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화 편 -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

실제로 실행하지 않으면, 전략은 그저 외침이다.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은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 Brand Plan은 문서가 아니라, 모든 팀이 움직이는 이정표이다. ]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마케터로 일한다면 매년 해야 하는 업무가 있다. 바로 Brand Plan 작성이다. (아마 국내 제약회사나, 다른 소비재 회사들도 비슷한 업무 프로세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전년도 하반기부터 시장 상황을 리뷰하고, 분석하여 글로벌에서 내려준 본사 전략을 우리나라 시장에 맞게 전략을 설정한 후 글로벌과의 논의, 리더십 승인까지 마치면 하나의 전략 문서가 완성된다.

보통 다음 해에 대한 플래닝 과정을 전년도 여름쯤에 진행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Brand Plan이 끝나면, 많은 조직에서 이 문서에 대해 점차 잊힌다.

왜냐면, Brand Plan을 전략 실행의 출발점이 아니라 마케터와 달리 유관부서들은 그저 연간 보고용 문서와 작업 업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전략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1. Brand Plan의 본질적 역할은 무엇인가?

Brand Plan의 목적은 단순하다. “유관부서가 함께 정한 전략을, 조직 전체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고, 같은 우선순위로 실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Brand Plan은 마케팅 팀의 브랜드 매니저가 개인의 성공과 방향성을 정리한 게 아니라, 조직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정렬하는 도구이다.

이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 쓴 Brand Plan이라도 그저 계획일 뿐 실행은 망한다.


2. Brand Plan에는 무엇이 들어갈까? 실무의 시각으로 보는 Brand Plan

나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Brand Plan은 회사마다 포맷은 달라도 대체로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요소들을 먼저 설명해 보겠다.


① Brand Performance Review (성과 진단)

매출, 점유율, 성장률

처방 패턴 변화

캠페인 성과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윤을 추구한다. 브랜드 플랜은 결국 브랜드의 성장과 유지이다. (전략에 따라 성장할지, 유지할지가 결정되지만 ) 그러므로 현재 브랜드의 매출, 시장점유율 변화, 성장률, 그간 활동의 지표 결과 등을 먼저 리뷰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왜 잘 됐는지”, “왜 안 됐는지”에 대한 솔직한 진단 없이 다음 해 전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솔직한 숫자를 까놓고 함께 봐야 한다.


② Situation Analysis (시장 및 환경 분석)

질환 치료 환경의 변화

치료 패러다임 변화

경쟁 구도

규제, 급여 환경

모든 좋은 전략의 시작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이런 상태다”가 아니라 “그래서 우리에게 닥칠 중요한 변화는 무엇인가”가 드러나야 한다.

이 파트가 약하면, 이후 모든 전략은 근거를 잃는다. 이 분석을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컨설팅에서 주로 쓰는 SWOT 분석, 시장조사 (마켓 리서치), 주요 고객 인터뷰, 경쟁사동향 리포트 등)


③ Target & Segmentation (타깃 정의)

어떤 HCP를 주요 타깃으로 할 것인가

어떤 환자군에 집중할 것인가


모든 타깃을 잡겠다는 계획은 말도 안 된다, 내가 가진 예산이 100원인데 모든 타깃 고객에게 이 100원으로 프로모션을 해봤자 효과가 없다. 그러므로 시장분석 이후 우리의 자원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흔히 STP 프레임 (Segmenation Targeting Postioning 3단계)로 불리는 마케팅 프래임 워크의 앞단계이다.


④ Brand Strategy & Positioning (전략과 포지셔닝)

브랜드가 해결하려는 문제

경쟁 대비 차별 포인트

핵심 메시지


이 파트에서는 그간의 시장과 고객 분석을 통해, 글로벌 전략에서 어떤 부분을 차용하고, 어떤 부분은 우리나라 시장과 다른지 결정하는 단계이다. 그러므로 우리 시장에서는 이 메시지만이 실제로 먹힐 것 같다는 결정이 필요하다.


⑤ Strategic Objectives & KPIs

연간 목표

성공을 판단할 지표


전략이 정해지면, 결국 한 해가 지나면 이룰 목표를 정해야 한다. 목표가 없다면 그건 전략도 마케팅도 아니다.
잘못 설정된 KPI는 방향성의 이해도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있어,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⑥ Tactic & Operational Solution

오프라인/온라인캠페인

채널 전략

예산 배분

일정


실제로, PPT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이 부분이 Brand Plan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우습지만 이 부분은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아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 있다. 그 이유는 제약과 의료기기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과 홍보 마케팅 캠페인은 환자를 대상으로 할 수 없어,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활동의 종류, 유형, 채널, 들어가는 예산, 그리고 연 일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⑦ measurement Plan & Contingency Plan(대비 플랜)

위 KPI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연에 몇 번 어떤 데이터를 통해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Plan을 짜고, 브랜드가 그 해에 겪을 수 있는 risk에 대한 대비 플랜도 보통 함께 작성한다. 예를 들면 제약업계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중요한 임상 데이터가 그 해에 나올 예정인데,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기 때문에, 실패하였을 경우 어떤 식으로 브랜드 전략을 바꿀지에 대한 플랜도 작성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어떤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이를 확인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이다.



3. Brand Plan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일

Brand Plan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조직에서는 비슷한 신호들이 나타난다.

유관부서에서 “그건 계획에 없었지만…” "그건 우선순위가 아니라..."라는 말이 반복된다

영업과 마케팅의 우선순위가 계속 어긋난다

캠페인이 많아지는데, 임팩트는 줄어든다

연말에 가서 “왜 이렇게 됐지?”라는 질문이 나온다


이때 문제는 실행력이 아니라, Brand Plan을 모든 유관부서가 실행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4. 그래서 왜 실행이 중요한가

사실 회사에서 자꾸 능동적 적극적인 직원을 뽑고 싶어 하는 게 바로 이 이유다. 회사에 말은 많이 하고 일은 벌이는 데 실질적인 업무를 활동을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뭐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귀찮을 수도 아니면 내가 괜히 일 벌이면 내일이 될 까봐 등등이다.


하지만. 전략은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실행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마케팅에서 실행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우리 예측보다 경쟁사는 실행을 통해 우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 반복이 없는 Brand Plan은 연간 보고서에 불과하다.


5. 글로벌 제약회사 가상 사례

[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았다. ]

한 글로벌 항암제 브랜드는 초기 Brand Plan에서 “특정 환자군 집중 전략”을 명확히 설정했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서 영업 압박과 단기 매출 요구로 인해 타깃이 점점 확장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메시지는 희석되었고

의료진은 브랜드의 강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으며

경쟁사 대비 차별성은 흐려졌다


이후 해당 팀은 Brand Plan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Brand Plan을 실행의 기준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했다. 타깃을 재정의하여 활동하였고, 다시 원래 타깃 고객에 대해서만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KPI는 다시 세팅했다.


그다음 해, 결국 매출 성장률은 크지 않았지만 브랜드 인식과 처방 지속성은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이 가상 사례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라 브랜드 플랜을 잘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Brand plan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실무적으로 할 말은 더 많지만 사실 이 작업은 매년 마케터들이 시간을 많이 쏟고 스트레스받고 하기 싫은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작성한 Brand plan은 내 이름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음 장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작성하는 Brand plan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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