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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Jul 12. 2024

휘발성 에세이 #93. 별을 보는 사람들


별을 가장 정확히 헤아릴 수 있었던 기회는 네덜란드인에게 있었습니다. 한때 최고의 안경 제조 기술을 자랑했던 네덜란드의 장인들은 최초의 망원경을 만들어냈죠.


망원경의 원리는 깔때기와 비슷했습니다. 분산되어 떨어지는 작은 빗방울을 주둥이가 넓은 깔때기를 이용해 한 곳으로 모으면 콸콸 쏟아지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빛도 한곳에 모은다면 먼 거리에 있는 별조차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력을 좋게 해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안경으로 저 먼 별을 헤아리는 데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었기에 안경 제조업자들은 망원경 이상의 개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때, 이 원리를 이용해 사랑해 마지않던 별을 보려 한 이가 등장했죠. 그의 이름은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였습니다.


그는 광학 지식을 이용해 기존의 망원경보다 열 배나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냈고, 꿈에 그리던 별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죠. 이때 갈릴레이가 바라본 것은 바로 달이었습니다. 그는 달이 울퉁불퉁한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진 것을 발견해 냈고, 뒤이어 목성과 토성, 그리고 또 다른 위성 네 대를 연이어 발견해 냈습니다.


이 발견의 기록을 그는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해석하자면 ‘별의 소식’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판해 냈는데요.


이 책의 서문에는 이런 제목이 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고귀하신 토스카나의 네 번째 대공 코시모 드 메디치 2세 전하께”

당시 갈릴레이가 활동하던 토스카나 지방의 지도자. 메디치 가문에게 자신이 관찰한 별을 선물한 것이었는데요. 갈릴레이는 실제로 목성을 돌고 있는 4개의 행성에 가문의 이름을 붙여 ‘메디치 별’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관찰과 출판을 통해 갈릴레이는 천문학계의 진짜 스타가 되었는데요. 이후 지나치게 별을 오래 관찰하는 바람에 눈이 상하기도 하고, 지동설을 주장하는 바람에 종교재판에 회부되기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택연금을 당하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별을 헤아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그의 별사랑 덕에 우리는 지금, 더 많은 별을 더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의 마음속 별을 향한 동경이 얼마나 가치 있는 마음이었는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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