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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면 금세 냉랭해져요.

결혼생활이 힘든 이유 - 끝없이 노력해야 하므로

미혼일 땐 미처 몰랐어요.


결혼생활이라는 게,

생각보다 금세 ‘어? 이런 일로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고?‘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방심했다간, 아주 불편한 주말을 맞이하게 되고요.


집이 이렇게 불편한 공간이 될 수 있다니,

정말 몰랐어요.




아무리 미혼이었지만,

이혼사건을 그렇게 많이 봤는데요,

이것까진 몰랐어요.


그래서 실전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나봐요.


눈빛 한번, 사소하게 지나가는 말투, 손짓,

다른 사람과 별 생각 없이 통화하다가 한 말

이런 것들로 집안 분위기가 금세 냉랭해지더라고요.


도망칠 곳도 없고,

나간다고 갈 곳도 마땅치 않고,

이 정도 일로 부부싸움하기에는 애매하고,

주변에 말하자니 너무 사소하고,


애매하고 사소한데 분명히 불편하고요.




그러다, 문득

‘아, 이래서 결혼생활이 힘들다고 하는 거구나.’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결혼 전에는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집에 오면 봉인이 해제될 수 있었는데,


결혼 후에는 배우자가 집에 있고

나의 말과 행동이 배우자에게, 부부관계에 사소하게나마 영향을 주니

방심을 하면 안 되더라고요.


이 점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24시간 내내 눈치게임을 하는 것 같은,

끝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퇴근없이 일하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주차 후에 잠시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가진 후 집에 올라가기도 했어요.




그런데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잖아요.

이런 것도 적응이 되긴 하더라고요.


거기에다가,

‘아, 남편도 이런 점이 똑같이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더라고요.


두 사람 모두 천지개벽급의 변화인 ’결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서로 ‘그래, 당신도 힘들겠다.’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힘들지만 의미있는 신혼기간을

잘 보낼 수 있을 거에요.




이혼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오히려 사랑을 예찬하게 된

이혼변호사 신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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