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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비 Jul 30. 2021

인생의 목격자가 필요한 우리

“삶에 있어서 우리는 인생의 목격자가 필요해요.”               



피터 첼섬 감독의 영화<쉘 위 댄스(2004)>를 본 적이 있다.

위의 문장 한 줄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 명의 인물이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대사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대사를 계속 곱씹으며 생각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없이 많은 사람의 삶을 목격하고 기억한다.    

 

나는 종종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카메라로 함께 노는 모습들을 영상에 담을 때가 있다.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즐거움은 친구들의 반응에서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부담스러워하고 어색해하던 친구들이

점점 카메라가 익숙해지니까 모든 행동과 말투가 자연스러워졌다.

영상을 만들고 편집해서 보여주면 친구들은 좋아하고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보는 친구도 있었다.   


영상 속의 자신의 모습이 신기해서일까?

영상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일처럼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 있을까?



사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의 얼굴보다 타인의 얼굴을 많이 본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스쳐 지나가지만

정작 본인의 얼굴은 거울에 비친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고

볼 수 있는 모습은 한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대사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자신을 기억해주고

자신의 삶을 지켜봐 줄 수 있는 영원한 후원자들을 원하는 것 같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지나간 나의 모습은 실제로 다시 볼 수 없다.

하지만 기록된 영상에서 우리는 그 모습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

촬영된 영상 속에서 지나쳐버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증발해버린 나의 삶을 찾아보는 것이다.     


사람은 기록을 좋아한다.

누구나 일기를 쓴 경험이 있고 자신의 모습을 기록한 적이 있으며

전쟁 중에도 총알을 피해가며 그 순간을 기록하는 ‘종군기자’라는 직업도 있다.     

기록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여

더 좋은 미래와 후대 인류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은 사랑이 담긴 곳이다.

도서관에서 우리는 타인의 삶을 목격한다.     


나는 현재 몇 명의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고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기억되

어떤 영향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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