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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Mar 12. 2024

사랑 2

사랑해본적 있나요?






...그런 연애를 10년 가까이 하다보니 나는 무리한 요구도 싫다고 못하는 사람,

싫어도 거절을 못하는 사람,

요구도 부탁도 할 줄 모르는 사람,

미안해, 죄송합니다를 달고 사는 사람이 되었다.  


끼니 때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러다 주로 뭘 먹고 싶어 했는지,

내가 뭘 좋아했는지가 희미해졌다.

내가 사라져갔다.


그러나 나를 참을 뿐,

나를 없앨 수는 없는 일이었다.

4~5년쯤 지나니 머리가 컸다.

참다 못해 내 생각을 말하고 존중해달라 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맞추는 것이 당연해진 상대는 중간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싸우다 헤어지거나,

내가 다시 설득을 당했다.

다시 참으니 터져 나왔다.

자기 파괴적이거나 관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게 되었다.


희생적인 사랑은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지경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없는 연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를 되찾기 위해서,

결심했다.


앞으로 모든 관계에 있어서


1. 내가 사라지는 관계, 참는다는 생각이 드는 관계, 자존감이 낮아지는 관계는 정리하자.

만나면 따듯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관계만 가져가자.  


2. 나를 고치려 들지 말자.

단점도 나를 구성하는 일부다.

빠지면 구멍 난다.


3.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런 성격이야부터 말하자.

(그러니까 존중해줘) 라는 괄호를 담아서.


4. 미안해하지 말고 요구하고 부탁하자.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고 말하자.


5. 기분이 상하면 내가 왜 기분이 상했는지 설명하자.

나는 이런 사람이라서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하자.

나는 이런 성격이라서 자꾸 그렇게 된다고 설명하자.

둘다 존중되는 해답을 같이 얻자.

해답이 안 나오고 서로가 서운해지면 맞지 않는 거다.

지금은 맞지않는 사람과 나를 지키면서 맞춰갈 만큼 내가 단단하지 않다.

관계를 멀리하자.


6. 지금 또 사랑하면 앞뒤 안 가리고 불나방처럼 달려 들어서 내가 사라져버릴 거다. 내가 바로 설 때까지는 연애를 쉬자.


다짐하며 작년을 시작했다.


...


또 보러 와요 :)




*앞선글 링크

https://brunch.co.kr/@anna-vivir/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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