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Data 신기술 역량강화방안
국내 금융기관들은 IMF 이후 본격적인 서구 경영 Practice를 도입하면서,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데이터 신기술은 전통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전사차원에서 고객정보를 활용하는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추진 부터, 최근 집중 조명받는 AI 신기술에 이르기 까지 데이타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금융기관의 핵심적인 디지털 경쟁력이다. 주제가 광범위한 만큼 이번 블로그에서는 기계학습을 포함한 AI 신기술은 다음 주제로 하고,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마케팅 활용으로 범위를 좁혀 논의하고자 한다. 아래 금융기관이 Data 신기술 역량을 강화를 추진할 때 고려할 사항을 공유해 본다.
첫째, 고객 데이터 자체보다 데이터 분석이, 데이터 분석 보다 디지털 마케팅이 중요하다. 자원 보유국 보다 자원을 가공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가 더 부국인 논리와 동일하다. 세그먼트 마케팅을 넘어, 마이크로 세그먼트 마케팅 수준까지 도달한 금융기관들도 많다. 나아가 초개인화를 지향하면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기관 내에 개인고객, 중소기업고객, 기업고객 등 고객군별로 지속적으로 마케팅 모듈, 마케팅 모델을 만들고 전사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실시간 마케팅, 이벤트 마케팅 등 고객을 획득하고 유지하고, 서비스하는 라이프 사이클 별로 얼마나 효과적인 마케팅 모듈, 모델이 있는지가 경쟁력이다. 고객입장에서 Customer Journey Map을 구성하고, 의미있는 마케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전통적인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고비용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있다. 영업점을 찾지 않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접근하는데는 디지털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전통적인 영업채널 대비 시간제한없이 24시간 광범위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마케팅이 중요한 카드사는 본부 중심의 마케팅 조직이었다. 이제 오프라인 점포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전통적인 은행들도 본부 중심의 마케팅 조직, 디지털 마케팅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둘째, 내부 데이터를 넘어, 타 금융기관 데이터, 비금융 데이터 등 외부 데이터로 범위를 수집범위를 확장해 가야 한다. 금융기관은 최신의 정확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통해 다른 금융기관, 빅 테크로부터 의미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온라인 상의 쿠키 데이터, 소셜 데이터 등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여 타기팅하는 DMP(데이터 관리 플랫폼) 같은 검증된 솔루션과 기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은 정확도와 최신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계좌개설부터 실명확인, 고객확인제도에 따라 금융기관은 고품질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고, 보다 유리한 조건(한도, 금리)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도, 개인과 기업은 신빙성있는 최신 데이터를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디지털 시대에 금융기관도 금융의 확장을 위해, 부동산, 자동차, Health, 배달 등 비금융 데이터, 외부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데이터, 자동차 데이터, Health 데이터는 모두 고객의 금융 Needs가 언제 어떻게 발생하는 지 파악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빅테크는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고객 행동에 대한 광범위한 온라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SNS상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서 고객의 취향과 성향, 감정까지 알 수 있는 기법까지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은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시장에는 데이터의 직접적인 용도는 현재로는 상상의 영역이고, 향후 발전시켜야 할 AI의 연료이기도 하니, 무조건 많으면 많을 수 록 좋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영역별로 데이터 활용과 목적을 분명히하면서 , 신사업 추진 또는 프로젝트별로 단계적으로 데이터 수집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확보를 위한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기도 하지만, 고객에게도 많은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고객 데이터를 영업과 마케팅 목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동의가 필요하다. 카드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은 자체적으로 축적한 고객정보를 내부 관리목적으로는 활용할 수 있으나, 영업목적으로는 활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즉 리스크 관리, 경영통계 등 내부 경영목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으나, 고객 마케팅, 접촉 등 마케팅 목적으로는 활용할 수 없다.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집하는 정보 항목과 목적, 보유 기간 등을 명확히 하고, 주기적으로 고객정보 수집,활용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고객정보 동의를 받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계좌개설 또는 상품 가입시 영업점 창구에서 받는 방법과 마이 데이터, 오픈뱅킹, 신규 플랫폼 출시 등 신사업을 전개하면서 동의를 받는 방법이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이 격화되면서 빅테크들은 높은 고객획득비용을 지불하면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기관들도 경품제공 이벤트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기도 했으나, 일시적으로 가입자수, 월간사용자수(MAU)를 높이는 미미한 효과만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이 가치를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이 전제되어야 한다. 