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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풀 Mar 01. 2023

송은이 대표, 어쩌면 MZ가 원하던 대표의 모습일지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 23.2.25일 방송을 보고

평소 점심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는 편이다. 즐겨보던 예능들도 유튜브의 20분 남짓한 편집본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를 하며 본 송은이 대표의 모습이- 여러 서적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었던 리더의 모습과 많이 겹쳐보였다.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글 작성의 편의상 송은이 님을 '송은이'로 지칭한다)


1. 솔선수범한다


쿠킹 스튜디오에 방문한 송은이는 싱크대에서 방치 중인 컵 두 개를 발견한다. 싱크대를 사진으로 찍은 뒤 고무장갑을 끼고 직접 컵을 세척한다. 뿐만 아니라 쿠킹 스튜디오에 있던 재활용도 직접 분리수거를 한다. 흔히 말하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남에게 지시하기 보다 솔선수범하는 송 대표, 라는 자막과 함께 '이렇게 치워두면 다음부터는 알아서들 한다'는 송은이의 멘트가 뒤따랐다.



솔선수범은 팔로워, 팀원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것들을 몸소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솔선수범은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이나 사실 제일 지키기 어려운 덕목이기도 하다. 리더들의 솔선수범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팀원으로서의 '라떼'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팀원이던 시절에 이런 것은 팀원인 내가 다 했던 건데 팀장이 된 지금에도 내가 해야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라떼' 생각을 떨쳐내는 것은 쉽지 않다. 서열이 가장 낮은 막내가 설거지를 해야만 한다거나, 팀장은 수저를 놓으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하게 막내로서, 팀원으로서 설거지를 해왔고 수저를 놓아왔던 경험이 있다면 팀장이 된 후에는 자신이 모셨던 팀장들처럼 자기도 그러한 대우를 받고 싶을 수 있다. 나도 다 경험했던 것이고 이제는 내가 누릴 차례가 되었는데 그러한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라떼' 마인드는 베이비부머, X세대 등 기성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응당 누구나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MZ세대를 표방하는 MZ오피스 속 주현영 조차 새로운 인턴 사원이 들어오자 자신이 해야 했던 '숟가락 놓기'를 인턴 사원에게 미루지 않는가.



그렇기에 송은이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더욱 멋지게 느껴졌다. 솔선수범의 마음가짐은 쉽지 않다. '나부터'라는 것보다는 '나 하나 쯤이야'가 훨씬 쉬운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송은이는 자신이 불편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선 해당 상황은 스스로 해결한다. 팀 리더가 되는 순간 자잘한 취합 업무나 자료 정리, 탕비실 정리나 숟가락 놓기 등 '막내가 해야할 법한' 업무를 내려놓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봐왔기에-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자잘한 것들을 직접 해내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대표가 직접 행동하는 모습에 패널들이 놀라운 기색을 내비치자 자신이 몸소 솔선수범하면 직원들이 따라왔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도 보여준다. 만약 내가 송은이 대표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이번 전참시에서 보여준 직원들에 대한 신뢰에 감동했을 것 같다.




2. 즉시, 명확하게 피드백한다


솔선수범과 함께 뒤따라오는 것은 피드백이다. 이러한 피드백에서 주목했던 점은 즉시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명확하고 담백하게 사실(fact) 기반으로 전달한다는 점이다. 


어떠한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송은이는 문제를 먼저 솔선수범하여 해결한 뒤 이에 대한 피드백을 단체 채팅방에 즉시 남긴다. 설거지를 직접 했을 때에도, 분리수거를 직접 했을 때에도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늘 단체 채팅방에 피드백을 남겼다. 지켜보던 전현무는 '하지마!'라고 했으나 송은이는 '얘기 해야 돼!'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영자 또한 '모아서 회의 시간에 말하면 안 돼?'라고 하자, 송은이는 '회의 때도 하고, 생겼을 때도 하고'라며 명확하게 즉시 피드백을 제시해야 함을 강조한다.


