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오’가 쓴 글입니다.
전기차인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일반 내연차와 매우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른 전기차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보다는 전자 기기의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은 모바일로 제어가 가능하다. 단순히 문을 열고 닫는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고, 각자의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그래서 사용을 하면 할 수록,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보다 더 편리하게 방법들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테슬라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모바일앱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서 tesla를 검색하면 나오는 앱은 아래 그림과 같다. 대충 이 정도이며, 다른 키워드로 검색해야 나오는 앱도 있다.
커뮤니티도 있고, 안드로이드 오토도 보이고 다양한 앱이 보인다. 나는 저러한 앱들이 어떠한지 궁금해서 대부분 써보았고, 유료앱까지도 사용해봤다. 지금이야 테슬라 공식앱으로도 웬만한 게 다 되지만 내가 차를 샀을 때만 해도 공식앱으로는 할 수 있는 건 너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써본 앱은 이렇다.
Tesla mate, TeslaAA, 테슬라플러스, Bolt for tesla, 슈퍼차저 스테이션, Dashboard for tesla, Tessie, Teslamirror, Tezlab, Tesla tokens, TeslaFi, Tesla quick settings, Tasker...
이 앱들에 대해서 아주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를 하는 게 이번 글의 목적이다. 장단점을 나름 정리해봤는데, 이 글을 보는 사람들, 특히 테슬라 예비 오너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편의상 3분류로 앱을 나누고자 한다.
대시보드류
편의 기능
위젯/컨트롤러
테슬라 탑승자가 운전하는 동안 차량의 데이터가 Wi-Fi를 통해 차량과 본사로 축적된다. 그렇게 쌓인 데이터(충전, 운전 기록, 효율, 전비, 위치, 방문지, 펌웨어 업데이트, 온도 등)를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14일 동안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고, 그 이후엔 월 5달러 또는 연 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이 글을 작성하는 기준). 이 정도의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해주는데 1년에 50달러면 개인적으로는 비싼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점
웹에 접속하기만 하면 대량의 데이터(이런 정보도 있어? 라고 할 정도)와 다양한 그래프를 제공한다. 마치 이런 걸 다 알고 타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단점
웹기반이라 아직 어플이 없다.
그리고 정보가 너~~무 많아서 뭘 봐야할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알기 위해선 찾아보거나 공부를 해야 한다.
TeslaFi와 마찬가지로 대시보드류이기 때문에 특장점은 비슷하며 웹 기반이다. TeslaFi와 다른 점은 무료라는 것이다.
장점
설치해본 자의 '간지뿜뿜',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냈다라는 자신감, 그리고 자동차로 별걸 다할 수 있네? 라는 발견. 대시보드류 테슬라앱들이 갖는 장점이다.
단점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테슬라 차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PC(NAS, 라즈베리파이)를 구비해야 한다.
컴퓨터의 통신망이나 서버 같은 개념을 잘 모른다면 설치가 정말 어렵다. 데이터를 어떻게 쌓을지도 본인이 알아서 다 구축해야 한다. 구글에 ‘teslamate 설치’라고 검색해보면 여러 개가 나올 것이다. 하나씩 따라가다보면 할 수는 있겠지만 끈기가 매우 필요하다.
PC나 모바일 웹브라우저에 http://192.168.*.*:4000 같은 주소를 입력해서 들어가야 한다.
또한 반드시 라즈베리파이나 NAS와 동일한 와이파이와 연결돼 있어야 접속이 가능하다. 요즘 와이파이는 뒤에 5G가 붙거나 안 붙거나 해서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뒤에 있는 것까지 똑같아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귀찮은데 모바일로 보자니 화면이 너무 작아서 통계를 일일이 다 보기가 너무 힘들고, 결국에 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컴퓨터를 켜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정보가 너무 많아 TeslaFi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좀 해야 한다. 대시보드류 앱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초반에만 쓰고(간지용)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모바일 접근도가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집 밖에서는 접속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것도 장애물이었다. 집에서 물려놓은 내부 망을 외부망으로 공개해서 사용할 수도 있으나 이러면 보안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패스. 클라우드 컴퓨터를 빌려서(구글, 아마존) 외부망 접근이 가능하나 테슬라에서 클라우드 PC에 API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비추한다.
