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1일 목요일
일기를 3일 만에 쓰는 오늘이다. 그동안 한 일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하자면 채팅소설 1화를 마저 쓰고 연출을 하다가 하루가 끝났다. 분량이 조금 적은 것 같길래 어제 선택지를 추가하고 1화를 발행했다. 어플로 내가 쓴 화를 봐 보니 쓰는 건 이틀 걸렸는데 보는 건 5분도 걸리지 않아 잔잔한 슬픔이 몰려왔다. 발자크처럼 엄청난 생산성을 가지고 글을 마구마구 뽑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는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비행기에 탄 것처럼 귀가 먹먹하고, 귀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멍한 게 인터넷에서만 보던 코로나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brain fog)'현상을 발생한 것만 같았다. 최근에 수영도 간 적이 없고, 감기 증상이 있던 것도 아닌데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이럴 수가 있는 건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돌발성 난청' 전조 증상이니 뭐니 하는 무서운 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증상을 이야기하고 검사까지 받았지만 다행히 청력 손실은 없었다. 괜한 호들갑이었나 머쓱한 마음이 들었지만 검사를 받지 않았으면 불안한 마음이 계속되었을 테니 차라지 잘됐다 싶다. 의사 선생님은 코 속의 염증 때문에 귀까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며 약을 처방해 주셨다.
일기는 매일 써야 일기인 건데, 하루 이틀 미루다가 3일 치를 쓰려니 이거 참 쉽지 않다. 하루가 느긋하면 한 일이 없어서 일기 쓰기가 어렵고, 요 근래처럼 마감 기한이 있는 어떤 일을 하느라 바쁘면 잘 때쯤에 기가 완전히 빨려서 다른 글을 쓰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곗거리에도 꾸준히 일기를 쓸 수만 있다면, 글도 잘 읽지 않고 글을 잘 쓰지도 않아 어휘력 레벨이 떨어진 현재의 내 상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일-날짜가 지났으니 사실은 오늘이다-은 9월의 첫 날이다. 새로운 달의 시작이니 기운을 내서 일기를 다시 열심히 써 봐야겠다. 1년 뒤 쯤에 <매일 일기> 매거진을 읽어보면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열심히 일기를 써야겠다고 매번 다짐하면서도 띄엄띄엄 빼 먹은 것에 웃음이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