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버풀 Oct 15. 2023

[채널십오야-라이브] '스탭입니다' 시리즈

팀프로젝트의 끝판왕,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23. 5. 26. 채널 십오야에서 라이브를 시작했다. 라이브 편집본 중 PD들이 출연하는 시리즈를 즐겨보고 있는데 PD 시리즈를 몇 개 보며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적어본다.



1.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는 여러 사람의 협업이 필요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받는 제작진은 주로 메인PD와 메인 작가이다. 나영석 PD님과 '왕작가'로 불리우는 우정 작가님, 대주 작가님 등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제작진이다. 그러나 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제작진이 존재한다. 

'스탭입니다' 시리즈를 살펴보면 다양한 작가 및 PD가 등장한다. 사실 처음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읊어주는 포트폴리오를 들어보면 '나PD님 작품'으로 알고 있었던 작품들이 다수 등장한다. 메인에 드러나는 것은 나PD님이었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후배 PD, 후배 작가들이 함께 협업했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2.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협업을 진행하는 업무이기에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채널 십오야에는 에그이즈커밍-나영석PD님이 속해있는 회사 이름-의 야유회 및 MT가 '소통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있기도 하다)


<지구오락실>을 찍을 때의 일화가 인상깊었다. 출연진들과 제작진들이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본진'에서는 출연진들의 상황에 따라 어떤 게임이 적절할지에 대해 빠르게 판단이 가능한 반면, 다음 촬영을 위해 다른 장소에서 카메라를 수거 중인 PD와 작가 등 '본진 이외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제작진들은 본진의 상황을 모른 채 '이것 다음에 A 대신 B하기로 했어'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J 성향이 높은 PD일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고 하는데, 이러한 후배들의 고충을 들은 나PD님은(참고로 나PD님은 P이시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니까 힘들 수 있다고 이해한다. 조금 더 소통을 하겠다'고 말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무언가를 하려면, 그것이 업무이든 여행이든 '소통'은 중요하다. 그리고 업무적으로 여러 사람과 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러한 소통의 중요성은 더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출처 : youtube 채널 십오야




3.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의 조직문화는 수직적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창의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문화가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실리콘밸리의 조직문화'는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활용되며 수평적 조직문화가 실리콘밸리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PD문화는 꽤나 수직적이다. 라이브에서 <삼시세끼> 촬영 때 나영석PD님은 대청마루에 누워있고 막내PD는 세트장을 열심히 쓸고 닦았다는 일화가 나온다. 신입사원들에게 수저세팅, 물세팅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요즘 시대에 다소 '헉'스러운 일화다. 


물론 삼시세끼 시즌 1이 2014년에 방영된 것을 감안했을 때, 그 당시에는 한국 대부분의 회사가 다소 수직적인 조직문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방영된 <지구오락실>의 4세대PD 일화를 보더라도 PD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선배PD의 지시에 군말없이 따르는 '수직적 문화'가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 


창의력이 중요한 업종인데 어째서 수직적인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IT산업과 달리 PD산업(?)은 도제식으로 후배를 육성하고, 현장에서 다양한 변수에 부딪히기 때문에 책임지고 결정을 내려줄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라이브 속에서 그려지는 다양한 수직문화의 일화들은 주로  촬영현장에서 나타난다. 도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의 이야기(예를 들어, <지구오락실>의 멤버들을 캐스팅하는 과정 등)를 들어보면 수평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거리낌없이 주고 받는다. 그리고 나영석PD 또한 후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한다. 

또한 PD들은 네임드PD와 함께 일하며 일하는 방식을 도제식으로 습득하고 이 때 습득한 스킬을 바탕으로 자신의 프로그램을 런칭하게 된다. 그렇기에 개인의 역량에 따라 선후배의 위치가 뒤바뀔 수 있는 IT기업과 달리, PD 사회 속에서는 선배-후배의 관계가 결코 뒤집어질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선배 입장에서는 후배가 빠르게 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다양한 업무를 후배에게 위임(?)을 하게 된다. 수평적으로 의견을 다 들어주는 선배PD보다, 본인의 업무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직접 본인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성공한 메인PD'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선배PD가 더욱 '좋은 리더'인 것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다소 수직적인 업무지시 등이 있더라도 말이다. (실제로 나영석PD님이 육성했던 PD 중, <환승연애>, <사이렌> 메인PD가 있다)





학창시절 한 때, 주변 어른들의 권유로 PD라는 직업을 고민했었던 1인으로서 실제 PD, 작가들의 업무 과정을 듣는 것은 흥미롭다. 앞으로도 종종 라이브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리더십, 조직문화, 팀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어볼 예정.

작가의 이전글 '팀'이 가지는 힘 - 스우파 2 LadyBounc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