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낮은 목소리로
어제 아침은 여유롭게 시작했는데 말이야 아빠의 며칠 휴가가 끝난 뒤라 몸이 피곤하지도 않았고 늦잠을 자지도 않았으니 너와 동생을 챙겨서 어린이집에 가는게 바쁘지 않았는데 빨래가 조금만 있으면 끝날 것 같고 이걸 널어두고 가면 왠지 한가지 일은 끝낸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절호의 찬스 같아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찰나 일거 같던 그 순간이 결국 지각의 시간으로 가고 있었어
그래서 차를 타려고 기분 좋은 너를 그냥 짜증으로 바라보게 되었던 거야 너가 들고 있던 과자봉지도 짜증나고 신발에 묻어있던 흙도 싫고 밍기적 천천히 움직이는 너의 발걸음도 살포시 싫어졌어
같이 미니특공대 놀이 할까
물어보는 너에게 밋밋하게 그래 그러자 하면서도 별로 말을 잇지 못하니 너는 한개 남은 과자봉지를 아껴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냥 심술맞은 나의 마음이 장난처럼 그 과자를 뺏으며 먹는 척을 했지
진짜 먹는 척이었어!
네가 알거라 생각했는데
너는 울음으로 아니 아주 큰 포효?를 했어
사자의 울음말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앙앙
미안하다 말해야지 하면서도 나는 짜증이 났어
안먹었어 안먹은거 알면서 왜 그리 크게 우냐 하며
화를 냈지 그래,,화를 냈어 그만 울으라며 안 그치면 더 화낼거라고 너에게 화를 내었어
미안하다
다하야
그래도 이야기를 더 해줄게
그만 울으라는 말도 장난이었다는 변명도 울 일이 아니었다는 설명도 계속 나는 큰 목소리로 말했어
정중한 척 잘 설명하는 척
계속 큰 목소리로 말이야
미안해 나의 딸 다하야
사과를 전달 할 때의 태도란 어쩜 소극적이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진실된 태도이어야 할 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너가 어린아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큰 목소리로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이해해라 강요했던 거야 나의 태도가 내가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
신호를 보내는데 달리는 기차를 멈추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달렸어 정말 미안하다 다하야
딸을 낳고 4년을 가까이에 두면서도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나 싶다. 너를 위해서 정말 목숨을 던질 수는 있을 것 같은데 하루하루 매 순간을 너에게 진실되게 소중한 나의 마음을 전달 할 수 있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아.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도 점점 자라고 있는 거라
생각해도 되겠지? 이런 엄마의 마음도 사랑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다 큰 다하가 되겠지?
그래도 다음엔 더 정중히 따뜻하게 진실되게 낮은 목소리로 (너의 귀에 딱맞는 소리로) 너에게 사과를 건낼게 그럼 엄마도 어제 후회했던 그 일을 잊고 새 마음이 될 거 같아. 그럼 나의 사랑이 오늘도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늘 아침은 왠지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