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직전의 전자레인지 꿈

경고음은 울렸고, 나는 멈췄다

by 산뜻


2025년 7월 14일 초저녁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

한쪽 구석엔 옷가지들이 쌓여 있었다.

아마 빨래를 개다 말고,

그 위에 앉아서 잠이 들었기 때문에

그 장면이 꿈에서 이어진 것 같다.


내가 가려한 층은 8층.

그곳에 내리려 했지만,

엘리베이터가 목적지를 지나쳐 1층까지 내려갔다.

나는 다시 버튼을 누르려 했다.

그런데 1층과 24층, 25층 버튼밖에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24층을 눌렀다.


올라가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심하게 흔들렸다.

유리로 된 창밖에 건물들과 하늘이 빠르게 움직였다.

벽을 짚고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에,

빨래더미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했다.

나는 몸을 가누기도 바빴고,

마음은 불안한 흔들림 때문에 무서워졌다.

그 상황을 감당하려고 노력하면서

다시 1층 버튼을 눌렀고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하강했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찌어찌 8층에 도착했다.

8층은 뿌옇고 이상한 연기가 가득했다.

위험한 신호를 직감하며 서둘러 주위를 살폈다.


한 편에 내 동생 정우가 있었다.

정우는 침대에서 초점 없는 눈으로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전자레인지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기괴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 멈추려 했지만,

전자레인지는 건드릴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멈추지 않으면

곧 나도 함께 날아갈 거 같았다.

나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고,

서둘러 코드를 뽑았다.


“너 이거 불나! 이렇게까지 돌리면 어떡해!”


내가 연기와 함께 작동을 멈춘 전자레인지 앞에서

걱정스러운 맘에 소리를 지르자,

정우는 여전히 누운 채로 대답했다.


“불 안 났잖아.”


그 말에 나는 뭐라고 더 혼냈던 거 같다.


“불 안 났어도, 터질 거 같으면 멈췄어야지!”




그리고 잠에서 깼다.

꿈이 너무 의미심장해서

나는 꿈 내용을 다시 떠올려봤다.


누워 있는 그 아이,

결국 내게도 있는 아이였다.

그리고 예지몽 같기도 했다.



:-)

내면 아이를 위해서

내 안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