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수영 Mar 21. 2023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가능한 거였어?

나는 여전히 괴롭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되게 유명한 말인데, 이 말보다는 '참을 인'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게 도움이 될 때가 더 많았다. 지금보다 더 화가 많고, 열정적이었던 때는 마음속으로 '참을 인' 100번 외치고 생각하기... 이런 걸 했던 적이 있었다. 진짜로. 참 오랜만이었다, 그때처럼 다시 화가 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인연은 유지하더라도 SNS 친구는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웬만큼 친한 사람이 아니면 맞팔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되어 있던 맞팔도 내 손으로 끊어버린 적도 있다. 적어도 내 공간에서 만큼은 눈치 보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리고 싶어서였다.


 그런 덕분에 정말 오랫동안 생각도 못한 채 잊고 지냈던 사람을 서로 아는 지인의 SNS를 통해 우연히 보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 나와는 악연이지만 지인과의 관계는 그들의 이야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의 나쁜 기억을 자꾸 불러와서 낮은 온도부터 화가 슬슬 끓어올랐다.



 그래, 솔직해지자. 오랜만에 다시 본 그 순간부터 기분 나빴다. 우리가 보통 악연이었어야지 말이야. 도대체 저 명언은 무슨 의미일까? 나는 미움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죄보다는 사람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늘 괴롭다. 어떤 인연은 뼈가 시리도록 괴롭다.


 불같던 그 시절엔 무슨 일만 했다 하면 사람을 멀리했다. 당사자는 찾으려 하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도록 모든 걸 차단하고 멀리했고, 심지어는 지인들도 멀리하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사람이 늘 열정적이지는 못해서 어느 날 되니 사람을 멀리하는 그 과정도 피곤하게 느껴졌다. 요즘은 노력해서 멀리하기보다는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대하며 세상이 좁아 보게 되는 날이 있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대하려고 노력'은'하고 있다.




 이렇게 괴로운 오늘은 이 감정이 모두 타서 없어질 때까지 글을 적어야겠다. 털어놓으니 좀 낫다. 어떨 땐 이곳이 내 말을 들어주는 벽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