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새해 [전문가 칼럼]

그렇게 역사 속으로 선한 사람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by jairo

[전문가 칼럼] 그렇게 역사 속으로 선한 사람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서영석 작가 승인 2024.12.28 21:22

엘 그레코, 돈 곤잘로 루이스의 장례식, 스페인 톨레도 산토토메 성당, 1586~1588


"이 작품은 왼편의 스테반과 오른쪽의 어거스틴이, 산 후안 로스레예스 근처에 있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서 1327년 산토토메 성당으로 곤잘로 루이스의 유해를 옮길 때 두 성인이 나타난 직접 하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해지는 그림이다."

2025년을 맞이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2024년을 달려왔고,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얼 꿈꿔야 하는걸까.


여행을 이끌며 가는 중에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2025년을 기대하는 내용을 여행자들에게 문의를 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바로,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안정으로 불안함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이 동일한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은 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삶 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던 중, 여러 그림이 머릿속에서 스쳐 갔지만 강하게 남은 한 작품이 새해를 여는 그림이 되었다.


엘 그레코(도메티코스 테오토코폴로스)의 작품 중, 톨레도 산토토메 성당에 자리잡고 있는 ‘곤잘로 루이스의 장례식’이 바로 그 그림이다.


이 작품은 왼편의 스테반과 오른쪽의 어거스틴이, 산 후안 로스레예스 근처에 있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서 1327년 산토토메 성당으로 곤잘로 루이스의 유해를 옮길 때 두 성인이 나타난 직접 하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해지는 그림이다.


곤잘로 루이스는 톨레도 남쪽의 오르가스라는 마을에 살던 살던 사람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성당과 사제들과 마을 사람들을 구제와 나눔으로 섬기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죽음의 과정 속에 유언으로 자신처럼 끊임없이 나눔을 실천하기를 원했다.


놀라운 건, 아무런 대가없이 나누게 되었던 곤잘로 루이스를 처음에는 믿지 못하여 창고의 내용물을 다 가져가 버리고 낭비가 되는 듯 보였으나 꾸준하게 오픈된 창고를 보며 곤잘로 루이스의 본심을 모두가 진심이었음을 보게 되었다. 그 뒤로 창고의 물건은 모두가 필요한 만큼 가져갔고, 또 자신의 소유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선한 영향력은 엄청난 파급력을 낳았다.


하지만, 곤잘로 루이스의 유언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역사 속에 사라졌다. 타인의 베풂은 당연한 듯 받아 드렸으나, 자신의 소유를 내놓는 모습에는 모두가 인색해지기 시작을 했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선한 사람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그러던 중, 1564년에 안드레스 누녜즈 신부가 왕립 법원과 바야돌리드 총리실에 중단된 이 사실을 알리고 재판을 통해 1569년 소송에 승리를 하게 되면서 과거 선함의 상징인 곤잘로 루이스의 삶을 재조명시키게 된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를 자신이 다시 그릴테니 지우라고 소리치던 사람으로, 당시 톨레도에 머물러 살던 그리스 크레타 섬 출신 엘 그레코(도메티코스 테오토코폴로스)가 누녜즈 신부 의뢰로 1586~1588년에 그림을 완성한다.



이 그림을 바라보면, 당시 유럽의 움직임이 보인다.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의 움직임 말이다.


이 그림의 해석은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만, 핵심은 한 가지이다. 스테반과 아우구스티누스가 하관하고 있는 검은 갑옷을 입은 곤잘로 루이스의 심장 부분이다.


독수리 모양이 금으로 새겨진 곳이 보이는데, 그림 왼편에 서 있는 꼬마 엘 그레코의 아들 호르헤 마누엘이 손가락으로 그 심장을 가르키고 있다. 스테반과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그 심장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검은 옷을 입은 당시의 귀족들 모습 속에서 한 사람이 손으로 ‘심장을 보라’고 손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천상을 바라보면 구름 왼편에 있는 여인 성모마리아가 곤잘로 루이스의 심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스테반은 행동으로 옮긴 사람이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론으로 체계화 한 사람이다.


종교의 힘은 단순하게 ‘행동이다. 또는 이론이다’의 논쟁을 넘어서서 이 두 가지가 다 갖추어져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모습은 뜨거운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우리에게 “너는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을 소유하고 있는가”라고 묻는 역설의 그림이다.


두 의견의 차이를 들여다보면 뭔가 어수선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둘 중 하나로 나뉘어 생각하고 판단하고 움직인다. 그러나 이 그림은 그 모두를 뛰어넘는 이성과 감성의 출발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심장이 뜨겁게 타인을 위해 뛰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 중이다.



최근, 감성의 시대로 바뀌어 가는 유럽을 보며 느끼는 것은,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세상을 진심으로 만들어 줄 뜨거운 가슴이 있는지 현시대의 상황을 바라보며 깊은 탄식과 눈물이 두 눈가를 적심을 본다.


마지막으로 3대 성화로 불리는 이 작품을 보며, 우리의 가슴도 이처럼 뜨겁게 타올라 선함과 진실함의 외침을 통해 모두가 가슴으로 공감하는 언어의 세계를 만들어 내기를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을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기를 이 그림 ’곤잘로 루이스의 장례식’을 통해 2025년도에는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소망해 본다.


서영석 작가

『프라도 미술관 이야기』, 『티센 미술관 이야기』, 『톨레도, 이래서 행복하다』 저자

스페인, 포르투칼, 모로코 현지 가이드

사색의향기 스페인 마드리드 지부장

예목원 연구위원


http://www.gospe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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