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키우는 테슬라 차주가 느낀 모델Y 장단점
※ '배똘'이 쓴 글입니다.
신혼부부의 테슬라 신행라이프라는 콘셉트로 글을 쓴 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우리 부부에겐 큰 변화가 생겼다. 나는 3년 간의 군의관 생활을 마치고 전역을 하였고, 직장 근처인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둘에게 소중한 아기 천사가 찾아왔다. 근무하는 곳이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와이프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이전보다 테슬라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2년 9월 우린 둘에서 셋이 되었다.
이제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몇 차례 테슬라와 함께 해야 했던 일들이 있었는데, 그때 느낀 테슬라 장단점을 실사용기와 함께 전하고자 한다.
먼저 테슬라를 타면서 좋았던 점은 집 안에서 차의 실내 온도를 미리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온도는 0.5도 단위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신생아 시기에는 겨울이니까 절대 밖에 다니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던 건 아이를 낳기 전에 했던 나의 안일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태어나고 나서 한 달 이내에 BCG 예방접종을 맞으러 병원에 다시 한번 가야 하기 때문이다.
육아 선배님들께서는 이미 다들 잘 아시겠지만, 아이를 데리고 조리원에서 돌아오는 건 바구니 카시트에 넣어서 그냥 어찌어찌 흘러흘러 가는데, 첫나들이라는 생각으로 집에서 병원 갈 생각을 하니 챙길 것도 많고, 생각보다 준비할 것도 많다. 특히 차로 이동을 하려면 남편들은 미리 차에 내려가 아이가 춥지 않게 시동을 걸어두어야 한다. 이렇게 남편이 미리 내려가 차에 시동을 걸고 다시 아이를 데리고 내려오든가, 와이프가 아이를 데리고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과정을 집 안에서 가능하게 한다. 테슬라 어플을 통해서 차량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원하는 신생아 실내 온도(22~24도)에 딱 맞출 수 있었다. 대다수의 차는 추우면 히터를 더 강하게, 더우면 히터를 더 약하게 조절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온도에 맞추어 조절이 가능한 것은 역시 전기차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전기차의 장점인 차박이 육아를 하면서도 일부 가능하다는 점이다. 테슬라를 타면서 우리 부부는 차박도 다니고, 캠핑도 다녔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사용하기 힘들 줄 알았던 캠핑 장비로 공원에서 아주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었다. 아직 날씨가 춥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감기나 코로나에 노출될까 걱정이라면 근처 공원으로 드라이브를 갈 수 있다.
뜨거운 보온병에 물과 분유를 챙기고, 우린 일산 호수 공원까지 다녀왔다. 육아로 인해 평소 바깥공기를 마시기 어려운 와이프도 한껏 신난 것 같았다. 출산 직후 단풍 구경은 못한다고 아쉬워했지만, 결국 우린 공원에서 단풍 구경을 했다. 차 안에서 단풍 진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어 더 예뻤다.
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뒷좌석을 눕혀 아이가 누울 수 있게 할 수 있다. 캠핑할 때 쓰던 의자를 펼쳐 놓고 잠시나마 바깥공기를 맡을 수 있고, 우린 과자 하나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수유를 위해 보온병에 담아 온 물은 뜨겁기 때문에 분유는 식힐 필요가 있었는데 겨울이라 바깥공기가 차다 보니 금방 식었고 아이도 잘 먹었다.
세 번째는 실내공간 및 수납이 여유롭다는 점이다. 트렁크와 프렁크가 있어 좀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아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모차까지는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모델Y를 타면서 골프백이나 유모차는 충분히 넣고 빼는 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뒷좌석 중간에 턱이 없어 짐을 두기가 용이하다. 뒷좌석에 와이프가 주로 앉아서 아이를 케어하게 되는데 카시트가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엄마가 앉게 되면 짐을 둘 공간이 엄마 발 밑뿐이라 매우 불편하다. 하지만, 테슬라는 센터터널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쾌적하게 다닐 수 있다. [센터터널이 없는 이유 ‘전기차 디자인이 엔진차보다 더 자유로운 이유는’ 참조]
네 번째는 안전성에 관한 점이다. 아이를 태우고 다니다 보면 자고 있는 아이가 깰까, 놀라진 않을까 하여 급정거나 과속은 하지 않고, 안전운전도 하고 다니며, 여유롭게 운전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보험이 있을 때 임산부나, 태아가 있는 경우 자동차 보험료도 감면받을 수 있다(예, 자녀할인특약).
