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명화감상 수업을 정말 좋아합니다. 예술적 가치가 높고, 잘 알려진 그림을 명화라고 합니다. 유치원에서 명화감상수업은 이렇게 잘 알려진 그림을 다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명화와 관련된 놀이활동을 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물론 학급의 상황과 교사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만.)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림을 그려왔고 그 대상은 동굴 속 동물사냥부터 꽃과 나무, 사람들의 일상, 추상적인 것들까지 포함하여 다양하며 문화와 정치, 역사까지 많은 것들을 포함합니다. 사람들의 삶이 있는 곳에 그림은 함께였지요. 유아용 명화감상목록을 활용하거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선택하거나, 진행되는 생활주제와 관련된 명화를 찾고 함께 감상해 봅니다.
황묘농접도, 김홍도 : 간송미술관 소장 이번 주에는 김홍도의 '황묘농접도'를 아이들과 같이 감상해 보았습니다. 따뜻한 봄날, 노랑고양이 한 마리가 나비를 바라보며 놀이하는 듯한 이 그림은 장수를 바라는 의미에서 노인에게 선물하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중국어로 고양이는 마오라고 하는데 이는 70세 노인과 발음이 같고, 나비는 띠에라고 하는데 이는 80세 노인과 발음이 같아서 70~80세의 장수하는 노인을 뜻한다고 합니다. 보이는 꽃은 패랭이 꽃으로 청춘을 뜻하는 꽃이고, 바위는 그 자체로 천년만년 살아내는 것이니 내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기원하는 기특한 그림이에요. 그런 의미도 재미있지만,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귀여운 고양이와 나비 그 자체입니다. 이 그림을 아이들이 주의 깊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림을 잘 살펴보고 기억해서 말로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를 테면, 기억력게임이라고 말하면서요. 노랑고양이의 고개가 어느 쪽으로 돌아가있는지, 까만 나비는 어떻게 날아다니고 있는지, 빨간 꽃의 꽃잎은 몇 장인지, 바위는 어디에 위치에 있는지 아이들의 기억력은 놀랍습니다.
왜 이렇게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말로 설명해 보라고 했을까요?
글 상자 안에 텍스트를 입력하고 연필표시가 되어있는 버튼을 누르면 그림을 만들어줍니다.(출처:craiyon.com) craiyon이라는 사이트를 활용해 보려고 그랬습니다. 이 사이트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텍스트에 맞는 그림을 그려줍니다. 한국어는 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중간에 파파고 번역앱을 한번 사용해서 영어로 입력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 그대로 영어로 입력할 수 있으면 좀 더 멋졌을 테지만, 파파고 번역앱을 소개해 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다, 다행이다.) 우리말이 영어로 바뀌는 마법을 보여준 후, 이 글을 craiyon 사이트에 넣어봅니다.
우리가 설명했던 그림은 이렇게 표현되었습니다. 고양이와 꽃의 위치가 달라지긴 했지만 대략 비슷하게 그림이 표현되었습니다. 고양이의 표정이 살짝 기괴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의 반응은 살짝 실망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인공지능이 아주 완벽하게 따라 그려주길 바랐겠죠? 아니면 고양이라도 귀엽게 그려줬으면 좋았을걸. 배경색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로 설명해 주면 달라졌을까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럼 우리가 고양이를 좀 더 귀엽게 만들어 주자! 새로운 그림을 직접 만들어 봅니다.
다양한 그림을 함께 보고, 그림 속에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 그림을 집으로 가져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