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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미로요리하는남자 Jul 16. 2021

집에서 만드는 스테이크는 왜 전문점과 다를까?

취미로 요리하는 남자의 홈메이드 스테이크 정복하기.


어쩌면 그들과 우리는 환경이 다를지도 모른다.

화력이 다르고, 고기가 다르고, 팬이 다르고... 우리는 수비드머신도 오븐도 없다.


물론 이러한 차이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도 더 나은 스테이크를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우리에게 한계가 있는만큼, 전문점에도 한계가 있다. 전문점 보다 더 맛있게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일단 우리의 한계를 보자.

일반 가정집이라면 웬만큼 요리에 관심을 갖지 않는이상 그 흔한 스텐레스 팬도 없고, 어쩌면 에어프라이어 조차도 없을 수 있다. 스테이크를 굽기위해 가진거라곤, 벗겨진 테팔 코팅팬 하나와 화력 약해빠진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 정도일까? 이것이 최악의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을것인가.


먼저 고기를 좋고 두꺼운 녀석으로 구매해야한다. 전문점이 가진 한계는 좋은고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그 곳은 장사를 하는 곳이고, 식품 원가의 3배는 받아야 인건비와 임대료가 충당된다. 반면에 전문점이라고 해서 고기를 도매가로 엄청나게 싸게 들여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우의 경우는 특히나 더 그러하다. 


따라서 우리가 한우스테이크를 제대로 조리만 할 수 있다면, 전문점에서 사 먹는 것 보다 훨씬 더 푸짐하고 만족감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그것을 먹어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가치는 증폭될 것이다.


얘는 한우 1++ 이지만, 안심은 사실 다 맛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구매할 것. 호주산 미국산도 좋다.


안심 샤토브리앙 두께 5센티.

우리가 구매해야 할 고기의 스펙이다. 6센티도 좋다.


탐침형온도계.

우리가 구매해야할 장비이다. 가격은 만원 미만에서도 구매가능하니, 한개 구매해서 오래 사용하시길 권한다.

감각으로 굽다가 고깃값을 날릴바에, 과학적 접근으로 성공률을 높이는게 낫지 않겠는가.


오늘의 준비물: 낡은 코팅팬, 카놀라유, 탐침형 온도계, 샤토브리앙 5센티, 소금, 후추.

(가니쉬는 컬리나 이마트에서 파는 가니쉬 세트를 추천한다. 따로사면 오히려 더 비싸니까.)


사람들의 홈메이드 스테이크가 실패로 돌아가는 많은이유중에 하나는 고기의 두께설정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화력도 좋지 않은 가정집에서, 2~3센티의 스테이크의 중심 굽기를 미디움으로 맞추면서 겉부분을 바삭하게 구워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겉이 바삭하면 속은 웰던일 것이고, 중심이 미디움 레어이면, 겉부분은 삶은 것 같은 색깔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두꺼운 고기를 구하지 못해 정육점 진열대에 있는 고기에 손을 댄다. 특히 마트에 스테이크용 이라며 포장 된 2~3센티의 고기들은 마치 함정같아 보인다. (정육점 사장님께 특정부위를 두껍게 잘라달라고 이야기하면 뒷 냉장고에서 원물을 가져와 잘라주신다. 하지만 등심은 사이즈가 커 5센티두께로 자르려면 양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1~2인분으로 가능한 부위는 채끝과 안심이다. 소의 사이즈마다 다르지만, 5센티 두께면 안심은 1인분 채끝은 2인분 가량이 나온다.)


5~6센티 정도 두께의 고기를 팬위에서 중심부를 미디움까지 도달시키려면 통상 10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화력이 강한 전문점에서는, 겉부분을 시어링하고 오븐에 재가열 하며 중심온도를 올리는 등의 방법을 선택한다. 


우리는 중강불 (하이라이트는 강불)에 놓고 기름을 바닥이 잠기도록 넉넉하게 부은 뒤 소금을 뿌린 스테이크를 팬위에 올려 종종 뒤집어 주면 그만이다. 중심부 온도가 도달하기전에 겉부분은 충분히 익을 것이다. 웬만큼 화력이 낮은 하이라이트도 5센티 고기의 중심부에 온도가 도달하기 전까지는 겉부분을 바삭하게 만들 것이다. 겉부분이 완료되었다면 타지 않도록 불을 낮추고 중간중간 탐침 온도계를 꽂아 중심온도가 60도 가량 되었을 때 종료하면 된다. (미디엄 레어를 좋아한다면 56도)


-기름을 넉넉히 넣는 이유는 스테이크의 표면질감에 영향을 주며, 팬 전체의 온도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함이다.

-소금은 1시간전에 미리 뿌려 수분을 통제하고 간을 내부로 침투시키거나, 굽기 직전에 뿌려 겉껍질을 짭짤하고 바삭하게 만들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화력에 자신이 없다면, 팬위에 고기를 많이 올리지 않는다. 안심의 경우라면 1~2개가 한계이다. 얇은 고기를 서너장씩 팬위에 구우면서 스테이크를 만드려고 하면 그것은 분명히 삶은 고기처럼 된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탐침온도계의 위치이다. 일반적으로 '중심온도'라고 표현하니 정중앙에 꼽게 될 수 있지만, 5센티의 고기라면 표면으로부터 3분의 1지점에 꽂아 온도를 체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완전히 중심 온도를 체크하려 했을 때는, 최초 고기의 상태와 온도, 지금까지 가열된 시간등이 변수로 작용해 언더쿡 되거나 오버쿡 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디테일 하게 설명하자면 좀 머리가 복잡해 질 테니, 차차 진행하기로 하고 3분의 1지점을 기억하자.


끝? 끝이다. 결말은 참 쉽다. 사실 생각해보면, 스테이크가 딱히 어려울 것도 없는 요리이다.

하지만, 기름을 적게 붓거나, 얇은 고기를 선택하거나, 온도계를 사용하지 않거나 하는 아주 단순한이유로 스테이크를 실패한다. 실제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본 학생들의 실패사례가 대부분 위와 같았다.


플레이팅이나 가니쉬는 껍데기다. 일단 본질적으로 고기의 맛을 낼 수 있어야 다른 것이 의미있어진다.

레스팅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사람은 따뜻한 고기를 좋아한다. 굳이 고기를 식힐필요 없이, 포크와 나이프로 조금씩 잘라서 먹으면 안쪽은 점차 레스팅 될테니 크게 관계없다.


최악의 경우를 산정해 스테이크를 구워봤다.

하지만 모두가 최악의 경우는 아닐터. 다음 시간에는,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서 완벽한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에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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