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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시나요.

결혼 전 꼭 알아야 하는 ‘나’

‘사랑’을 이야기 하기 전에

꼭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있어요.


그게 바로 ‘나’에요.


‘음? 나? 나를? 내가 나를?

 당연히 잘 알지. 더 알아야 하나? 뭘 더?‘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그런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를 잘 모르고 있답니다.




쉽게 저부터 이야기 해 볼게요.


저는요,

제가 사랑하는 상대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건,

신혼여행 중이었어요.


신혼여행을 뉴질랜드로 갔었는데,

투어 일정이 있었거든요.


소수 인원이 함께 투어하는 거라

모이는 시각이 정해져 있었는데,

지금 나가면 5분 전에 모임장소에 갈 수 있겠다 싶은 그 때,

남편은 너무나 여유로운 거에요.


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어서 나가자.’고 했지만,

남편은 ‘어차피 늦는 사람 분명히 있을 거야. 딱 맞춰서 나가도 괜찮아.’라며 안 나오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좀 일찍 도착해 있는 게 마음 편해서,

 먼저 나가 있을게. 거기서 만나.‘

이렇게 말하면 아무 일도 아닌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그 때는 서로를 몰라도 한참 모르던 때라

남편은 ‘뭐 이런 걸로 나를 나쁜 사람, 지각하는 사람처럼 대하는 거지?’라며 기분이 상했고,

저는 ‘으악, 어떻게 해. 지금 안 나가면 늦을 수도 있는데!’라고 생각하여 애가 탔어요.


결국 그 투어는 서로 기분이 상한 채 진행되었고,

사진도 거의 못 남겼어요.




저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과 별개로

시간약속을 여유있게 지키는 게 중요한 사람이었고,


상대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본인이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도 강요하지 않았고요.


이걸 신혼여행 때 알았지만,

어떻게 다뤄야할지 몰라서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꽤 여러 번 서로 감정이 상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좀 달라졌어요.


남편은 ‘당신은 정해진 약속시간보다 좀 더 일찍 가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으니, 지금 나가자.’라고 해주고요,


저는 ‘당신이 정해진 시각보다 일찍 가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그런데 혹시 내 마음 편하게 조금 일찍 나서줄 수 있어?’라고 말을 해요.


서로 데이터가 쌓였기에 가능한 지금이지요.




결혼 전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든지

수시로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변화는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결혼 후에는 좀 다를 수 있어요.


핏줄이 아닌 사랑으로 가족이 된 사이이기 때문에,

나를 먼저 알고 있으면

관계가 조금 더 편안하고 수월할 수 있어요.


그러니, 꼭

결혼 전에 스스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면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싫어하는 것 중에서 넘어갈 수 있는 것과 넘어갈 수 없는 게 뭐가 있는지,

나의 결혼생활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나의 결혼생활이 이렇지는 않았으면 좋겠는 어떤 이미지가 있는지,

사랑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사랑하면 어떤 말과 행동, 상황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 등등


결혼생활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고,

감당할 수 있는 것과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으면,

‘결혼’이라는 큰 변화를 마주할 때

도움이 될 거에요.



이혼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오히려 사랑을 예찬하게 된

이혼변호사 신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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