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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맘 Feb 09. 2024

항저우에 오다

항저우의 깊은 밤이다.

내가 중국이라는 나라에 있다니 흥분되어 잠이 오지 않는다.


2시간이 좀 넘어 도착한 여기에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살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가  들려오는 낯섦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 경비를 대는 아들은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기 위해 중국 친구들과 연락했었고, 독일에 있는 딸도 평소 잘 지내는 중국인 친구에게 현지 정보를 물어서 아들에게 보내줬다.


공항에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지 않고 앱으로 택시를 부르고 호텔의 위치도 유명한 관광지에서 가깝지만 고급 호텔에다 가격까지 괜찮아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와 달리 구글도 연결이 되지 않으니 사전에 준비를 하는 듯 부산했었다)


바로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려고 하니까 고개를 저으며 현지 커피점에서 따뜻한 커피를 사 왔다.

(내가 처음 마시는 중국에서의 커피였다.)


오늘은 전혀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여러 번 당황했는지 정리해 온 것을 보면서 여행에 차질이 생길까 봐 내일 일정을 염려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마침 중국도 우리와 같이 설 연휴라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여유를 누리면 되지 않을까?


유럽에서 살 때 애들은 자동차 뒷좌석에서 닌텐도 게임을 하거나 둘이서 말장난하다가 한 명이  삐지기가 일쑤였고 남편은 운전하랴 길 찾으랴 정신이 없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처음 가는 도시에서 맛있는 것을 찾기 위해 애 섰는데 우린 언제나 남편에게 의지만  했었다.


근데 지금 우리 부부는 아이가 하는 대로 따라다니고 있고 다 큰 아이가 무척 대견하고 고맙다.


30여 년을 살면서 남편에게 바라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그의 마음을 알 것도 같은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간의 시간에 아이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여행을 왔다.


우리나라보다 쪼금 큰 나라 (난 이렇게 생각하련다)에서 남편과 아들과 즐겁게 여행을 시작하는 설렘으로 벅차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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