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 (마거릿 애트우드 시집 “돌은 위로가 되지” 에서

by 박조건형


깃 (마거릿 애트우드 시집 “돌은 위로가 되지” 에서)



깃털이 한 줌씩 떨어졌네.

가파른 바람, 햇빛의 표백, 올빼미의 다툼, 엽총을 든 사냥꾼.


뭣 때문일지 누가 알까.

아무튼 여기 잔디 비슷한 곳에서 나는 누구의 찢긴 살가죽인지 모를 그걸 발견했어


달을 너무 가까이해

녹아버린 신의 잔해,

부러진 날개의 글씨.


한때는 높이 날아올랐겠지,

우리 모두 그랬듯이.

모든 삶은 실패


마지막 순간에는,

피가 마르는 순간에는.

하지만 우리는 한사코 생각해, 그 무엇도


헛되지는 않다고, 그래 난 패배로 나온 깃 하나를 집어 들어

뾰족하게 다듬고 쪼개고,

잉크를 구하고,


그렇게 이 시를 얻었네

죽은 새, 너로 인해.

너의 소진한 비행으로,


점점 희미해지는 너의 공포로,

나선으로 떨구어지던 너의 눈으로,

너의 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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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위로가 되지>는 제주 심심책방에서 내 책 <좋은 사람 자랑전>에 와주신 희정작가님이 선물로 주신 시집이다. 솔직히 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작가이름이 마거릿 애트우드라 <시녀 이야기>를 쓴 작가이기에 여성주의적 성격의 시집이 아닐까 싶어 나중에 한번 읽어보기는 해야지 생각해뒀다.


자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깼다가 그림한점15분글쓰기를 할만한 그림들을 좀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고, 집에 그림과 관련된 책이 없나 찾아보려고 불을 켰다가 문득 <돌은 위로가 되지>라는 시집이 보여, 시 또한 그렇게 글쓰기를 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달리님이 그랬던가, 시는 그냥 시간날때 펴서 읽어보다가 마음에 말을 거는 시가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시라고. 그래서 아무 페이지나 펼쳤더니, 105페이지의 ‘깃’ 이었다. 읽어보니 내게 말을 부분이 있어서 이 담 글에서는 15분 글쓰기로 이 시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인스타에는 긴글이 실리지 않다보니 시소개와 시를 읽고 떠오른 영감은 따로 구분해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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