테슬라 차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게 만들어주는 앱이다.
현재 테슬라 내비게이션은 매우 좋지만 좁은 길, 빠지는길, 고가도로, 터널, 지하도로 등은 표시해주지 않아 서울에서 운전을 하거나 초행길을 갈라 치면 테슬라 내비게이션만 보면서 운행하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그래서 거치대를 설치해 휴대폰 내비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거치대를 달 곳도 여의치가 않다. 디스플레이에 모자처럼 씌워서 사용하거나 핸들과 디스플레이 사이에 거치대를 끼워서 보는 정도가 최선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그보다는 테슬라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사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6500원 짜리 유료앱이다.
장점
테슬라 내비게이션이 우리가 아는 티맵으로 바뀌고 생각보다 UI가 괜찮아서 좋다.
단점
기본적으로 핸드폰과 차량의 테더링이다. 그렇기에 테더링이 끊기거나 속도가 안 좋으면 내비게이션이 실시간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앱 내부에서 해상도를 엄청 낮게 해서 부하를 줄여주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해상도를 낮추면 그래픽이 구려져서 차량은 고급인데 마치 옛날 소프트웨어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 개인적으로 별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차에 타는 순간 티맵의 통제권을 테슬라 디스플레이가 가져가게 되는데 주소를 입력할 때 테슬라 브라우저에 터치하여 입력하려면 너~~~무 느리다(스마트폰에서 주소창 입력 불가). 우리 집 주소를 입력하는데 1분 이상 걸린 적도 있다. 오타가 났을 때 지우다가 보면 몇 글자씩 지워지는 등 입력할 때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운전 중에 테슬라 브라우저에서 NOA를 켜고 끄거나, 퀵세팅을 만질 일이 있는데 이러한 화면 전환도 어렵다.
티맵을 고집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래도 추천하지는 않는다.
테슬라 플러스는 테슬라 API를 활용한 차량제어, 충전소 정보, 커뮤니티 등 테슬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내 차량 상태 확인, 기본 통계 실내 온도제어 등은 이미 공식앱에서도 아주 잘 제공하는 기능이라 여기서 차별화된 기능은 현재 나의 차량과 가장 가까운 충전소(슈퍼차저, 완속, 급속) 정보 보기와 퀵메뉴(안드로이드 경우 상단을 아래로 쓸어내릴 때 나오는 메뉴) 정도이다.
퀵메뉴에 등록해서 실내온도 조절 장치를 켠다든가 하는 건 좋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현재 모든 테슬라앱은 로그인이 완료되는 시간이 너무 긴데 이 때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면 로그인이 실패가 되어, 이후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퀵메뉴에서 원하는 기능을 누르면 그 기다리는 동안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근데 나는 이용하고 있진 않다. 구매 시스템이 아니라 구독 시스템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장점
기본적으로 내 위치에서 충전소를 검색해준다. 테슬라 지원 앱 답게 슈차, 데차, 완속, 급속 등 옵션을 선택하면 근처에 해당 충전소를 알려준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퀵메뉴를 등록하여 에어컨을 틀거나 트렁크/프렁크 오픈, 에프터 블로우 등 여러가지 기능을 원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다.
단점
내 위치에서 충전소를 알려주는 기능은 처음에 좋은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안 쓰게 되더라. 그 이유는 1) 보통 완속충전기는 아파트나 동사무소 혹은 공영주차장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저 정보만 믿고 가면 막상 입구컷당하는 일이 많다. 2)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쇼핑몰이나 CGV 같은 큰 건물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굳이 거기까지 찾아가지 않는다. 갑자기 CGV나 쇼핑몰에 가서 충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차라리 슈차를 찾아가 빠르게 충전하자는 마인드로 바뀌게 된다.
