은 어딘가에서 뚜껑이 덮여야죠. 그럼 바로 질문 나옵니다. 그 어딘가가 도대체 몇 %냐구요… 그걸 제가 알면… 저도 모르고 일본중앙은행도 모를 겁니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이렇게 말하죠…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0.5% 상한에서 이렇게 생난리가 나는 것을 보면 0.5%보다는 높은 어딘가에 그 금리가 있을 거야.. 라구요.. 그럼 0.5%보다 높은 그 어딘가를 찾는 작업을 해야죠.. 그 작업은 이렇게 해야할 겁니다. 계속해서 그 상한을 조금씩 조금씩 올려주는 거죠. 그러다가… 금리 상승 압력이 확실히 줄어드는 스팟을 찾겠죠. 그럼 그 스팟에 뚜껑을 씌워버리면 되는 겁니다. 
헐… 그러다가 금리가 우주까지 뛰면 어떻게 할 건데… 그래서 우에다가 말하는 거죠. 1%를 넘을 때는 무제한으로 국채를 사들이겠노라구요.. 다시… 0.5%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적 스팟을 찾으려고 할 겁니다. 그런데.. 만약 1%위로 튄다면.. 너무 높은 금리의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이 땐 과감하게 국채를 마구잡이로 사들여서 1%를 넘기는 것을 제한하겠다라구요..  
자.. 만약 계속해서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을 이어갔다면 어떤 상황에 봉착했을까요..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일본은행이 너무 많은 국채를 보유하게 되는 바, 국채 시장의 고래가 되어서… 국채 시장의 기능이 마비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몰리면 추가적인 양적완화 등의 완화정책을 이어갈 수 없죠. 향후에도 꾸준히 완화책을 이어가려면… 약간의 유연함을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8000억 엔 매입에서… 0.5%상한을 넘지 않게 하다가.. 이제는 0.5~1.0%사이에… 그 어딘가의 금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유연한 정책으로 전환한 겁니다. 변화를 주면서 결국 노렸던 것은 그 강도가 순간 순간 약해지더라도 추가 완화 정책을 향후에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룸을 만들어준 거겠죠. 그러나 모두가 걱정하는 것처럼 너무 크게 튀었을 때는 1.0%위로는 못가도록 하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0.5%, 0.75%,1.0%와 같은 특정 포인트를 타겟으로 하는 YCC에서… 0.5~1.0%의 Range를 타겟으로 하는 YCC로 전환한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이 키워드인 듯 싶다.


자세한 기사 인용문은 아래와 같다.



자.. 이 정도면 이번 일본은행 정책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된 듯 한데요.. 우에다 총재의 변을 들어보시죠. 기사 인용합니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장기금리 변동 상한선 초과를 일정 부분 용인하는 정책 수정이, 금융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중략)
일본은행은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상한선을 기존처럼 0.5%로 유지하면서도, 시장 동향에 따라 0.5% 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대규모 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한 셈이다.
일본은행은 대량의 국채를 시장에서 매입해 금리를 억제해 왔다. 앞으로는 국채 금리 변동 상한을 유연하게 운용해 금융 완화 정책 지속성을 높일 목적이 있다. 우에다 총재는 정책을 수정한 것은 "금융 완화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중략) 
또한 "경제·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 단계에서 YCC 운용을 유연화 하고 상하 쌍방향 위험에 기동적으로 대응해 이 틀에 따른 금융완화 지속성을 높이는 게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거듭 이번 결정이 "정책 정상화로 나가겠다는 움직임이 아니라, YCC 지속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라고 역설했다.”(뉴시스, 23. 7. 28)
위의 인용문이 주욱 읽히신다면 대충 오늘 에세이 내용을 소화하신 것이라 보면 됩니다. 네,, 우에다 총재가 밝히는 것은 이번 YCC에 변화를 준 것은 금융 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양적완화를 이어가기 위한 변화인 것인지.. 정책 정상화, 즉 긴축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설명을 계속해서 하고 있죠. 


완화정책 룸 줄거니까 이거 절대로 긴축으로 해석하지 마세요! 라고 하고 있지만.. 위에서 내가 해석했던 것 처럼 정책 자체만 놓고 봤을 때에는 긴축으로도 해석하는 시장 플레이어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 같다.



