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 된 너에게 마음을 다하여
그때 나는 마음이 뭉쳐있었어. 죄책감같은걸로 말야
마구잡이로 때리고 싶고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이 밀려 입구를 간신히 막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지. 도저히 적응이라고는 없는 육아의 일상이 나를 압도하는 순간들이 있었거든 그 순간에도 나는 간신히 내 입과 마음의 입구를 막 밀어 닫으며 시원한 겨울바람이 내 마음을 가라앉혀 주기를 시간의 물결이 내 마음을 옅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어.
그때 초록색 트럭이 우리 차 앞에 정차했어.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나는 또 똑같은걸 질문하겠구나 생각했어
“엄마 저 사진은 왜 붙어있어요?”
“응 아이를 잃어버려서 엄마 아빠가 함께 찾아달라고 움직이는 트럭에 붙여둔거야”
“왜 잃어버렸어요?
“그러게 왜 그랬을까 엄마아빠가 많이 찾고 있을텐데 엄마아빠가 많이 보고싶을텐데”
“그럼 찾으면 되잖아요”
“못찾아서 사람들보고 함께 찾아달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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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아빠 안 잃어버리고 잃어버려도 찾을 수 있는데’가 나와야하는데 너는 대뜸
“하나님도 슬프시겠다”
이러는거였다. 어젯밤에 기도를 하고 잠들었던가
밥을 먹을 때 기도를 했던가 전혀 종교적인 행위의 순간들은 없었던 시간들이었던 거 같은데 너는 하나님을 기억해 불러냈던거야
그래서 나는 너에게 그럼 우리 기도해주자 하나님 저 아이를 찾게해주세요 가족들이 만나게 해주세요
그런데 너는 싫다고 했어
“기도하기 싫어 그냥 찾으면 되잖아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짝비 목사님 사모님도 다 같이 찾으면 되잖아”
난 너의 눈빛을 보았어 기도를 하게 되면서 너는 슬픈 마음이 드는게 싫었던 거 같아 그냥 얼른 찾아서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 모두들, 목사님도!
함께 찾으러 가자고 너는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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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이 내겐 무섭지는 않는 시원한 겨울바람 같이 다가왔어. 고마워 다하야! 입 밖으로는 꺼내진 못했지만 정말 고마워!
조급해지지 말자고 올해의 나는 다시 다짐을 했었어 어렵고 괴로운 순간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조급해지지 않는 연습을 하자고 욕도 덜하고 화도 덜내고 미움도 덜하고 덜하고 덜하고 덜하고 하면서 나는 빨리 해결해가고 싶었던 거 같아 나의 마음은 저만치 멀리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멈추는 법을 몰랐던 거 같은데 그 때, 너의 그 순간들에 내가 함께 있으면서 나는 알게 되었어
‘지금 너는 잘 자라고 있다는 걸’
빠르게 보다 바르게 잘 자라고 있다는 걸
부족한 엄마를 만나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걸 내가 전부를 떠안고 바둥거리지 않아도 너에게 주어지는 햇살과 비가 너를 잘 자라게 하고 있다는 걸 그렇게 나에게 알려주는 시간의 순간이었어.
‘마음이 아프더라도 힘겨운 해결과제 앞에서도
딛고 일어서서 문을 열러 나가는 거
그게 우리에겐 지금 필요하잖아 한번 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눈물 닦고 한발짝 더’ 이렇게 들려지는거 같았던 그 순간들을 나는 기록해본다
고마워 다하야
빠르게 크기 보다 바르게 잘 자라주길 엄마는 한번더 기도하며 너의 머릿결을 만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