위젯과 매크로 기능이 있고, 현재 차량의 상태를 인포그래픽으로 한번에 알 수 있으며, 성능 또한 좋은 축에 속한다. 그리고 난 캠핑을 즐기는 편인데 원격으로 캠핑모드를 끄고 켤 수 있는 기능이 좋았다. 유료앱이고 5천원 정도 한다.
장점
자동차의 현재 정보를 빠르게 볼 수 있다.
위젯을 지원한다. (내가 이 앱을 사용할 때만 해도 테슬라 공식앱은 위젯을 지원하지 않았다.)
필요한 기능을 각각 유료로 살 수 있는데 쓸 만 한 것들이 많다.
간단한 매크로도 지원하는데 주기적으로 스케쥴링을 할 때 좋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시 차량 온도 조절 장치 On’ 이런 식으로 주기성이 있는 매크로라면 셋팅이 가능하다.
다른 써드파티앱도 지원한다. 애플 워치나 갤럭시 기어에서도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처럼 워치로 차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
위젯은 좋지만, 자동차가 슬립모드로 들어가는 순간 위젯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차량이 딥슬립 상태로 들어가면 위젯이 회색 음영으로 변하며 느낌표가 뜨게 되고 위젯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 위젯을 누르면 앱으로 진입하게 되고, 앱 내에서 로그인 되는 순간 자동차를 깨운다. 그리고나서 위젯을 새로고침하게 되면 다시 위젯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럴 거면 위젯을 쓸 이유가 별로 없다.
상당수의 기능을 현재 공식앱에서 지원한다.
각각의 유료 기능을 구입하려고 한다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내 핸드폰 화면을 테슬라 브라우저에 그대로 미러링하여 사용하는 앱이다. 브라우저에 http://3.3.3.3:3333으로 입력하면 핸드폰과 미러링이 가능한데 이것 또한 테더링으로 하는 것이다. 핸드폰과 테슬라 브라우저가 같은 망에 연결돼있어야 한다.
장점
TeslaAA가 안드로이드 오토로 개편된 티맵을 보여준다면 이 앱은 모바일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하기 때문에 모바일 티맵 화면이 그대로 나오게 돼 친숙하다.
단점
핸드폰을 가로로 세팅해야 한다. 모바일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하기 때문에 핸드폰이 세로로 돼있을 경우 테슬라 브라우저에도 세로 화면와 양옆 검정색 레터박스가 뜨게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화면을 세로로 고정해놔서 이 앱을 사용할때마다 고정을 풀고 가로로 세팅했어야 했다.
같은 맥락으로 핸드폰을 가로로 거치해야 하는데, 공간 자체가 애매할 수 있다.
화질 자체도 고해상도를 사용할 수 없다. (테더링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소창에 매번 입력해 접속하는 게 귀찮다. 즐겨찾기를 해놓아도, '주소창 → 즐겨찾기'를 매번 눌러야 한다.
테시의 UI는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대시보드류 앱과 컨트롤러 앱을 합쳐놓은 앱이다. 사용하는 데 있어서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
장점
모바일에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내가 월별/주별/년별로 얼마나 충전했는지, 그리고 기름값 대비 얼마나 연료비를 세이브 했는지 알려준다. 이 그래프를 보면 전기차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며 기분이 좋아진다.
UI가 깔끔하다. 특히 타이어 부분을 누르게 되면 타이어 상태(Good, Bad)와 각 바퀴의 공기압(PSI 단위)을 보여준다. (공식앱에서 제공하지 않는 기능)
자동화를 제공하는데 이걸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결할 수 있다.
단점
단일 구매가 아닌 구독 시스템이다. (1년 5만원, 1달 만원)
안드로이드만 하더라도 이렇게 앱이 다양하고 많다. 자평하기로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내가 더 많이 써보았고 많이 시도해보았다고 생각해 이런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리뷰와 사용자 경험을 공유한다. 테슬라 차량을 실은 선박이 곧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는데, 예비 오너와 기존 오너에게 모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인생이 그렇듯 이 글에도 반전이 숨어있다. 현재 나는 이 앱들을 하나도 쓰지 않는다. 나는 ‘태스커’라는 앱을 잘 쓰고 있는데, 이건 다음 편에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