최근 테슬라가 정말 안전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Devil's Slide라고 불리는 해안도로에서 일가족을 태운 테슬라 승용차가 76미터의 절벽 아래로 추락하였지만, 전원 기적적으로 생존하였으며, 큰 부상을 입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볼보(박지윤), 제네시스(타이거우즈) 등도 안전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건들이 있었는데 2020, 2021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호협회(IIHS) 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을 만큼의 안전한 차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 생각된다. [기사 링크]
마지막으로 오토파일럿(Autopilot)을 통해 손이나 전방 주시의 여유로움이 있다. 육아를 하다 보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육아는 템빨!’이라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들은 국민템이라는 아이템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당근을 통해서 중고물품을 싸게 구할 수 있고, 또 잘 맞지 않는 물품의 경우에는 팔 수 있기 때문에 애용하고 있다. 잠들지 않는 아이를 잠깐 내려놓을 수 있는 바운서나, 한 번 돌기 시작하면 눈을 떼지 않는 국민 모빌, 배고파서 우는 아이에게 7초면 분유를 탈 수 있는 국민 이모님과 그 옆에서 물을 적당한 온도로 데워주는 포트까지. 이렇듯 5분의 휴식을 위해 우리는 육아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오토파일럿이란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아이와 함께 운전을 하다 보면 룸미러를 통해서 뒷좌석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육아로 인한 뻐근한 어깨와 목으로 인해 스트레칭을 할 때도 많다. 핸들에서 손을 떼기가 어렵고, 전방주시도 항상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전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이다. 하지만, 오토파일럿만 장착되어 있다면 아이가 갑자기 울더라도 룸미러를 보면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고, 사고 방지를 위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고, 신호대기 상태에서 잠시 스트레칭을 하더라도 앞차가 출발하는 것에 따라 같이 출발할 수 있다. 다른 전기차에 비해 오토파일럿 및 FSD는 테슬라를 선택하는 데 매우 큰 이점일 것이다.
우리가 육아템에 기대하는 것은 완전한 육아가 아닌 아주 잠시의 편리함인 것처럼, 오토파일럿만 믿고 전방주시를 하지 않고 핸들에서 손을 떼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잘 활용한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성과 편리성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테슬라를 타면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
먼저, 아이가 있는 좌석 창문에 햇빛 가리개를 설치하였는데 차 문을 열면 창문이 일부 살짝 내려오다 보니 그걸 계산해서 설치해야 한다. 너무 높게 설치하게 되면 차 문을 열거나 닫을 때 창문과 차 사이에 뜬 공간이 생기고, 너무 낮게 설치하면 햇빛이 그대로 다 들어온다.
두 번째로, 차 후면 유리에 초보운전 스티커나, 아이가 타고 있어요 등의 스티커를 붙여도 잘 보이지 않았다. 차 후면 유리 부분의 각도가 상당히 낮고, 트렁크 부위 프레임 부분이 넓기 때문에 위에서는 잘 보일지 몰라도 뒤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뒤에서 오는 차에게 배려를 부탁드리기 위해 붙이는 스티커인데 멀리서 오는 차에서 잘 안 보인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오토파일럿으로 운전 시 끼어드는 차에 의한 급정거, 급브레이크가 밟히고, 앞에 차가 없을 시 가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아이를 태우고 다니면 위에 말한 것처럼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를 옮기는 것처럼 운전을 해야 하는데 카시트를 고정하였다 하더라도 급가속과 급정거는 아이가 깰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평소 오토파일럿을 켜고 운전을 하더라도, 급가속이 되거나 급정거를 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제한속도를 조절하면 편리하다 제한속도를 조금씩 내리고, 올리면서 속도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킨다면 아이와 함께하는 드라이브가 편안하고 안락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육아도 육아지만, 테슬라에 투자한 주주로서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육아로 인해 체력적으로 힘들고,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심적으로 힘든 와중에 아이에게 들려주다가 내 귀를 사로잡은 동요가 있어 추천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오며 가며 들었던 노래라 첫 줄은 모두 다 아는 노래일 것이다. 성인이 되고 힘들 때 들으니 이만한 명곡이 없다고 생각된다. 어서 우리 아이가 커서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힘이 난다. 우리 모두 파이팅!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기쁨의 그날 위해 함께 할 친구들이 있잖아요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친구랍니다
우리 가는 길이 결코 쉽진 않을 거예요
때로는 모진 시련에 좌절도 하겠지만
우리의 친구들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
우리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원! 투! 원! 투! 쓰리! 포!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기쁨의 그날 위해 함께할 친구들이 있잖아요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친구랍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친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