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는 남자와 여자, 사회 문화적으로는 MZ와 꼰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인간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구분해 본 말이다.
꼰대란 말은 늘 불렸던 말이다. 30년 전에도 있었고, 그 의미도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랬던 이 말이 이슈가 된 것은, 예전보다 훨씬 자기 주장이 강해진 MZ라는 상대적인 세대(기존 세대와 비교되는)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MZ(80년대 초부터 2천 년대 초반의 출생자들) 즉, 20여 년을 뛰어넘어 공유하는 가치가 도대체 무엇일까? 뭔가 공통점이 있는 듯도 하지만 왠지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있는데... 그 공통점을 기성세대의 사고방식과 그들이 만든 문화에서 생각해 봤다.
현재의 우리 사회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데, 바로 이 점이 이들 MZ 세대들의 공유 지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연봉 체계, 업무 지시를 받을 때, 연차를 쓰려고 할 때, 회식을 할 때 또 예외가 없는 일들과 상급자의 강압적인 태도 등등이 해당되지 않을까 짐작된다. 그렇지만 지금 이 모습 역시 이전에 있었던 또 다른 MZ들이 기울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물론 지금의 MZ들에겐 여전히 부족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예전의 회사와 군대는 어땠는지,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소통을 했는지, 여가 시간들은 어떻게 보냈는지 그런 것들을 얘기하면 진짜 꼰대가 되어 버리겠지만, 지나온 과정이 없다면 현재나 미래도 있을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MZ는 과거의 MZ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문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렇게 세대를 막론하고 있었던 <꼰대론>이 최근 두드러진 것은, 현재의 꼰대들이 과거의 꼰대들 보다 더 강력하거나 지독해서라기보다는 변화한 소통의 환경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만나서 말을 하고, 지면이나 유선 전화로 소통을 하던 시대와는 다른, 인터넷과 SNS라는 도구들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취하거나 버릴 수 있는 환경, 인원수에 관계없이 뭉치거나 흩어질 수 있는 환경 덕분에, 빠르고 강하게 서로 전파하고 공유하는 MZ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덕분에 이런 소통의 도구들을 기성세대들 보다 훨씬 더 잘 다룰 수 밖에 없다.(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컴퓨터라는 것은 구경도 못했다.) 만약, 어느 순간 현재의 통신 수단들이 모두 사라지고, 유선전화나 편지 또는 삐삐만 남는 세상이 된다면 상황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하다.
한동안 밀레니얼세대(M)들은 기업의 주요 마케팅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 Z세대와 결합한 MZ세대들은 관리하기가 어려운 세대들로 대접받고 있다. 꽤 많은 조직에서 이들이 원하는 취향이나 근무환경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한다. 또 서로 만나고 대하는 방식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나 다른 회사와 차별받는 것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불과 얼마 전까지 “밀레니얼 세대, 밀레니얼 마케팅”을 외치던 기업의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이 지금은 이들을 관리하기 힘든 대상이라고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덕분에 기업의 근무 환경은 개선되어, 모든 세대가 덕을 보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관리”라는 말에서도 권위가 좀 묻어있는 것 같긴하다.
기업이 바라보는 MZ세대들의 또 다른 모습도 있다.
MZ 아니면 꼰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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