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결혼 행진곡도 클래식 음악이다!
(축혼 행진곡 내지 Wedding March라고 적혀있다)
1826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한 여름밤의 꿈에 매료된 17세의 소년 멘델스존은 '한여름 밤의 서곡’을 발표하였다.
플룻과 바이올린의 가볍고 신비한 소리는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신비로운 마법의 소리라는 평을 들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거듭 곡을 더하여 처음 발표한 나이의 두 배가 된 시기에 극음악 “한여름밤의 꿈”을 완성하였다.
단순히 콘서트 공연을 위한 곡이 아니라 연극 공연을 위한 독창과 합창까지 더 해진 극적인 표현의 곡이 되었다.
'내일부터 나는 한여름 밤의 꿈에 매료되어 살 것이다'라고 말했던 소년 멘델스존은 일생이라고 할 만큼 긴 시간을 꿈에서 깨어나지 않고 아름다운 음악을 남겼다.
결혼식을 마치고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행복한 신랑 신부의 첫걸음에 울려 퍼지는 결혼 행진곡은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서곡중 하나다.
클래식을 전혀 모르던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이 곡만큼은 알고 계셨고 피아노 소품 집에 수록되어 피아노를 배우던 어린이들이 익숙한 멜로디를 치면서 삼촌이나 이모가 결혼할 때 연주하고 싶어 했던 결혼 행진곡은 우리에게도 꿈을 주는 곡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함께 하는 음악이 태어난 배경은 어린 시절의 감동을 잊지 않고 일생에 걸쳐 부단히 노력했던 그가 세상에 뿌린 행복한 결과물이었다.
멘델스존
독일의 항구도시인 함부르크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난 걸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은행가였으며 어머니는 살로몬의 제조업 가문 출신으로 아마추어 음악가이자 영문학과 불문학등에 조예가 깊었고 자녀들의 교육에 엄격했다고 전해져 온다.
멘델스존은 누구나 반할 외모였으며 부모님의 아낌없는 지원에 부응하는 재능에다 그야말로 엄친아인 그는 불행하게 삶을 마무리한 여러 작곡가들과 대조된다.
오늘날에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알려진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으며 라이프치히를 유럽음악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1843년 라이프치히 음악원을 창립하여 음악장을 지냈으며 라이프치히 대학의 명예박사가 되기도 했다.
행복한 가정에서 음악과 더불어 명예까지 있는 삶은 그 시절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38세란 젊은 나이에 요절한 점은 더 많이 세상에 남겨졌을지 모를 선율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변화를 좀처럼 하지 않기로 유명한 독일에서 살 때 멘델스존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남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 집 근처 공원 앞에도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작곡할 때 머물었던 호텔이 있었다.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그 공원을 산책하면서 그가 작곡한 음악을 생각해 보았을 테지만 작곡가의 흔적이 생활 속에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였다.
독일 가서 처음 콘서트에서 들었던 곡도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는데 독일인인 율리아 피셔가 연주를 하니 실로 꿈만 같았다.
음대를 다녔던 딸아이의 음악여정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어린 시절 멘델스존 음악 콩쿠르에 참가하면서 음악을 즐겼던 점도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이 되었다.
기계공학 전공인데 음대도 다녔다고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음악은 자연스러운 우리의 생활이었다고 말한다.
동네 한 중간에 위치한 멘델스존 하우스를 지나다니면서 살았고 바로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어린 딸은 언젠가 그 바이올린 곡을 연주할 것이라 꿈을 꾸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함께 클래식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살았다.
독일은 많은 작곡가의 고향이자 활동을 했던 클래식의 본고장이지만 예술가의 삶은 녹록지가 않았다.
생활고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병으로 삶을 마감한 여러 음악가들의 안타까운 삶에 비해 멘델스존은 여유가 있는 삶을 살며 밝고 경쾌한 곡들을 많이 작곡하였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맨 처음은 역시 ’한여름밤의 꿈‘이다.
요정의 숲에서 엇갈린 사랑과 안타깝게 바라보는 요정의 왕이 그들의 사랑을 맺어주면서 행복한 결말이 되는 내용으로 서곡, 스케르초, 간주곡, 녹턴, 결혼 행진곡의 순으로 연주된다.
유명한 웨딩마치 외에도 녹턴 (밤의 음악)의 멜로디도 많이 연주되는데 금관악기인 호른이 주된 선율을 연주하는 그 느낌을 나는 고요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멘델스존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작곡한 곡인 '이탈리아'도 연주가 많이 되는 곡이다.
이탈리아의 풍경과 분위기에 대한 느낌을 바탕으로 작곡된 교향곡으로 1833년 런던의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의 연주회에서 작곡가 자신인 멘델스존이 직접 지휘를 하며 세상에 발표를 하였다.
그가 전하려고 했던 파란 하늘과 청량한 바람을 느끼며 이탈리아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