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을 과신하지 않기
2023년 9월 28일 월요일
오늘은 글쓰기 모임 2회 차를 나갔다. 만나서 글을 쓰는 시간은 4시간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이후에 개인 작업을 이어서 하다 보니 하루가 지나버렸다.
요즘 너무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서브컬처 장르의 아카데미에 도전하려고 채팅 소설을 써 보고 있다. 이전에 비주얼노벨 회사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하기도 했고, 그전에도 창작 단편(소설은 아니다)을 쓰기도 해서 어렵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아이디어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일을 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뭔가를 기획했어야 했는데 아주 놀다 보니 능력이 퇴화해 버린 것이 아닌가 다소 걱정이 된다.
어쨌거나, 카페에 앉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하며 두 시간을 보내고 결국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중에서 가장 확장성이 있어 보이는 아이템을 실제 채팅소설로 쓰며 시간을 보냈다. 플랫폼에 들어가 기능을 보니 기능 자체는 내가 인디게임 팀에 다녔을 때 했던 화면 연출의 간단한 버전이라 생각됐다.
일을 할 때에는 하루 8시간 동안 앉아서 하루, 일주일, 한 달 내내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툭 치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개인작업으로 글을 쓰려니 내 계획보다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화에 약 3500자 ~ 4500자를 생각하고 있는데 지문을 축소하고 모두 대화로 쓰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잘 쓰고 있는 건지 의심이 되기도 했다.
카페에 앉아서 밥도 먹지 않고 커피만 여러 잔 시켜 가며 꾸역꾸역 글을 썼지만 안타깝게도 목표한 분량의 절반 정도밖에 쓰지 못했다. 글을 마무리하고, 맞춤법 검사를 돌리고, 채팅소설 플랫폼에 삽입해서 연출까지 한번 보려면 적어도 이틀은 더 걸릴 것 같다. 이걸 오늘 하루 만에 해치우려고 했다니 정말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었나 보다.
그래도 역시 기한이 정해진 뭔가를 잡고 시작하니 하루가 빨리 간다. 게다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나 자신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내일은 오늘 쓰던 것을 마무리하고 연출까지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