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도 창업할 수 있는 시대
우리의 최종 종착지는 앱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것이다. 종착지까지의 여정에서 우리의 첫 정거장은 우선 교내 창업 대회를 통해 사무실과 지원금을 얻는 것이었다. 동업자와 2년 연속으로 도전했던 대회도 바로 이것이었는데, 신기하게도 한 해가 지날수록 출전 경험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더 깊어졌다. 지난 해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에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이 창업 대회를 ‘지난 1년간 내가 얼만큼 성장했는가’ 판단하는 지표로 삼아왔다.
우리가 가진 확신이 많은 이들과 함께 공감을 넘어 공명할 수 있는 비전이기를 기대하며, 첫 정거장을 향해 우리는 과감하게 발을 딛었다.
우리가 새롭게 구상한 아이템은 선배들이 물려주는 대학가 맛집 추천 서비스다. '망고 플레이트', '푸딘코' 처럼 맛집을 선별해주는 서비스는 이미 여럿 존재하지만, 오직 대학생을 위한 맞춤형 맛집 서비스는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다. 현존하는 맛집 앱은 여러 지역을 제공하고 있으나 그만큼 대학가 맛집에 대한 업데이트가 느렸고, 하나 있는 대학가 맛집 중심의 서비스 역시도 UI 구성이나 식당 업데이트의 차원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가 맛집 추천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나왔을 때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대학가 특성상 꾸준히 새내기들이 입학하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유저층이 유입 가능하다. 우리는 새내기에서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를 주요한 타겟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대학가에서 사랑받는 앱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대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맛집은 단순 포털 검색으로는 찾기 어렵다. 네이버의 식당 추천은 광고 우선 노출이 반영되어 있을 뿐더러, 사실 대학생의 니즈는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대학생은 식당을 찾을 때 가격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적당히 저렴하면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일반적인 포털 검색으로는 일명 '우리 학교 국룰 맛집'을 찾기가 어렵다.
또 다른 하나의 예시로, 대학 문화인 선후배 간 밥약을 할 때에는 나름 분위기 있는 식사 장소가 필요하다. 밥약 장소는 엄청나게 좋은 곳일 필요는 없고, 1인당 2만원을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깔끔하고 세련된 식당이면 괜찮다. 하지만 밥약을 위한 식당을 찾기 위해 네이버에 분위기 좋은 맛집을 치거나 '캐치테이블' 어플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대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고가의 레스토랑이 제공된다.
이렇게 상황별 필요한 장소들은 보통 학교 선배들이 빠삭하게 알고 있는데, 대학교에 처음 들어온 새내기들이 이러한 맛집 정보를 하나씩 찾아서 나만의 리스트로 정리하기는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주변을 보면 최소 1년은 지나야 자신만의 맛집 리스트가 생긴달까) 이러한 Pain Point 에 주목하여 자신이 오늘 원하는 식당을 카테고리화 하여 직관적으로 한 번에 모아볼 수 있는, 선배들이 물려주는 손쉬운 우리 학교 맛집 찾기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어느 때보다 푸른 하늘이 우리 위에서 넘실대던 날, 우리는 무사히 안암동 캠퍼스타운 10호에 입주했다. 사무실에 처음으로 입주하던 날, 아침 일찍 학교 체육관에서 스쿼시를 치고 우리의 사무실을 정하기 위해 창업 카페로 향하던 발걸음이 생생하다. 평소에 그렇게도 좋아하던 그릭데이 요거트가 사무실 건물 1층에 있어 어찌나 기뻤던지! 팀원들과 웃으면서 새롭게 찾은 아이템이 우리가 좋아하는 분야인 건 확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창업을 결심한 1월로부터 어느덧 반 년이 지난 초여름, 우리에게도 드디어 사무실이 생겼다. 22살 내 생애 처음으로 직접 얻은 사무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