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테슬라를 세워놨을 때 알면 좋은 팁
※ '배똘'이 쓴 글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글이 벌써 세 번째가 되었다. 한 주에 하나씩 서로 써가다 보니 2개월마다 하나씩 쓰게 되었고, 우리가 처음 글을 올린 날을 보니 21년 7월이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쓴 글을 수많은 사람들이 볼 줄 몰랐으며, 앞으로도 몇 편의 글을 더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나의 작가 소개는 ‘신혼부부 테슬라 오너’였다.
covid-19 (이하 코로나) 시기에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는 결혼을 준비하는 데 있어 그 이전 결혼 선배들과 달리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집합 금지로 인한 상견례 제한, 식장 인원수 제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초대할 수 없는 상황, 방역 패스 및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찍은 결혼식 단체 사진 등 평생에 한번뿐인 순간에 갑자기 생긴 변화에 다소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신혼부부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해외여행 제한이었을 것이다. 결혼식장에 입장해서 부케를 던지고, 주위의 축하를 받으며 웨딩카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신혼여행 가는 것을 꿈꿨는데 코로나로 인해 불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격리기간을 채우면 되는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신혼여행에 2주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 나도 당시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해외여행은 절대 금지였고, 올해 전역하는 순간까지도 이는 풀리지 않았었다.
나는 군 복무 중이었기에 애초부터 해외여행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고, 우리의 신혼여행은 국내 어디로 가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와이프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었다. 지금 가는 건 ‘정식’ 신혼여행은 아니고 ‘신혼여행 전 여행’이라고 말을 하며(당시 나는 이런 틀을 깰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우리는 여행지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부산? 강릉? 설악산? 등을 얘기하다가 그래도 신행인데 비행기는 타야 한다며 제주도로 정했었다.
그러던 중 우리보다 한 달 먼저 결혼한 더지네 커플이 목포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고 들었다. 테슬라 모델3를 타고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추천한다 했다. 그동안 살면서 제주도는 몇 번 다녀온 곳이다 보니 조금은 아쉽고 새로운 거 없을까 생각하던 중 이건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아기가 없는 신혼부부에게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가 쉽게 또 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비행기 표 취소와 함께 배를 타고 제주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때는 아직 테슬라를 출고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테슬라가 아닌 다른 차를 타고 갔었다)
그 당시 여행을 하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제주도에 전기차가 많고, 충전소도 많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관광도시이다 보니 자차를 가지고 오기보다는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가 많았고, 관광객들에게도 평소에 잘 타지 않는 전기차 시승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일종의 이색 경험으로,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보니 그렇게 발전한 게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시간이 흘러 흘러 21년 겨울,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없었다. 전역을 하기 전엔 해외여행은 꿈꿀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우리는 휴가 기간 동안 또다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또다시 가는 제주도였기에 이번엔 그동안 해보지 않은 올레길에 도전하게 되었다(그러고 보면 제주도도 매번 새로운 것 같다).
‘신혼여행 전 여행’ 당시 배로 차를 가져갔던 좋았던 추억이 있어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지금 다시 한번 더 제주도를 다녀오기로 했을 때 테슬라를 끌고 가는 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20년 9월에 우리가 제주도에 차를 끌고 갈 때는 목포-제주 구간 배가 새 배로 바뀌게 되면서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고, 아기가 생기기 전에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5박 6일 정도로 길게 갔기에 렌트비보다 배 운임비가 더 쌌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테슬라를 데리고 갈 수 없었다. 그러기에 이번 브런치 제목은 테슬라와 ‘함께’ 떠나는 제주올레길이 아닌, 테슬라를 ‘두고’ 떠나는 제주올레길이다. (혹시라도 오해하신 분들에겐 이왕 들어오신 거 끝까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신 마지막에 아름다운 제주 사진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작년 12월 마지막 주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고, 김포에서 국내선을 타기로 했다. 이때 기온이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해서 한파가 심해진다고 했다. 공항 날씨도 엄청나게 추웠다.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를 타는 사람들은 누구나 겨울에 배터리가 금방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그 점이 매우 불안했었다. 혹시 내가 주차해두고 간 사이에 배터리가 방전이 되면 어떻게 하지?
물론 긴 시간이 아니고, 3박 4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혹시라도 방전되면 대략 난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김포공항은 실내주차가 아닌 실외 주차라는 것이다. 제2 주차장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차가운 겨울 공기를 그대로 몸으로 맞으며 버텨주어야 했다. 그래서 한 번 체크해보았다. 과연 얼마나 배터리가 소모되는지!! 결론을 먼저 말하면, 다행히 전력 소모가 많지 않으니 너무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최대한 같은 시간에 확인하고자 하였다. (아쉽게도 셋째 날 캡처한 사진을 찾지 못하였다.) 테슬라의 장점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자동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원격으로 조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는 제주도에서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자동차의 남은 주행거리를 확인하였다.
첫날 오후 12시에 공항에 차를 두고 떠났는데 당일 배터리가 이미 많이 줄어 있어 매우 긴장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생각보다 금방 떨어질 것 같았다. 첫날에 빨리 소모된 이유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추론해보자면 테슬라는 평소 주행 거리나 배터리 사용량을 분석해서 남은 잔여량을 표기한다고 한다. 그래서 산악 지대를 갈 때는 평소보다 배터리 소모가 많으니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주행 가능 거리가 금방 줄어들고 평지를 다닐 땐 주행 가능 거리가 실제 거리랑 비슷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외부 온도에 따라 소모되는 전력의 양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첫째 날은 내가 주행을 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소모되는 배터리 양이 많았어서 남은 주행거리도 깎여 나온 것 같고, 둘째 날부터는 운행을 하지 않아 주행 가능 거리가 잘 유지된 것 같다.
결론적으로 테슬라는 차가운 겨울에 전력 소모가 많지만, 실내 주차가 아니라 외부에 주차해둔다고 하더라도 배터리 소모가 걱정할 정도로 빠르진 않다는 것이다.
끝으로 테슬라를 타는 유저 및 전기차 유저들에게 공항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팁 두 가지가 있어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로 공항에 도착하면 출차 예약을 할 수 있다. 프리컨디셔닝을 해서 타자 마자 바로 출발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원격으로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기에 가능한 기능이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찾고 켜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주차장까지 가는 시간까지 많이 걸려 너무 오래 해두게 되었다. 그래도 타자마자 온기가 느껴져 기분이 좋았었다.
두 번째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전기차 주차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무려 50%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발렛 비용은 평소 쓰는 카드가 있다면 무료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주차장 요금은 매번 내야 했는데 그 비용이 꽤나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50% 감면 혜택을 받으니 여행의 마무리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이제 해외여행 후 격리기간도 해제되었고, 점차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해외여행을 가는 분들, 출장 가시는 분들 모두 즐거운 테슬라이프를 즐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