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ep.2
가족이 같은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다.
이것은 가족의 행복과 건강과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축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빠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3년 전, 그때는 지금처럼 테니스 인기가 많지 않을 때인데, 문득 동경하던 테니스를 당장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레슨을 시작했다.
혼자 레슨을 받다 보니 이 테니스라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재밌었던 것이었다.
아들과 같이 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2학년 짜리 아들 손을 잡고 같이 테니스장에 다녔다.
재작년 허리가 아파 레슨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이제 아내를 꼬시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테니스인기가 너무 높아져 이 레슨타임을 놓치면 언제 다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타임을 사수해야 했다.
결국 아내가 나를 대신해 아들 손을 잡고 레슨을 다니게 만들었다.
3년 후,
이제는 테니스선수를 꿈꾸는 아들이 되었고
그 아들과 랠리를 할 수 있는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설연휴에도 테니스장을 찾는 진정한
공동취미를 가진 건강한 가족이 되었다.
심지어 아내의 생일날이기도 한 오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점심 먹고 차 안에서 부랴부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테니스 치러 가는 우리.
아직 마지막 미션이 남았다.
막내딸을 끌어들이는 것. 이것은 아들한테 맡겨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바라는 장면이 하나 있다.
영화 어바웃타임의 한 장면.
주인공 가족이 바람이 몰아치는 잔디코트에서
신나게 테니스를 치는 장면.
나도 가능할 것 같다.
[아들아,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 연인을 만나면
인생이 더욱 풍성하고 즐거워진단다.]