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기업이 바라보는 MZ세대들의 또 다른 모습도 있다.
“MZ, 그들은 진취적이고 창의적이지만 자기중심적이다. 또 인내심이 부족해서 너무 쉽게 퇴사를 한다. 일확천금을 꿈꾸기도 한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너무 직설적이고 일방적인 말이라 메모를 해뒀다.
이 말은 비교적 높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오판 중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지나온 경험에 비춰서 MZ를 바라본다. 지나온 시절, 불행하게도 우리는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 살았다. 오랜 기간 외세와 독재 권력에 짓눌렸고, 회사나 군대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당연시했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환경에 맞춰 살아왔다. 더구나 지금 높은 자리에 있다는 건 이런 환경에서도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 결과이겠지만, 고생을 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렇듯 “공정함”과는 좀 떨어진 곳에서 살아온 덕분에 만들어진 문화나 관습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건 별로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관습이나 경험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다. 늘 당하고만 살아왔던 세대들이 이제 힘 좀 쓸려고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MZ가 등장해서 공정함과 합리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힘으로 누르자니 꼰대라는 소리만 듣게 될 테고, 동의하고 따르자니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또 그동안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던 관습도 깨야 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중간에 끼어있는 사람들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사회가 지나온 과정과 관습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하는 MZ들의 모습도 보기에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공정함”이라는 명분아래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때도 적지 않았다. 나에게 “공정함”이 바로 옆 사람에는 “이기적”일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나이에 따라서도 그렇고 특히 여자와 남자로 나뉠 때는 더 그럴 수 있다.
무엇이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찍소리 못한 채 지냈던 그런 시절은 더 이상 아니다. 퇴사할 이유도 명확하고, 다시 일을 할 능력도 있고 그럴 자신감도 있다. 또 내가 하는 일 외엔 별다른 길 자체가 보이지 않던 옛날과 달리, 이미 지금은 엄청나게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이 되었다. 더 이상 인내심으로 단 하나에 대해서만 논할 시대는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의 기존 세대들이 “MZ 세대”를 별도로 규정했음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 다름이 조화롭기 위해서는, 하나만 선택하는 관리자들의 나쁜 버릇을 없애기 위한 문화 지능을 높여야 하고, MZ들도 조직의 일원으로서 서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