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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이 Mar 22. 2024

옥상

건물의 옥상을 향해 걸었다

내가 힘든걸 알아줬음 했다


계단을 하나 하나 올랐다


옥상문이 아주 쉽게 열렸다


불쾌한 쇠 냄새


체육시간 억지로 체육복을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갔던 그때 처럼


망설일 새 없이

머리에 무게를 싣는다

후회 할 걸 알면서도


에라 모르겠다


살아왔던 온 용기를 끌어올려


그들에게 죄책감으로 깊이깊이 가닿길 빌며

죽는 순간까지 남탓을 하기 위하여

살고싶다는 외침을 끝내 외면한다


그를 안아주지도

죽이지도 못하겠기에


내가 내 발로 나를 던진다

 


.



얼굴이 으깨진채로

병실에서 눈을 뜬다


기절했던 엄마가

죽지 못해 옆을 지킨다


차라리 죽는게 나은 이때

더이상 용기가 없다


이때 아빠는 어디있나

오빠는 어디있을까


결국 

엄마와 나 .

다시 둘.


뭉개지는 형체.


서로에게 내린

죄악과 형벌에

시선은 초점을 잃는다.


지긋지긋한 굴레를

내 손으로 찢어

원망을 받을지 언정

원망하지 않고 살고 싶었을 뿐.


미움조차 기댈 곳 없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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