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매미를 잡았을 때, 나는 사진기를 꺼내 들어 아이의 반짝이는 여름날을 조각했다. 날갯짓을 할 때마다 반짝이는 게 매미의 투명한 날개인지 아이의 몸짓에 지어지는 미소인지 모르게 시간을 흘러버렸다. 작은 손과 발이 어찌나 바쁘게 움직이던지 여유로운 오후가 어느덧 생생해졌다.
문득,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여름날이 한때 반짝였던걸 기억났고, 여름의 열기가 식지 않은 채 여전히 가슴 한편에서 더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단 걸 깨달았다. 더위에 지치기도 그 열기에 어린 시절의 꿈을 되새기기도 하며 여름방학에 떠난 여행의 여운을 이 사진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