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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Jul 08. 2024

제2회 전주책쾌에 다녀왔습니다.

1년 동안 서점을 방문하는 많은 창작자가 한 목소리로 "전주책쾌 왜 참가 안 하셨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다시서점은 2021년부터 강서 N개의 서울을 주관하면서 매달 행사 일정이 있어서 본업인 '책'에 관한 일을 조금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해마지 않던 책쾌에 참가했습니다. 


전주책쾌는 올해 2회째 열리는 독립출판 북페어입니다. 조선시대 ‘책쾌’라고 불린 책장수의 서사를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독립출판인과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등 현대판 ‘책쾌’ 연결시켰습니다. 강원대 이민희 교수의 『책쾌 송신용』에서 책쾌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삼아 만든 행사이지요. 



[인터뷰] 전주에 책쾌가 온다!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
https://bricksmagazine.co.kr/interview/?idx=15541523&bmode=view 


선미촌의 물결을 일으키다 - <물결서사 책방지기 임주아> 인터뷰�
https://m.blog.naver.com/jeonju_city/222255850432


최근 많은 북페어가 생겼지만 부담스러운 참가비 때문에 주저하는 창작자들이 많았는데 전주책쾌는 참가비가 무료인데다 세심한 기획이 돋보이는 행사였습니다. 아마도 기획단이 전주 독립서점 운영자들인 것도 기획이 탄탄해지는데 한몫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독립출판과 북페어를 많이 경험해보신 분들이라서 관람객들과 참가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헤아리고 진행해주셨어요. 


지금부터 쓰는 글은 내년에도 전주책쾌가 열렸으면 하는 마음에 전하는 일종의 충언입니다. 이틀동안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신 기획단과 전주시, 전주 도서관에 보내는 감사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전주책쾌는 다른 지역 창작자를 비롯해 다른 지역 관람객이 일부러 참석한 행사였습니다. 실제로 부스에서 만난 많은 분이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라도 지역과 경상도 지역 곳곳에서 전주책쾌를 보기 위해 오셨습니다. 당일치기로 오신 분들도 계셨지만, 며칠 더 전주 여행을 하다가 돌아가겠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런 성격의 행사는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숙소를 예약하고, 인근 식당을 이용하고, 문화재 관람을 하는 등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적확한 수치를 계산하기는 어렵겠지만, 금요일에 도착하여 부스 설치를 마치고 행사장 인근을 돌아다니면서 전주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창작자들을 발견했습니다.  


기관에서는 이들이 더 잘 여행하고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장려했으면 합니다. 행사장 인근을 소개하는 간단한 지도부터 행사장 한 켠에 전주 여행 지도, 전주시에 있는 독립책방과 도서관을 소개하는 지도를 비치하면 지역 내 상권에도 더 많은 활기를 불어넣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참가팀 대부분이 작가이기 때문에 전주를 알리는데 블로그 마케팅 홍보비를 쓰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겁니다. 


사실 한정된 예산으로 지금의 행사를 사고없이 잘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입니다. 전주시에서 이 행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더 넓게 바라봐주시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북페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사장을 방문한 대다수의 2030 관람객이 미래에도 전주를 방문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행사가 될 수 있습니다.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관과 지역 도서관이 길을 열어주고 지역 서점들이 판을 여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많이 부러웠습니다. 서울을 비롯해 그 어느 도시에서도 민관 협력이 잘 되지 않는 데 전국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들은 해외까지 나가서 여행가이드에게 사례를 듣고 오지 마시고 우리나라 안에서도 잘하는 사례를 직접 보고 경험하셨으면 합니다. 


일부러 지역 시의원과 관련 기관 분들의 개회사를 들었는데 그래도 전주는 왜 이런 행사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하는지 아시는 것 같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행사였습니다. 행사를 마무리하고 블로그와 SNS에서 전주책쾌를 다녀간 관람객들의 후기를 찾아 읽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훈훈한 글을 남겨주셨고, 단 하나 꼽은 단점은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작년에 진행했던 공간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진행했다고 하는데 기관에서는 더 많은 관람객이 전주를 방문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내년 행사 공간에 관한 고민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관 내 다른 부서와도 연계해서 예산을 확보하고, 전주의 면면을 잘 보여주는 행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뜻깊은 행사가 지속되려면 지역주민들이 이 행사로 인한 지역 활성화를 느껴야 합니다. 이 행사에서 지역이 한 번 더 소개되고 지역서점들이 더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행사를 통해 지역서점으로도 연결되어야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 기획자들이 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한 그분들은 그걸 해내실 수 있는 분들입니다. (예산 빵빵. 응원 빵빵. 부탁드립니다.) 


행사의 지속성, 지역의 지속성이란 이곳을 한 번 더 찾을 이유에서 생길겁니다. 행사에 참여한 팀과 이 행사를 보러 온 다른 지역 분들의 후기를 보면 이미 전주라는 도시의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아마도 올해 참여한 팀 대부분은 내년에도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할 테고요. 그리고 이들이 내년에도 전주에서 하나라도 더 먹고 마시길 바랍니다. 내후년에도 전주책쾌를 만날 수 있도록요. 


행사 전후로 많은 분이 ‘전주책쾌 어떻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내년에 방문하셔서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전주 독립책방 사장님들이 고생하신 덕분에, 전주시와 전주 도서관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가능한 일들이겠지만 지금까지 참여했던 북마켓 중에서 가장 노력이 돋보인 마켓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로 돌아와 반성, 끝임없는 반성 중입니다. 그리고 그 반성은 저만 해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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