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09
루비가 점점 애기가 되어간다. 시도때도 없이 울고 가끔 대소변을 엉뚱한데 하기도 한다. 아, 루비는 나와 열세살부터 같이한 고양이다.
눈곱이 자주 낀다.
그래서 오늘 루비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눈앞머리의 주름이 깊게 패였다.
볼 양쪽으로 주변의 털보다 살짝 길고 희끗한 털이 있다.
세수를 자주 안하는지 얼굴에 먼지가 꽤 있다.
(누나의 말로는) 귀에서 악취가 난다고 한다.
얇은 귀에는 예전에는 보지 못한 기미처럼 검은 흔적이 있다.
올해 열 여섯으로 고양이의 평균 나이라고 하는 것을 지났다.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진다.
그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람은 동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추측할 뿐
전문가들의 분석과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역법적으로 추측할 뿐
그런 생각을 한다
죽음에 무감각해진 인간이 되었다고
09.11.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