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사과이모)
‘흔들리고 아파하는 너에게 전하는 가장 다정한 안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다. 부제중에서 나는 “다정한” 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얼마전에 친구랑 대화를 하면서 자신은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 친구는 이미 다정했었고, 아마 원하는대로 다정한 사람으로 나이들어갈 것이 선하게 그려졌다.
저자인 사과이모 작가님은 진로상담을 을 하시는 분이다. 어떻게 보면 뻔하고 오글거리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뻔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책을 읽으며 자주 울었다. 작가님도 방황의 시간이 있었고,그 시간들을 마음 공부를 통해 현재는 자신에게 가까워진 삶을 살고 계시다. 요즘은 나도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 좋다. 따뜻하게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 타인의 아픈 이야기를 말없이 경청하는 사람, 이 말이 상대에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 고민하며 신중하게 말을 아끼는 사람,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질문은 지금 타임에 필요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으로 용기내어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 올해 마은아홉이 되었다. 29년의 징글징글하고 불안정하고 바닥이었던 우울증의 시간을 살아 남으니 이렇게 찾아온 마음의 평화가 언제나 감사하다.
내가 이렇게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이 나 혼자만의 노력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옆에 있어준 존재들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지금 나로써 잘 살아가고 있다. 불안함, 복잡한 생각이 종종 찾아들지만 그게 나에게 온 것을 일단 인정한다. 내가 이러하구나 하고 알아준다. 그리고, 그 복잡함과 불안함이 어디서 왔는지 잘 살펴본다. 생각이 정리가 될때도 있지만, 그 복잡함과 불안함의 정체가 뭔지 파악이 안될때도 있다. 그러면 그냥 그런 것이 있는 나를 안아준다.
주변에 흔들리는 친구들이 있으면 자주 괜찮다. 잘하고 있다. 니가 그렇게 느끼는건 이상한게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니가 어떤 길을 가든, 계속 밀고 나가든 포기를 하든 어떤 선택이든 나는 네게 필요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 라고 말해준다. 그건 상대에게 향하는 응원이지만, 한편으론 오랜시간 힘들어하고 세상 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던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읽은 책이다. 뻔한 이야기 같았지만, 뻔하게 느껴지지 않고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를 아껴주고 나를 포용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 그리고 내 옆에 있는 누군가를 걱정하고 경청하고 수용해주는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어서 북토크에서 작가님을 만나고 싶어졌다.
나도 내 친구처럼, 다정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p9 -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말한대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진정한 소명이란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그것뿐”이 아닐까요.
p58- 무서워도 괜찮습니다. 무서워하면서 걸어가면 됩니다. 무서운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바들바들 떨면서도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사람이 더욱 멋진 법입니다.
p61 - 두려워해도 괜찮아, 헤매도 괜찮아, 하기로 한 일을 다 해내지 못해도 괜찮아, 마음이 불편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방황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우울해도 괜찮아, 나 자신이 싫어져도 괜찮아
p132 - 그래도 그게 네 존재가 거절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 기운 내….. 우리 모두 조금씩 거절당하며 살고 있잖아.
p192 - 두려운 일 앞에서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할 때, 저는 성공의 기준을 낮추며 그 시간을 건너갑니다. 원래 바라는 것보다 다섯 계단쯤 낮추는 거예요.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기만 하면 성공인 걸로 쳐주는 것이지요. 그러면 힘이 빠지고 덜 긴장되더라고요. 무기력이 심할 때는, 오늘 살아서 숨 쉬고 있는 것 자체를 성공인 걸로 쳐준 적오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로 매일 성공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