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최근 내 마음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 어떤 글을 써야 할까?
• 아니면 잠시 쉬어야 하나?
원래 일기 형식의 글을 종종 매거진에 올렸고,
편지 글도 자주 썼지만…
사실 요즘은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그런 내가 조금 낯설어
이 상태에 대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소설에 집중하고 있어서일까?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아서일까?
어쩌면 둘 다 맞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지,
지금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일지도.
요즘 내 마음은
수채화 물감이 묻은 붓을 헹굴 때 잔여물의 색 같다.
흐릿한 빗물 같은 색.
하얗지도, 검지도 않은—
회색이라기엔 애매하고,
하늘색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희미한 색.
하지만 무엇이든 괜찮다.
항상 쏟아내고 표현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잠시 고이는 시간도
‘충분히 나다운 시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