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공부

네 부부의 독서모임에 초대받다(책은 <젠더 수업 리포트>)

by 박조건형

네 부부의 독서모임에 초대받다(책은 <젠더 수업 리포트>)


임호영 선생님은 사진작업을 하시는데, 최근에 인문학을 공부하다보니 페미니즘까지 관심영역이 넓어졌고 여차여차해서 지금은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함께 하고 있다.(내가 같이 하자고 꼬셨다.) 이유진 작가님의 <젠더 수업 리포트>가 좋아서 선물을 드렸는데, 임호영 선생님이 하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다루기로 했다며 나를 초대해 주셨다.


술모임을 빙자한 네 부부의 독서모임이라는데, 사이가 친한 부부들의 모임이었다. 여덟명중의 네명은 이미 너른벽에서 했던 “박조건형은 대체 왜 남자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강연때 오셨던 분들. 그 여덟명중 나와 도풀갱어인 한분이 있는데, 나와는 전혀 다른 반대의 입장을 가진(페미니즘에 대해서 불편함이 있는) 분이라 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갈지 기대가 되었다.


<슬플땐 둘이서 양산을> 책을 가지고 오신 분이 있어 사인을 해 드렸고, 식사를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서모임을 할때마다 단톡방을 통해 질문들을 모아 발제를 해 진행해 오셨다고 한다. 중간에 내가 끼어들어 “똑똑대화카드”를 바닥에 깔아 놓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서 그 사진을 고른 이유를 말하고 카드뒤에 있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워밍업을 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편견이 있는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듣지 않는 태도를 가지거나 팔짱 끼고 네가 얼마나 나를 설득할수 있는지 보자 라는 태도를 가진 분에게는 내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는다라고 먼저 이야기 했다. 한국의 토론문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는데, 타인의 다른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 상대 논리의 헛점을 파고 들어 이겨내는 방식의 한국의 토론 문화는 싸우자는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은 남성들에게 노후보장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아직까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남성은 거의 없으니 지금 공부하면 조금만 공부해도 개념남이 된다며 블루오션이니 뛰어들라는 이야기도 농담삼아 드렸다.


페미니즘을 단순히 하나의 추상적인 이론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잇슈가 나의 삶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해보면 고민하고 사유할 부분이 많다고 말씀드렸다. 여덟번째의 질문은 성매매에 관한 이야기 였는데……이건 쉬운 주제가 아니라서 패스하셔도 좋다고 했는데도 서로의 생각을 조심히 나누었다. 다만 내가 덧붙인건 성매매 잇슈는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라는 점은 강조했다. 자발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경우라도 그것이 정말 자발적인 선택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을 덧 붙였다.


자녀들에 대한 성교육 이야기도 나와서 부모와 교사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성교육이라고 말하며 얼마전에 받아봤던 울산에서 활동하시는 고마 선생님의 성교육 수업이 너무 좋았다고 한번 소규모로 받아보시라는 말도 덧붙였다.


나와 도풀갱어인 분이 나를 공격할거라고 다들 그러셨는데…..ㅎㅎ 특별한 활약은 못하시고 조심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다.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하거나 강연을 하면 대부분 여성들이 듣게 되는데, 어제의 자리에는 네명의 중년 남성들이 있어서 반가웠고, 급발진하지 않고 그래도 다른 관점의 나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 중년남성들이 계속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멈쳐서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는 드린 것 같아 좋은 시간이었다.


네시간 넘게 이야기 나누고 나는 내일의 출근과 휴식을 위해 일어났고, 남은 분들은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후문이다.


독서모임에서 남성 페미니스트의 시선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자주 이런 자리를 가지고 싶다. 남성이 남성에게 할수 있는 역할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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