자.. 이제 대충 정책에 대한 설명을 되었는데요.. 이제 보다 중요한 얘기가 남았죠. 이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이슈가 될 듯 합니다. 우선 당장의 시장은 이런 해석이죠… 일본의 긴축 전환인가.. 라는 해석에 일본 엔화가 단기 강세를 보였죠. 단숨에 달러 당 139엔까지 밀려내려가면서 엔 강세 기조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유일한 유동성 공급자인 일본이 돌아선다는 내러티브가 힘을 받으면서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튀어올랐죠. 그런데요.. 당장 시장은 생각했던 것처럼 전면적인 수정이 아니라… Range를 놓고 변화를 주는 그림으로 해석하는 듯 합니다. 생각보다는 덜한 전환이라는 생각이겠죠. 이에 토요일 새벽 장에서는 엔화가 빠른 약세를 나타냈고 강하게 튀어올랐던 금리도 살짝은 숨을 고르면서 미국 10년 금리 기준으로 4.0%를 하회하면서 마감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던 자산 시장 역시 더욱 뜨겁게 환호했죠. 
당장은 우려보다는 덜한 긴축이라는 소식에 환호했지만.. 결국 이번 변화의 본질은 완화의 미세 조정.. 미세하면서도 점진적인 축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0.5%에서 더 올라가지 못한 금리가 이제 조금씩 움직이게 되겠죠. 어디에 적정금리가 있을까요? 아무도 모르구요.. 그 적정금리를 계속해서 바뀌게 될 겁니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강한 모습을 보이면 1%라인도 금새 위협을 받을 수 있죠. 
인플레이션 압력?? 네..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 중 일정 수준은 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하죠. 엔 약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세는 유지될 수 있고 이는 일본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일본10년 국채 금리를 금새 0.5~1.0%위로 밀어붙일 수 있죠. 그럼 1.0%를 넘지 못하게 힘든 싸움을 또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결코 지속가능한 YCC라 할 수 없죠. 단지 잠깐의 시간을 번데 불과한 겁니다. 
그럼 물가가 올라오지 않게 조절해주면 되는 문제 아닐까.. 싶은데요.. 물가가 오르는 이유 중 엔 약세가 일정 수준 기여한다고 했죠. 엔 약세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럼 엔 약세는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는 금리를 끌어올리게 되죠. 지금까지는 엔 약세에 금리가 반응하지 않았는데.. 이제 엔 약세에 10년 금리가 밀려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럼 엔 약세를 마냥 유지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번 것은 맞지만.. 엔 약세를 계속해서 이어가는데 대한 부담은 이제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환율이 만들어내는 금리의 변동성을 높이게 되겠죠. 그리고 그런 금리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1.0%가까운 레벨로 금리가 다시 올라오게 되면 통화 정책을 다시금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환율을 다시금 흔들 수 있습니다. 


역시 시장은 명확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방향성 있는 긴축으로 해석했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갔다. 마침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튀어올랐다가 의지가 강하지 않은 전환으로 해석했는지, 시장에서 방향성이 바뀌었다. 엔화가 약세로 전환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기준 4% 아래로 내려오면서 위 YCC 정책변화발표 이후 금리상승에 대한 경계가 한 풀 꺾인 그림이 지난 주말동안 이루어졌다.


공개시장조작 정책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채매입 향방을 다소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스탠스를 취하니 엔화가 강세로 돌아가고, 이는 물가상승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게 될 거고.. 동시에 10년물 국채금리도 튀어오른다. 한편 수정된 YCC 정책이 0.5~1.0% 사이 그 어딘가의 10년물 국채금리범위를 타겟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국채매입 향방을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정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예전에 그런 비유를 한 적이 있습니다. 두 명이 힘을 합쳐서 아주 무거운 짐을 나르고 있는데요.. 운좋게 자세를 잘 잡아서 옮길 수 있는 정도가 된 겁니다. 그런데.. 망할… 갑자기 코가 겁나 간지러운 거예요… 코를 긁으면 그 베스트 포지션이 망가지면서 짐을 옮길 때 드는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죠.. 그런데.. 버티자니.. 코가 미칠 듯이 가려운 상황… 그래서 살짝 긁은 겁니다. 그럼 포지션에 균열이 생겼죠? 다시 그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스텝이 꼬이는 그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한참 자세 간신히 잘 잡고 짐을 옮기고 있는데.. 이번에 코가 간지러 포즈를 살짝 바꾼 일본은행인데요… 이후에도 이런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죠. 
일본 10년 금리와 엔화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듯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지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며.. 글로벌 금리를 밑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으로 작용했던 팩터들이었는데.. 이들 팩터가 요동을 친다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게 될까요. 참고로 일본의 YCC는 16년 9월에 도입이 되었고..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 홍수와 같은 엔화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금리로 공급해온 바 있습니다. 이제 안정적이라는 단어가 변동성 확대라는 단어로 바뀌게 되죠. 일본의 환율과 금리가 변화하면..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다시 돌아옵니다. 우에다의 묘수로 0.5%에서 힘겹게 이어가는 YCC를 0.5~1.0%밴드로 전환했죠. 향후 관건은 일본의 물가 상승세입니다. 참 어려운 것이 한국에 살면서 왜 미국 물가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그리고 중국 물가가 하락하는 건 왜 걱정해야 하는지… 이제는 이웃나라 일본 물가까지 봐야하네요.. 결국 수출 성장이 워낙 중요한 국가라는 원죄가 있어서 그런 거겠죠. 결국 미국과 같이 일본도 이번의 정책 변화로 성장이 크게 다치지 않으면서 치솟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다면 베스트 시나리오가 될 듯 합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일본 10년도 함께 예의주시하시죠.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마지막 단락이 너무 재밌는데, 한국에 살면서 뭔 미국 중국 일본까지 물가를 신경써야 하는지.. 수출 원툴 국가에 태어난 원죄이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문구가 너무 웃프다




출처: 오건영 부부장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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