고객정보 동의도 주기적으로 다시 받아야 하는 만큼, 적시에 가치있는 정보와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특히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규제완화에 따른 신사업 기회를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금융 소비자 권익향상과 함께, 경쟁과 혁신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금융당국은 제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를 내면서 마이데이터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 또한 마이데이터 참여 기업에 가치있는 데이터를 공유해 주어야 하지만, 타 금융기관, 빅테크로부터 의미있는 데이터를 수집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미 오픈뱅킹을 통해, 주거래 은행 만이 아닌 다른 은행, 증권,카드(보험을 제외)등 타 금융기관의 계좌잔액,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잔액을 모으거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마이데이터를 통해서, 보험업 뿐만 아니라 Big Tech기업의 선불 계좌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마이데이터의 킬러 서비스가 부족하여,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투자대비 효과가 미흡하고, 사용자도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마이데이터의 범위가, 금융을 넘어 공공기관 / 의료기관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사용자가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는 많은 Killer 서비스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데이터 수집,제공 동의 프로세스도 고객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현 규제하에서 데이타 수집, 활용, 동의를 위한 프로세스와 절차는 고객입장에서 많은 시간이 걸리고, 대부분 잘 모르면서 많은 항목을 무조건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기관이 전체적으로 책임진다는 명제 하에, 보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프로세스를 변경해 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중심 프로세스와 관련 규제 준수의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
마이 데이터 제도 도입 초기에 전통 금융기관들은 규제 준수에 집중하다보니, 불편을 느낀 고객들이 가입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토스는 고객 친화적인 용어를 쓰면서 고객 중심 프로세스로 가입 동의를 받아, 규제 기관으로 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한 차원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여 많은 사용자 동의를 얻어냈다. 실제 고객입장에서 보면 마이데이타와 오픈뱅킹을 구별하기 어렵다. 토스의 경우, 명시적으로 오픈뱅킹, 마이 데이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최종 서비스인 자산관리 입장에서 마이 데이터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고, 계좌간 송금을 할 때 자연스럽게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명시적으로 오픈뱅킹, 다른금융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마이데이터라는 큰 틀에서 송금 기능 서브메뉴에서 암묵적으로 오픈뱅킹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고객 입장에서 얼마나 깊이 UI/UX를 고민하는지 알 수 있다.
넷째, 데이터 신기술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 현업부서가 주체가 되어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결정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문제이다. 최종적으로는 고객군별 마케팅 조직이 실질적으로 마케팅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책임지는 DevOps 조직, Agile 조직 형태로 전환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가야 한다.
전문가가 부족할 경우, Shared 서비스 조직을 출범시키고 전사로 확산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전통적인 데이터 엔지니어링 조직은 통상 전사 공통(IT)으로 Shared 서비스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특히 데이터 분석 전문인력이 부족한 초기에는 분석지원 조직, 디지털 마케팅 조직도 Shared 서비스 조직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자적으로 데이터 영역별 현업 오너쉽을 확실히 하고,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의 발전으로, 이제 금융기관 내의 데이터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 공공, 의료 등 외부 마이 데이터까지 활용 데이터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를 비즈니스에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는 보다 더 중요한 디지털 경쟁력이 되었다. 실제로 마이 데이터를 단순한 신사업으로 보지 않고 광의로 해석하여, 금융기관 내의 모든 현업 부서가 새로 수집되는 마이 데이터를 경영의사결정에 어떻게 의사결정할 지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다섯째, 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데이터 웨어하우스, 데이터 레이크, 클라우드 솔루션 등 데이터 관련 솔루션과 툴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데이터 분석 체제를 구축 하는 데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 실제 데이타 분석 자체보다 데이타를 수집하고 클렌징하고, 축적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데이터 보관 비용은 점점 더 저렴해지고, 다양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분석 툴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지만, 데이터 자체를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은 현실에서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단기적인 관점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데이타를 수집,분석하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갈 수 있도록 조직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여섯째, 인적 역량 강화에 대한 접근법이다. 현실 세계에 수퍼맨은 없다.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Citizen 데이터 분석가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며, 역할별 어떤 기술역량이 필요한지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전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는 하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다 . 데이터 엔지니어는 구글 클라우드의 Big Data Query와 같은 클라우드 분석 기술을 포함한 새로운 기술적 지평을 탐색하고,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축적, 분석하는 인프라를 담당한다. 반면 데이터 분석가는 현장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 관점, 의사결정 관점에서 분석툴을 활용하여 실제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분석가는 채용 시 코딩 테스트로도 평가하기 쉽지 않아, 경력과 경험을 중시하게 된다. 종종 실제 도메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현업 담당자가 SQL, R, 데이터 분석 기법을 익힐 때 더 파워풀한 분석을 할 수 있다. 결국 Citizen Data Analyst와 같은 현업 분석가가 보다 더 많이 육성되고, 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전사 데이터 활용역량이 강화된다. 나아가 AI모델의 정확성을 개선해 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량을 강화해 가야 한다. 이벤트성일 수 있지만, 기업 내 데이타 분석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데이터 분석 경연대회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