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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조건형 Nov 30. 2024

아마튼, 후드티(조경숙)

책리뷰

아마튼, 후드티(조경숙)


아무튼 시리즈로 나온 책이 엄청나게 많지만, 그렇게 많은 주제들중에 읽고 싶은 책은 <아무튼, 반려병>이 유일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다.(관심없는 걸 볼 시간에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것들을 더 찾아보고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무튼 시리즈는 덕질에 대한 책이다. 책속의 글이 덕질에 대한 내용만 담겨 있다면 그 소재에 전혀 흥미가 없던 사람으로써는 글에 관심이 생길리 만무하다. 다만, 그 덕질을 매개로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과 철학, 자신의 삶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을 경우 덕질의 소재에 관심이 없었더 하더라도 읽게 된다.


저자인 조경숙 작가님은 줌으로 하는 ‘여성혐오폭력에 맞서’ 시리즈(총6회) 강연중 첫 강사셨다. 강의가 너무 알차고 좋아서 작가님이 쓰신 책들을 검색해보고 몇권 구입해 읽어보았다. 패션에도 관심없고 후드티에도 관심이 없지만, 멋진 분인것 같은 호기심에 작가님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다. 강의가 좋았던 만큼 <아무튼, 후드티>의 글도 좋았다.(물론 글과 강연이 둘다 좋은 작가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단단한 글이고 자기삶으로 하나하나 부딪히며 살아오신 단단함이 있는 분이었다. 작가님은 테크페미활동가 이시다. 개발자와 IT 회사생활에서의 경험과 게임, 만화 덕후로써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시는 작가님이시다.


자신을 온전히 다 들어낸 글이 항상 좋은 글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자신의 삶의 구체성을 담보로 한 글에는 독자에게 깊이 와닿는 힘이 있다. 자기 삶을 소재로 적으려고 하면 일단은 자신의 삶을 직면하고 성찰하는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른 말로 자기 꼴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좋은 것만 이야기하고, 힘들었던 시간 아픈 이야기들을 대충 둘러 이야기하는 작가의 글은 힘이 없다.(물론 그런 것만 읽고 싶은 독자층이 한국에는 많다. 자기계발서의 붐은 그런 반증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세상이 조금은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고민하고 활동하는 작가님으로써 존경하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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