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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풀 May 01. 2023

<서진이네>의 이서진 사장님, 제 점수는요

개인적으로 느낀 이서진 사장님의 리더십

바칼라르의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서진이네>의 영업이 종료되었다. 늘 유사한 포맷의 예능을 들고 나옴에도 불구하고 나영석PD님의 예능은 무의식적으로 매 주 챙겨보게 하는 마력이 있는데, <서진이네> 또한 매 주 챙겨보게 된 예능 중 하나였다.


주로 윤여정 님을 사장으로, 이서진 님은 이사 역할로 여러 식당이나 홈스테이 등을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이서진 님이 '사장'으로 승진되어 <서진이네> 운영 총괄을 맡았다. 사장이 바뀌니 식당의 운영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다소 강압적인 이서진 사장님의 경영방침에 갑갑해하는 시청자들의 후기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서진 사장님은 '좋은 리더'에 속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점수는 87점.



1. 경영방침이 명확하다. 그리고 직원들과 공유되어있다.


<서진이네> 1화에서 나타난 이서진 사장의 경영철학은 명확하다.

수익이 왕이다
직책, 연차에 따른 차등은 필요하다


이 두 가지 경영철학이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꼰대'로 보여지는 포인트인 것 같다. 그러나 경영철학에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이렇게나 명확하고 흔들리지 않는 경영철학을 가진, 그리고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공유하는 리더는 꽤나 좋은 리더이다.



주변의 시선에 따라 경영방침을 바꾸는 사장님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1일차에는 식당이니까 수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근데 2일차에는 어디서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 갑자기 고객만족에 힘을 써야 한다며 수익은 모르겠고 고객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한다. 열심히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해 전달했더니 3일차에는 '근데 지금은 적자를 면하는 것이 우선이래'라며 고객의 목소리와 전혀 관련없는 매출 중심의 영업을 펼친다. 또한 직원의 목소리에도 잘 휘둘리는 편이라 '힘들다'고 자주 말하는 직원에게는 편한 업무를 주고, 힘들어도 묵묵히 일하는 직원은 괜찮은 줄 알고 더 많은 일을 맡긴다.... (반복)


단순 예시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적다보니 흔들리지 않는 경영철학은 사장 직책의 주요 덕목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물론 경영방침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사실 그만두고 자신에게 맞는 경영방침을 가진 사장님에게로 이직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서진이네>에서는 불가능했지만..)




2.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직원들과 공유한다. 달성 과정에 피드백을 제공한다.


<서진이네>는 EP.5부터 매출 목표를 가지게 된다. 이는 3일차에 매출 대박을 터트린 후 매출에 대한 감이 어느정도 잡힌 사장님의 변화된 모습 중 하나이다.


매일 아침, 그 날의 목표 매출에 대해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이러한 매출 목표를 매일, 지속적으로 공유한 덕인지, 영업 마지막 날의 '매출 12,000페소'라는 목표를 들은 뷔는 '그럴 줄 알았다'며 목표에 대해 빠르게 캐치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목표를 정하고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배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같은 목표를 향해 원팀(One team)으로 달리기 위해서 목표는 꼭 필요하다. 또한 목표를 공유해야만 사장이 부재하여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조직이 바라보는 '동일한 목표'에 입각해 다른 사람들이 '사장이 했을 법한 결정'을 대신 할 수도 있게 된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목표 현황에 대해 주기적으로 공유하지 않은 점이다. 예능이라는 특성 상 매출 결과를 마지막에 보여주는 것이 극적이기에 이렇게 연출한 것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목표의 달성 현황을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할 때 함께 좀 더 목표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서진 사장님은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오픈 1일차, 영업 준비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12시 오픈이 불가능해보이자 13시로 오픈 시간을 변경한다(무려 조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목표 변경'이기도 하다!). 그리고 13시 오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직원들의 현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다만, '닦달'이라는 방식의 거친 피드백이기는 하다. 아마 이 장면에서 회사에 온 듯한 갑갑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지 않으셨을까)


오픈 4일차, 목표 매출에 비해 현재까지의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하자 브레이크 타임 때 대책을 세운다. 그리고 최우식 님에게 전단지를 돌리고 오도록 업무를 할당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다소 강압적으로 업무를 할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는 했지만, 목표의 현황을 체크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해결방안(피드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였다.


적어도 영업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지켜만보다가(혹은 매출에 관심이 없는 척 하다가), 목표 매출을 왜 달성하지 못했냐며 뒤늦게 닦달하는 것보다는 훨씬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3. '자발성'의 중요함을 알고 있다


영업 3일차, 몰려오는 손님들에 직원들이 힘들어하자 이서진 사장님은 이후 영업에서는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겠다고 선언한다.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하는 배경이 아주 멋지다.


직원들의 복지가 잘 돼서 스스로 열심히 일하게 만들어서! 그래야 음식 맛도 좋아지고, 매출도 많이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결론이 결국은 매출이라는 점에서 '이게 좋은 리더야?'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회사는 원래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사장의 직책을 가진 사람이 이익의 관점에서 매출을 목표로 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을 어떻게 그리느냐,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직원들이 그저 하나의 부품에 불과했다. 사람은 본래 일을 싫어하는 존재이기에 '월급'이라는 외재적 보상을 통해서만 일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더 많은 일을 시키려면 더 많은 월급을 주면 그만, 이라고 생각했기에 '잘 쉬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직원 만족'의 개념이 있지도 않았다. 따라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사장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직원의 번아웃은 신경쓰지 않고 더 많은 일을 시키고, 일부는 급여로 보완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원이 만족해야 조직에 몰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보는 관점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서진 사장님 또한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서진이네>에 월급 체계가 존재하지는 않기에 외재적 보상인 월급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복지'라는 카드를 썼을 수 있지만, 적어도 '직원이 만족해야 내가 목표로 하는 매출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로 직원 만족을 중시했다는 점에서는 발전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서진이네>와 함께한 10주의 여정이 끝났다. 다음 주의 뒷풀이 영상에서는 과연 어떠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풀릴지 궁금한데, 이서진 사장님의 리더십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도 있을지 궁금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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