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을 때

흐르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by 산뜻


최근 내 마음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 어떤 글을 써야 할까?

• 아니면 잠시 쉬어야 하나?


원래 일기 형식의 글을 종종 매거진에 올렸고,

편지 글도 자주 썼지만…

사실 요즘은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그런 내가 조금 낯설어

이 상태에 대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소설에 집중하고 있어서일까?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아서일까?

어쩌면 둘 다 맞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지,

지금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일지도.




요즘 내 마음은

수채화 물감이 묻은 붓을 헹굴 때 잔여물의 색 같다.

흐릿한 빗물 같은 색.

하얗지도, 검지도 않은—

회색이라기엔 애매하고,

하늘색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희미한 색.


하지만 무엇이든 괜찮다.

항상 쏟아내고 표현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잠시 고이는 시간도

‘충분히 나다운 시간’이 될 수 있다.



:-)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고인 마음이 차차 쌓이면

이야기는 또다시 자연스레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