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수영 Oct 15. 2021

누구든 속단하지 말자

우리 모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고 지금 내가 딱 그 꼴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왔다. 아주 어린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정말 다양한 나이대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살아왔고, 그 삶 속에서 누군가는 살면서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경험을 해봤으니까.


그리고 '애어른'으로 꽤 오래 살아왔다. 바쁜 부모님 아래서 자란 첫째들이 대개 그렇듯, 나는 자연스럽게 동생의 보호자로 부모님의 동반자로 살아서, 이제 돌아보면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상으로 편입되어버렸다.


여기까지는 팩트, 즉 '사실'이다. 그런데 이 경험들로부터 학습된 나의 생각과 사고는 종종 실수를 범해서 '사실'과 멀어지고는 한다. 그중 한 예가 바로 내 경험들에 빗대어 누군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추측하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니 누군가 (내가 아는) 특정한 상황을 겪을 때 느끼는 감정 정도는 맞게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 하는 추측은 그저 '망상'에 불과하다.



이 망상은 꽤나 위험하다. 한두 번 맞기 시작했을 때 맹신하게 된다는 점이 가장 위험하고, 망상으로 하여금 누군가를 함부로 내 잣대에 빗대어 판단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도 위험하다.


잘 아는 지인에게 이 망상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면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종종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저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그 생각을 통해 불안정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어보려는 것 같아서.


늘 역지사지를 잊지 말자. 나보다 나이가 적어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을 깔보지 말고, 나이가 많은 이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헛된 세월을 살았다 속단하지 말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전화 공포증인가, 그냥 어려운건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