피드백의 즉시성은 피드백과 관련된 많은 서적과 사례에서 늘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어떠한 행동이나 상황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피드백이 필요하면 즉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드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도서 <굿 피드백>에서도 Timely 원칙을 제시하며 즉각적이고 가벼운 피드백을 추천한다. 피드백을 모아서 한 번에 전달하거나 '다음에는 잘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묵혀둔다면- 시간이 흘러 피드백을 제공했을 때 '왜 이제서야 말해주세요?' 혹은 '예전에는 뭐라고 안하더니 왜 지금 갑자기 그러세요?'라고 역풍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에 언급해야 한다는 송은이의 원칙은 좋은 피드백 원칙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송은이의 피드백 내용은 담백하다. 어떠한 문제 상황이 있었고 자신이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지를 사진과 함께 제시한다. '왜 맨날', '항상', '도대체 누가' 등 원망이 담긴 표현이 없다. 그저 사실만 나열되어 있다. 또한 어떻게 행동해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향후 동일한 상황에서 팀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부정적 피드백을 어려워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상처받을까봐'라는 답변을 많이 듣는데, 송은이 피드백처럼 담백하게 사실을 전달하면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상처받을까봐 피드백을 꾹꾹 눌러두었다가 문제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울컥한 상태로 '너는 왜 맨날 문제를 만드니!'식으로 피드백하는 것이 훨씬 상처이다. 팀원 입장에서는 지금껏 별다른 피드백이 없었기에 문제인지 몰랐어서 억울하고, '왜 맨날' 등의 힐난의 표현과 함께 팀장의 분노가 꾹꾹 담겨있어 마음의 상처이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담백하게, 사실 중심의 피드백을 즉시 제시하는 송은이의 피드백 방식을 많은 리더 분들이 적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3.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설거지와 분리수거를 마친 뒤에는 사무실 곳곳을 어슬렁거리는 송은이의 모습이 비추어진다. 그 중 작가팀에 방문했을 때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평소 얼마나 직원과 격없이 소통하고 있는지, 상호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가 느껴진다.


- 대표님 부담스러워요. 하던 대로 하세요. 왜 저희들한테 집착하세요?

- 다른 부서는 너무 얼어있어가지구 가질 못하겠어요. 냉기가 돌아요. 



지난 회사에서는 부서 선배가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허리를 꼿꼿이 세웠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대표에게 편하게 '부담스러워요'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따스하게 느껴졌다. 송은이와 직원들의 티키타카를 보며 (오랜 인연 덕일 수 있겠지만)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깔려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앞서 회사 단체방에 피드백을 제시했을 때 그 어느 누구도 채팅방에 대답은 하지 않는 모습이 보였는데, 매니저를 인터뷰해보니 그들 나름의 소통 방식이 존재했다. 혹여 자신이 범인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대답하기 보다는 이모티콘을 통해 읽었다는 표시를 남긴다고 한다. 그들만의 소통 그라운드 룰이 있는 것이다. 특히 단체방에서 제기된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해서는 '넵' 외에는 답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 괜히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부담을 느끼며 '넵' 혹은 장문의 구구절절한 답장을 보내느니, 이모티콘을 통해 읽었는지에 대한 체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이처럼 그라운드 룰을 정하는 것은 리더-멤버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에 무척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단어와 문장을 고르기 위한 불필요한 노력도 최소화하고, 해석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팀원과 슬랙에서 소통함에 있어 자잘한 그라운드 룰을 정해두었는데 확인 중이라면 눈 이모지, 확인 완료 후에는 체크 이모지를 남기고 알림을 울릴 수 있도록 멘션하여 댓글을 한 번 더 남겨두는 방식 등이다. 업무 진행에 앞서 이러한 소통 방식을 정리해두니 소통 효율이 높아졌다는 팀원의 피드백이 있었기에 소통 그라운드 룰 또한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많은 소통을 하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약 20여분 남짓의 편집된 영상만으로 송은이 대표의 리더십을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지만, 20분 남짓한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이 많이 비춰져서 흥미로웠다.


다시 한 번 솔선수범, 피드백, 소통에 대한 키워드를 나 스스로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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